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가 높은 건물인데다 제 아파트도 층수가 높아서 최대한 엘리베이터를 안타려고하고있습니다. 한번에 한명씩만 타야한다는 규칙도 무시하고 제가 타있는 엘리베이터 밀고 들어온후 마스크도 안쓴 상태에서 기침 재채기 연발하는 사람들 몇명 마주치다 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1층에 있는 쓰레기장과 세탁실 가는것도 부담이 되더군요. 특히 세탁실은 여러번 왔다갔다 해야 빨래가 끝나서 더 꺼려지네요.
덕분에 얼떨결에 최대한 쓰레기 줄이고 최대한 세탁실에 가야하는 빨래를 안만드는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쓰레기 안만들려고 일회용기에 담긴 음료라던지 라면이라던지 스낵이라던지 잘 안먹게 되네요. 장 볼때도 안사게 되고요. 늘 탄산수 가득 사와서 집에 빈 캔이 넘쳐났는데 그것도 싹 사라졌습니다.
빨래는 매일 밤 샤워할때 그날 입은 옷, 그날 쓴 수건을 샤샥 빨아서 쓰니 빨래 안쌓이고 좋더라고요. 근데 지금은 여름이라 옷들이 얇아서 빨고난 후 짜는 게 수월하지만 날이 추워지면 아무래도 스핀 드라이어 (일명 짤순이) 하나 장만 해야할듯 합니다. (세탁기는 개인설치 금지라서요).
근데 이 얼떨결에 시작한 이 단순한 삶이 뭐랄까 좀 좋아지는거 같습니다. 제가 알게된 새로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전 수건 딱 두장만으로 아무 문제없이 한달을 살수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것도 매일 깨긋하게 마른 수건을 쓰면서요. 양말도, 속옷도 옷도 딱 두개씩만... (옷은 탈수와 건조가 편한 재질만 골라입으니 매일 그옷이 그옷입니다. 근데 사람을 안만나니 아무 상관없더라고요) 손빨래를 시작한 이후로 매일 그 전날 빨아놓은 것들을 빨래 건조대에서 걷어 쓰니 서랍장 열 일이 없어요.
삶이 단순해 지니 생각도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얼떨결에 심플라이프 하고있지만 나쁘지 않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