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유학원 상담을 갔을 때, 제가 지원하려고 했던 곳(RCA, Slade, Goldsmith, UAL 등)은 인기 있는 대학이고 요구하는 성적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겁을 많이 먹었었습니다.(처음에 등록하려고 했던 유학원에서는 성적 때문에 안될 것 같다고 거절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서류를 잘 준비하면 괜찮은 것 같아요. 학점도 좋은 학생을 판가름하는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다른 서류들을 잘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각 서류를 준비했던 방법이에요.
1. SOP 저는 졸업 이후 연구 방법론을 활동했던 단체에서 정책과제를 수행하면서 배웠기 때문에 좀 정석적으로 접근할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학문적으로 석사의 의미는 학부에서 기초적인 이론에 대한 습들을 끝내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연구를 수행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개인 창작을 하는 MA 전공을 택하긴 했어도 통상적인 석사 과정의 연구제안서에 조금 맞추어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 한편, 유학원 서비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샘플들을 받아서 일정 부분은 참조하여 작성했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중심 내용은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나는 왜 이런 주제에 대한 관심을 가져 왔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왔는지, 또 내가 연구하고자 하는 작업의 유형의 동향에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부분에 고민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대학원에서 발전 시키고자 하는 점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이런 자기소개서 류의 글이 그렇듯이 구체적인 활동이나 성과를 중심으로 예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가 해왔던 경험 사례를 들며 글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데 제안을 두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저는 액티비즘과 결합하는 예술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로 대학 시절 진학하며 겪었던 차별과 불평등의 경험을 작성했고, 이 고민을 바탕으로 했었던 학부 시절의 작업들(제목과 표현 방법 등)과 대학 졸업 이후의 예술 프로젝트(주제와 형식)들을 설명했어요. 또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를 작가로서 활동이 계속되면서 혼자 계속 작업을 해내가는 것에 대한 한계와 이에 대한 돌파점으로서 대학원과 유학을 생각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발전 시키고 싶은 지점으로 제 작업이 이론이나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들(텍스트 중심, 물리적 완성도의 저하, 너무 벙벙하게 느껴지는 소재 설정 등...)을 대학원 과정에서 Faculty와 peer 등과 토론하며 해결해 나가고 싶다고 작성했습니다.
추가적으로 내가 이 학교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각 학교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교육 목표와 커리큘럼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내 작업을 이렇게 발전 시키고 싶다라는 내용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모든 지원서의 모든 문단에 녹여낸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는 같은 SOP에서 한 문단만 그렇게 연결하는 문단을 만들어 지원하는 학교마다 바꾸어가면서 작성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런 플로우로 문단 별로 글을 썻네요 - 간단한 자기 소개 - 내가 대학에서 해온 학업과 작업에 대한 설명 - 졸업 이후 수행한 문화예술 실천에 대한 설명(위 문단과 비슷하지만 저는 학부 졸업 이후 텀이 좀 있어서 일부러 넣었습니다) - 내가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와 왜 지원하는 대학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 해당 대학원 진학을 위한 나의 역량과 성과에 대한 설명 - 마무리 문장(나의 최종 목표와 뽑아 달라는 어필...)
유학원에서 제공하는 샘플이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거에요.
2. Resume 이력서는 그냥 여태까지 해왔던 내용을 잘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이후 문화예술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었는데, 저는 주로 프리랜서의 직무 형태로 활동해왔다보니, 개별 프로젝트가 많아서 이력은 충분했었고. 제가 수행했던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성격 및 기간 별로 정리하는데 중점을 두었어요. 또 문화예술 지원사업에서 받았던 기금(Grants)을 Award라는 형태로 정리해서 넣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교육 이력(EDUCATION), 2. 작가로 참여한 전시(EXHIBITIONS & EVENTS & PROJECT as an artist), 3. 기획자로 기획한 문화예술 프로젝트(EXHIBITION & EVENT & PROJECT as an independent curator & producer), 4. 기금 및 수상 이력(GRANTS & AWARD), 5. 과외 활동 이력(EXTRACURRICULAR ACTIVITIES) 이렇게 5가지의 영역을 정리하여 2페이지 정도 작성하였습니다.
3. Portfolio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교에서부터 포트폴리오를 만든 경험이 있거나, 작가로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그냥 그걸 잘 정리하고 영문으로 바꾸면 됩니다.
사실 오롯이 유학만을 준비하지 않고 기존의 일과 병행하면서 유학을 준비했기 때문에 대행 서비스 개념으로 유학원을 등록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미술 유학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포트폴리오까지 유학원에 부탁해야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미술유학원의 포트폴리오 서비스는 원래 학부에서 미술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나, 미술 내에서 전공을 바꾸는 사람(예를 들어 Design에서 Fine Art 학과로 전환하여 진학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만드는 서비스더라고요.
유학원에서 이미 졸업 이후에 작가로서 활동한 사람들은 별도로 포트폴리오 수업을 수강할 필요는 없고 기존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영문으로 번역하여 제출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불안해하니까 일정 부분 금액(10~30만원 정도 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을 내면 검수해주겠다고 하셨었어요. 근데, 나중에 지원할 때 시간이 없어서 그냥 검수 안 받고 제출했습니다. ㅎㅎ;
그래도 정리에 팁이 있다면 학교별로 포트폴리오의 매수 제한이나 작성 방법이 다르니 그걸 참고하시고(특히 슬레이드는 이 부분에 많이 민감합니다), SOP에서 작성하는 내용(작업 주제)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탐구했던 세부 주제나, 프로젝트 별로 나누어 만드시면 되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석사에서 더 고민하고 싶은 주제로 '몫 없는 자들의 대항 기억'이라는 주제를 잡았는데 이런 주제가 도출되기 전까지 해왔던 프로젝트들을 3의 세부 주제로 나누어 정리했고 주제마다 3~5개의 작품 혹은 프로젝트를 넣었습니다.(Ex, 세부 주제 1. 몫 없는 자들의 대항 기억, 세부 주제 2. 공공예술, 공통감각과 적대 사이에서, 세부 주제 3. 실천가이자 예술가로서 사회에 개입하는 활동)
분량은 학교별로 다르나 약 20매 내외 정도 만들면 되는데, 제한이 없는 경우에는 필요하다면 늘려도 되는데 많으면 집중도가 분산되니, 사실 20~30매가 제일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지원한 RCA의 Contemporary Art Practice의 경우에는 이론도 중요하게 여겨서 작가로서 스테이트먼트와 함께 관심 있는 담론이나 철학자, 예술가 등을 서술하라고 했는데, 그건 제가 작업해오면서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텍스트들의 저자나 작품의 작가들을 서로의 연결성에 맞추어 마인드맵의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스테이트먼트를 각 작품마다 짧게 제출하면 좋은데(RCA의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시켰습니다) 이건 기존 스테이트먼트를 써놓았던게 있다면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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