위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스펙이 좋지도, 경험이 많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학부/석사때의 전공과 다른 분야로 박사에 도전했기에 제 가능성에 대해 의심도 많이 받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아무 준비없이 admission에 도전하는 무모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런사람도 유학길에 오르는 구나" 정도로 봐주시고, 더 나아가 어딘가에서 유학을 망설이고 계실 분들께 조금이나마 용기를 드릴 수 있는 글이 되었음 합니다.
석사시절 저는 꿈도 없고 목표의식도 없이 방황하고 있었으나 인품이 좋으신 지도교수님(econ Ph.D.)의 영향을 받아 학부 및 석사때의 전공과 다른 경제학 박사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박사유학에 대한 결심을 석사 졸업을 앞둔 시기에 정하여 급하게 맨땅의 헤딩하듯 지원하였었고, 한개의 노펀딩 오퍼를 제외하곤 올리젝을 받았습니다. sop는 첨삭은 커녕 혼자 학과 홈페이지와 구글에 돌아다니는 sop형식을 참고하여 작성하였고, gre는 문제형식이 어떤지도 모른채로 연습삼아 본 최악의 점수결과로 지원하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작년 4월경 최종적으로 올리젝이 확정 된 후, 마음이 심난하다는 변명과 함께 유학준비(애초에 하지도 않았던..)를 손에서 놓고 연구원을 전전하며 아무생각없이 일만 하였습니다. 대학원생때보다 눈에 띄게 오른 월급과 맘편히 하는 퇴근, 그리고 주말라이프를 즐기며 살아가다 어느덧 정신차려보니 가을이 왔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또다시 지난날의 안일함과 게으름에 후회를 하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미 시험 응시를 끝냈을 10월부터 급하게 GRE공부를 시작했고, 회사에서 틈틈히, 그리고 주말과 저녁에 GRE와 SOP,CV에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성적은 노력한 만큼. 딱 미국인기준 중간정도 수준으로 나왔네요.
SOP는 첫 도전과 다르게 내용을 훨씬 더 공들여 작성하였습니다. 무조건 제 장점이나 경험들을 장황하게 어필하기보다는 CV에 나와있지 않은 저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작성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경제학 박사과정에 왜 지원하였는지, 어떤식으로 fit-in 할 수 있을지와 그동안의 해온 노력과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것인가에 대하여도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다행히 석사시절부터 지금까지 참여한 연구과제나 논문들이 계량분석을 하고 있으며, 졸업 후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도 경제연구기관이라 첫 도전보다는 좀 더 전공분야에 맞는 후보가 된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사전컨택이 거의 없는 전공특성상 제 SOP를 학교측에서 확인 후 연구핏이 맞는경우에 합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별로 관심있는 교수님들 2-3분정도의 연구분야와 논문들을 살핀 후 SOP에 관심분야로 언급하였습니다. 첨삭은 비용이 부담스러워 문법체크 해주는 유료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문법만 고치고 제출하였습니다.
첫 도전보다는 많이 보완된 지원조건을 갖추게 되었으나, OSU제외 모두 펀딩없이 합격하였고 4월 15일이 지나서야 두곳에서 펀딩오퍼가 왔습니다.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되진 못했으나, 운이 따라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운도 결국엔 도전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늦었다거나 남들보다 조건이 떨어지는 것 같다거나,, 특히 아직 준비가 덜되었다고 느껴 유학의 꿈을 무기한 연장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완벽한 준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준비가 안되어있으면 나중에도 안되어있을 확률이 큽니다.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자신을 의심하지 마시고, 바로 도전하셨으면 합니다.
아직 박사과정을 시작도 안한 햇병아리수준이라 배울것도 많고 헤쳐나가야 할 관문들이 참 많을 것 같아 솔직히 두렵습니다. 저 자신도 솔직히 제 능력치가 의심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치듯 무턱대고 도전했던 지난날처럼, 결국에는 좋은 학자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하고자 하시는 것 다 이루어지시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