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에서의 일상은 빠르면서도 단조롭습니다. 보통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17시까지 근무가 고정되어 있는데, 필요에 따라 업무를 더 일찍 시작하거나 더 늦게까지 일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급한 것은 저녁이나 밤이라도 처리하고자 하기에 평일에는 특별한 일정없이 집에 돌아오면 쉬는 편입니다.
해외 파견 직원에게 귀한 주말, 최대한 알차게 써보자
주말 오전, 집 앞 한산한 거리
대신 주말에는 비교적 여유롭습니다. 우선 여유롭게 늦잠을 잡니다. 보통 저는 6시 30, 최대 7시에는 일어나 샤워.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출발합니다. 그러나 일단 주말에는 8시나 9시 정도까지 푹 자다가 잠에서 깹니다. 만약에 일정이 있거나 몸이 개운하면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을 먹거나 피곤하면 더 잡니다. 그러다가 한 11시나 12시쯤에 여유롭게 일어나서 장을 보거나 편하게 인터넷을 하고는 합니다.
프랑스 브랜드인 Auchan 마트가 세네갈에도 주요 마트인데, 집 근처에 있다.
마트로 가는 길
저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주로 Auchan(이하 오샹)과 Casino Supermarchés(이하 카지노) 마트를 이용합니다. 중국마트, 미국마트, Utile supermarket라는 또 다른 브랜드가 있기는 한데, 이 두 곳을 주로 이용합니다. 제가 언급한 마트가 프랑스 브랜드고, 다른 매장에 가더라도 프랑스의 공산품이 많이 수입됩니다. 이탈리아, 스페인의 공산품도 수입됩니다만 공식 언어도 프랑스어인 만큼 주요 식문화도 프랑스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의 식민지이자 프랑스령 서아프리카 수도였던 다카르
세네갈의 수도였던 생루이(Saint-Louis)
그 이유는 세네갈은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다카르는 그중에서도 프랑스령 서아프리카의 수도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는 생루이(Saint-Louis)가 수도였습니다. 당시 프랑스가 다카르를 서아프리카령 전체의 수도로 삼은 이유는 다카르가 아프리카 최서단에 있어 유럽 무역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20세기부터 프랑스령 식민지를 거쳐 1960년 독립 후 세네갈은 많은 변천을 겪었습니다. 인접국인 말리와 함께 구성한 '말리 연방(Fédération du Mali / Mali Federation)' 해체하였고, 1980년대에는 세네갈과 맞닿아 있는 나라인 감비아와 '세네감비아 연합(Confédération de Sénégambie / Senegambia Confederation)'로 합병했으나 다시 양국은 분리독립했습니다.
다카르의 주요 외식문화는 프랑스식 식당으로, 실제로 프랑스인이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그 외 레베논계 사람들이 운영하는 식당, 카페도 있다.
이러한 시기 속에도 다카르는 100여 년 동안 수도로도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 다카르의 유명한 관광지를 많이 가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주말이나 시간이 될 때 주변 식당이나 카페는 종종 방문하고 있습니다.
주말 오전 한적할 때는 걷기 좋은 세네갈 다카르 플라토
주말에 미리 만들어 둔 밑반찬
다시 주말 일상으로 돌아와서, 저는 보통 늦은 오전 세탁기를 돌리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봅니다. 그리고 채소나 해산물 등을 손질하고 필요한 물품을 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양파, 마늘, 파 등을 미리 손질해서 정리하고 휴지, 샴푸, 비누 등 생필품을 보충하는 것이죠, 세네갈 다카르가 바다에 맞닿아 있어 해산물을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번주에 마트에서 오징어 600g, 작은 오징어 기준으로 8마리 정도 구매했는데 한화로 약 8,000원이 나왔습니다.
집 근처 카페에서 먹은 햄버거
레바논 식당
손질할 음식 재료가 없거나 음식 재료 손질이 빨리 끝나면 근처 카페를 가고는 합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다이어리를 들고 가서 주간 일정을 정리하고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 종종 오후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다카르의 치안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카카오택시처럼 Yango라는 어플을 활용하면 기사와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아도 정해진 금액을 내면서 이동하기에는 쉽습니다. 외국인에게 호객하는 경우가 있어도 가격을 협상해서 택시를 타기에도 비교적 수월합니다. 다만 종종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하고, 교통경찰의 경우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근거로 벌금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는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해안가를 주변으로 주요 시설과 외국인 거주지가 밀집된 다카르
저녁에 방문한 식당에 있는 수영장 및 야경
그러다 보니 외국인이 갈만한 가는 장소는 정해져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 그리고 해안 지역을 주로 방문하는데요. 해안 지역에 있는 카페나 식당은 호텔과 같이 있어 주요 행사나 혹은 모임 장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사무소 역시 송별회, 연말 행사, 연례 행사가 있을 때 오후나 저녁에 약속을 잡아 동료들과 식사하고는 했습니다.
T본 스테이크와 연어샐러드
식당 내부 사진
제가 근무를 시작할 때는 7월이어서 유독 이런저런 행사가 많았는데요. 하반기에 새롭게 발령난 직원 환영회가 있어 함께 식사할 때 찍었던 음식사진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다카르는 매우 발전한 것으로만 같지만
사진으로 보면 다카르는 살기 좋아 보이고 또 일면 그렇습니다. 비록 도시 내부에는 교통체증이 심각하더라도 다카르를 기점으로 외부로 나가는 고속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외국인도 택시를 쉽게 탈 수 있습니다. 치안도 비교적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당연히 해외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점만 잊지 않으면 여러모로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보는 다카르는 외국인으로서 마주하는 일부, 외국인이기에 보이는 것들입니다. 다카르 도시 자체의 물가가 너무 비싸고, 특히 거주비가 너무 올라 모두가 힘든 상황입니다. 다카르의 월세는 한국보다 비싸면서도 그만큼의 시설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주거비는 다르겠지만, 그때부터는 비교적 안전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다카르 해안가
그럼에도 다카르에서는 할 것이 많습니다. 외국인 국제기구 직원들도, 다른 아프리카 파견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도 세네갈 다카르 정도면 확실히 생활환경이 한결 낫다고 말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또한, 저는 아직 하나도 해보거나 가보지는 못했으나 세네갈 다카르에는 박물관, 비엔날레, 인근 섬 여행, 서핑, 테니스, 골프, 요가, 필라테스 등 여러 가지 할 것들이 많습니다.
보통 이곳에 오는 한국분들은 저처럼 UN이나 국제기구 파견인력, KOICA와 같은 공공기관 파견 인력(봉사단 포함) 혹은 그 사업 수행기관(개인, 기업, NGO), 민간기업 파견 인력(주로 수산업 및 대기업 해외주재원) 등입니다. 어느 경로도 다카르에 어느 정도 체류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할 것이 있고 웬만한 인프라는 잘 갖춰져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