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하게 살리려다보니까 글이 은근히 길어졌는데,
바쁘신분은 밑에 요약한 거 읽어주세요 (:
한국말 알려주려는 목적으로 만났어요. 직업 상 이분한테 한국어가 필요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문자로만 얘기하다가 서로 만나자 해서 봤는데 (항상 이분이 한국어로 먼저 얘기거심.),
나이는 저보다 몇 살 많고 되게 듬직한? 무뚝뚝한? 딱 남자다운 그런 성격의 사람인 것 같았어요.
딱 필요한 매너+ 은근히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긴 한데,
지금까지 딱 두번 봤기에 어떻게 단정지어서 말을 못하겠지만, 어떤 이유없이는 다가가기 힘든 스타일 같음.
사람이 표정이 별로 없고 말수도 많지 않아요.
한국어 때문에 엮여서 만나는 거지, 만약 그냥 사석에서 만났으면 지레 겁먹고 계속 말 못 걸었을 것 같아요.
이분이 원래 social하고 friendly한 성향은 아니라는게 느껴지는 부분이,
이분이랑 저랑 연결해줬다는 제 친구랑 서로 잠깐 마주쳤는데,
어떻게 보면 주선자인 애랑 처음 만나서 얘기하는게 딱 물어보는 것만 대답하고 필요한 말만 서로 나누고 그러더라구요.
"Are you ***'s friend?", " Yes", "Nice to meet you, bye" 정말 딱 이정도 였어요.
그렇다고 인상이 나쁜건 아니고 그냥 사람이 과묵하구나 싶은...
참고로 이분은 중국계 미국인이긴 한데, 미국인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렇지만 중국어도 잘하고, 한국어도 꽤 잘해요.
아무튼 이분이랑 첫 날에는 카페에서 만나서 한국어+영어로 얘기하다가, 이분이 저녁 먹을까요?
이러더니 뭐 좋아하냐고 좋아하는거 사주시고 그렇게 한 5시간 같이 놀다가 좋은 분위기에서 헤어졌습니다.
주말엔 뭐하는지, 남자친구는 있는지 물어보시기도 하셨구요.
근데 그 이후에 이 분이 핸드폰을 잃어버리셔서 임시폰을 개통했는데
그게 속도도 느리고 한국어 자판도 사용이 안되나봐요.
그래서 그런지 그 날 헤어지고 한 3~4일 동안 먼저 텍스트 하시는 일은 없으시더라구요.
그냥 나를 한국어 알려주는 친구로 생각하는건가 싶었어요.
그러다가 어제가 추석이어서 제가 저희 가족들 다 있는 집으로 초대했거든요.
보고싶기도 하고 한국문화도 체험하게 해 주고 싶어서요.
흔쾌히 오셔서 만나가지고 저희 집에서 한 3시간 재밌게 놀다가 따로 잠깐 스타벅스 들러서 커피 사 마시고
다시 집에 데려다 주셨는데, 저는 차에서 내리고 그 분은 안 내리고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그분이 바로 안가시고, 제가 문 앞에서 멍청이 같이 장장 2분을(꽤 긴시간임) 문 앞에서 가방 뒤져가며 열쇠 찾을 동안,
차속에서 계속 기다리다가 저 문열고 들어가는거 확인하시고는 가시더라구요.
이게 그냥 미국인들의 매너중 일부인건지 아니면 저한테 어느정도 관심이 있어서 신경써주는건지 궁금해요.
참고로 이 분 만날 때, 저한테 flirting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이것저것 저에 대해서 물어보시긴 했지만, 전혀 집적대거나 추파던진다거나 이런 느낌 없게 물어보셨고,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볼때도 되게 티안나게 은연중에 물어보시더라구요.
In short,
만나면 나한테 관심이 좀 있는건가 싶다가도
헤어지면 연락을 안하니까 잘 모르겠어요...ㅋㅋㅋ(한국어 자판 있을때는 해요;)
서로 얼굴 보기 전에 문자만 할때도 거의 서로 몇시간씩 텀두고 답장할때도 있고 그랬어요.
어쩔때는 다음날에 답장오고ㅋㅋㅋㅋ 둘 다 문자 바로바로 하고 그런 성격은 아니에요ㅠㅠ
아무리 그래도 관심있는 여자한테 폰이 고장난 게 아닌 이상 어떻게든 먼저 연락 하고 싶은게 남자 마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만날때마다 밥이든 커피든 사주시는것도 그냥 내가 한국어 알려주니깐 고마워서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얘기들어보니까 아는 한국 사람들도 몇 있는 것 같은데, 굳이 남자가 관심없는 여자한테 자기 시간 4~5시간씩이나 내서 만나고 놀고 그럴까 싶기도 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ㅠㅠ?
솔직히 저는 이분한테 관심있어서 더 알아보고 싶은데, 이 분은 그냥 저를 한국인 친구로만 생각하시는 걸까요?
굳이 뭔가 이유가 없으면 연락안하시는게 제일 걸려요...
도대체 중국계 미국인 성향/특징이 어떤지도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