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13 모스크바, 우주박물관(Museum of Cosmonautics)
▲우주박물관 전경
다음날에는 조금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우주박물관, 톨스토이박물관, 대조국전쟁 박물관, 국립 중앙 러시아 현대역사박물관을 비롯하여 모스크바 시내를 둘러보았습니다. 원래는 한번에 모아서 작성하려 했는데, 담고 싶은 사진이 많아 하나하나씩 나누어 게시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될 만큼 양질의 자료들을 가득한 박물관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우주 박물관으로
우주박물관(Museum of Cosmonautics)은 모스크바 중심지보다
북쪽에 있습니다. 숙소에서 이동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꼭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소련이 냉전
시기 우주과학기술을 두고 미국과 경쟁을 벌여 그 유산을 한번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우주박물관 안에서 볼 수 있는 조형물
학생증을 보여주고 학생요금으로 할인을 받은 후, 입구에 들어서면 이 조형물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우주조종사가 팔을 벌리고 있고 뒤에 행성처럼 묘사된 조각물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별자리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 행성 모양으로 만든 조형물입니다. 물고기, 전갈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조형물 좌우에 전시물이 있고, 이 전시물을 본 후 새로운 전시실로 이동하게 됩니다.
▲가까이에서 다시 촬영한 조형물
우주비행사들의 유물을 살펴볼 수 있는 곳
무엇보다도 실제 우주 비행사들이 입었던 우주복을 재현하고, 당시의 기록들까지 복원하여 전시하여 생생한 자료들을 점이 이 박물관의 특징입니다. 우주과학에 대해 문외한인 저였지만 최선을 다해 이것저것 찾아보며 읽을 정도로 흥미로운 자료가 많았습니다. 그런 만큼 정복을 입은 군인들, 학생들, 가족단위의 관람객들도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우주복과 여러 장비들
▲단체 관람을 하는
관람객들
▲우주 비행사들의 사진
우주선과 우주 공간을 재현한 박물관
또한 실제 우주처럼 공중에 행성이나 우주선 모형을 매달아 놓거나, 실제로
우주선 내부를 구현한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가서 당시의 생활 환경을 파악해보기도 하고, 당시 참가했던 우주비행사들의 인적사항도 기록해 두기도 하였습니다.
▲우주선 진입 전 아래를 보며 찍은 사진
▲우주선 모형 내부를 둘러보고 내려갈 수 있도록 복층으로 구성된 구조
모형 우주선을 기준으로 복층으로 전시관을 구성하여 우주선을 오고 가면서 아래층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중간중간 배치된 우주선들은 충분히 공간감을 느낄 만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닐 만큼,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와 구성이었습니다.
▲내려가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로켓
▲모션을 인식하는 화면 앞에서
▲ 공간 전체를 달 탐사 사진처럼 구현한 모습
▲천장에 달려있는 인공위성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우주를 마치 박물관 전체를 구현하고자 애쓴 기획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과학전시물들을 보고 나면 로켓의 기원이 되는 미사일에 대해 정리해둔 전시관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우주박물관에도 역사를 떠올리다니.
저도 참 못 말린다고 생각했던 것이, 여기서도 한국의 국립중앙과학관
같은 박물관을 가면 꼭 신기전이나 거북선을 언급하여 과학기술의 연속성을 암시하는 전시구조와 유사한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한국과학사에서 신기전, 거북선, 화차, 화포, 거중기
등이 주요한 발전으로 거론되는 것처럼, 이곳 우주박물관에서는 러시아 제국당시 사용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게시하면서, 근대 시기에 활용된 이 무기로부터 러시아 우주과학의 연원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사일 모형
어쩔 수 없이 사람은 보이는 것만 보인다고, 우주박물관에서도 역사학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역사학은 사실 그저 사건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19세기 근대 민족국가가 형성되는 시기에 자국의 우월함을 타국과 비교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학문이며, 이에 따라 어떤 정치적인 주제가 특정한 사실을 맥락화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서술하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다가 피식 웃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우주과학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결과물이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라는 맥락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우주식량을 파는 자판기, 남은 공간을 활용한 전시실까지
▲여분에 공간에 전시한 미술작품
▲우주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자판기
어쨌든 이렇게 관람을 마치고 나면 자판기에서 파는 우주식량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치약처럼 치즈를 짜 먹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가격은 약 400루블(약7000원 이내)라서 굳이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시를 마치고 나오는 출구로 가는
길에서 여분의 공간을 활용하여 그림을 전시한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전시물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우주박물관, 모스크바에 가면
꼭 한 번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일정으로 저는 대조국박물관에 방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