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오늘은 체코가 아닌 이탈리아 여행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저는 종강하고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여행을 하고 있어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나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이탈리아 배경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예전부터 이탈리아는 꼭 한 번쯤 여행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교환학생을 온 김에 방문해 보게 되어 너무 기뻐요.
오늘은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여행을 여러분과 함께하려고 해요. 불멸의 도시 로마, 함께 볼까요?
1. 콜로세움(Colosseum)
아마 유럽 여행이나 이탈리아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콜로세움이 무엇인지는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웅장한 콜로세움 앞에 서기 위해 로마를 찾는 만큼 콜로세움은 로마를 대표하는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탈리아어로는 Colosseo라고 하는 콜로세움은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져 검투사들이 피 튀기는 결투를 벌였던 원형 경기장이에요. 콜로세움의 이름에 대한 설은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거대하다'라는 뜻의 Colossale에서 왔다는 설이에요. 두 번째는 근처에 있던 네로 황제의 동상에서 유래했어요. Colossus가 동상이라는 뜻이었거든요. 여러분은 어느 설이 더 믿음직하신가요?
콜로세움은 최대 8만 7천 명에 달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이었어요. 좌석은 계급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죠.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경기장과 가까운 하부의 좌석을 쓸 수 있었어요. 오페라나 뮤지컬을 볼 때 무대와 가까운 좌석일수록 비싼 요즘 시대와 비슷한 것도 같죠? 특이사항으로는 전직 검투사들은 콜로세움 내부에 출입하는 게 금지되었대요.
콜로세움에 입장하려면 미리 입장권을 예약하는 게 좋아요. 물론 줄을 서서 현장 예매도 가능하지만 성수기의 경우에는 줄이 무척 길기 때문에 입장권을 미리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콜로세움+포로 로마노+팔라티움 언덕에 입장할 수 있는 로마 통합권을 18유로에 온라인으로 구매했어요. 입장권은 굳이 프린트해 갈 필요는 없고, 이메일로 받은 티켓 PDF를 직원에게 보여주면 손쉽게 들어갈 수 있어요. 통합권을 구매할 때는 콜로세움에 입장할 시간만 선택하시면 돼요. 저는 이번주에 갔었는데 당일 예매로도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었어요.
콜로세움은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하로도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내부에서는 기념품 가게와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요. 입구와 출구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만 다니시는 걸 추천드려요. 역방향으로 다니다가 입구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직원이 여기는 출구가 아니라 입구이니 나갈 수 없다고 이야기하거든요.
콜로세움 내부에는 여러 동상이나 유물을 전시해두고 있고, 이탈리아어나 영어 혹은 중국어로만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투어를 예약해서 다니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저는 투어 예약 없이 개인적으로 방문했었는데, 투어로 온 그룹도 꽤 많더라고요. 그래도 역사적인 관광지를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2. 포로 로마노(Foro Romano) + 팔라티노 언덕(Palatino Hill)
포로 로마노는 콜로세움 바로 옆에 위치한 유적지예요. 로마 제국 시대에 로마 한복판에 자리해서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어요. 로마 공화정 시기의 개선식, 공공 연설, 선거 발표, 즉위식 등 국가의 중대사가 이루어진 역사적인 곳이었죠.
포로 로마노는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함께 쇠락하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문화의 중심지였던 곳이 반쯤만 남은 돌기둥이나 옛터만 남아 있는 걸 보면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포로 로마노에 남은 흔적들을 보면 이곳 또한 이전에는 크고 활기 넘치는 곳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돌 무더기와 같은 과거의 유적지가 되었으니까요.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의 일곱 언덕 중 가장 핵심적인 언덕으로, 로마 왕정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만큼 오래된 구역이예요. 또한 이곳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지은 황궁이 있었는데, 티베리우스 황제가 이후 황궁을 확장하고 그 이후에도 로마의 정식 황궁으로 사용되었어요. 우리가 궁전이라고 알고 있는 Palace라는 단어도 바로 '팔라티노'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콜로세움 앞쪽에 위치한 입구에 들어서면 표를 검사해요. 로마 통합권을 구매하신 분들은 콜로세움에서와 같이 줄을 서다 차례가 오면 PDF를 직원에게 보여주면 돼요. 공항에서처럼 짐 검사를 하고 입장할 수 있어요.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팔라티노 언덕이, 오른쪽으로 가면 포로 로마노가 나와요. 포로 로마노 근처의 출구로 나가면 다른 명소들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오르막길을 올라 팔라티노 언덕을 구경하고 그 다음에 포로 로마노를 구경하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은근히 넓은데다가 보통 콜로세움을 다녀오고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을 구경하실 텐데, 뜨거운 이탈리아 날씨와 더해져 꽤나 힘든 여정이었어요. 이탈리아는 아무래도 날씨 때문에 금방 피곤해지고 지치는 일이 잦아서 최대한 여유롭게 코스를 짜시면 좋을 것 같아요.
3.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트레비 분수와 관련된 전설이 있죠.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는 전설이요. 동전 한 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동전 두 개를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올 수 있다는 이야기, 다들 들어보셨나요?
트레비 분수는 로마에 있는 바로크 양식의 분수 중 가장 큰 규모의 분수인데다 '로마의 휴일'과 같은 유명 영화에도 다수 출연한 전적이 있죠. 분수 가운데에는 여러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데 가운데에는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가, 양 옆에는 바다의 신 트리톤이 있어요. 분수의 왼쪽은 격동의 바다를, 오른쪽은 고요한 바다를 상징한다고 해요. 바다의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속 이야기와 조금 비슷한 것 같죠?
저는 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분수의 조명과 청량한 물빛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동전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보고만 있어도 너무 좋던걸요. 저녁쯤 방문했었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되게 많았어요. 로마에는 팔찌나 벨트 등을 파는 길거리 상인들이 많은데, 트레비 분수 앞에서는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로마에서 교통 티켓을 끊는 걸 도와주겠다, 짐을 들어주겠다, 하면서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어서 조심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도 저녁하늘 아래서 바라본 분수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분수 앞에 있는 계단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행복했어요.
4. 판테온(Pantheon)
판테온은 옛 로마 신전으로,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움베르토 1세와 왕비 마르게르타, 그리고 르네상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라파엘로의 무덤이기도 해요.
입장료가 무료여서 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는 하는데, 저희는 저녁에 가서 내부를 살펴보지는 못했어요. 듣기로는 햇빛이 비추는 돔 형태의 천장 '오쿨루스'가 유명하다고 해요.
판테온은 로톤다 광장 앞에 위치해 있어서 저녁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이기 때문에 활기가 넘쳐요. 광장에는 분수와 오벨리스크가 있어요. 판테온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로마를 여행해 보았어요. 다들 즐거우셨나요?
그럼 다음 칼럼으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