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14기 채쓰리입니다.
오늘은 헝가리의 주요 공휴일과 기념일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나라는 깊은 역사와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어서 공휴일 하나하나에 고유한 의미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언젠가 헝가리를 여행하실 때 이날들을 기억하고 계신다면 그날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더 잘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1. 3월 15일- 1848 혁명 기념일
이날은 헝가리 국민에게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1848년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에 밪서 일어난 독립 혁명을 기념하는 날로,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식 행사가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국기 색인 빨강-하양-초록 리본을 달고 다닙니다. 저도 이날 길을 걸으며 세 가지 색의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을 굉장히 많이 보게 되었고 찾아보니 이날이 혁명 기념일이었습니다!
곳곳에서 민속 공연이나 역사 관련 전시도 열려서 헝가리의 독립과 자유를 향한 열망을 느낄 수 있는 하루입니다.
2. 부활절
부활절은 날짜가 매년 바뀌는 이동 공휴일입니다. 헝가리에서는 특히 부활절 월요일이 흥미로운 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여자에게 향수를 뿌리며 전통적인 농담을 건네는 풍습이 있고 이는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여자들은 이에 대한 감사로 남자들에게 달걀이나 초콜렛을 선물합니다. 지금은 향수가 주로 쓰이지만 과저에는 실제로 물을 끼얹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습 외에도 부활절은 외국에서 굉장히 큰 공휴일인 만큼 다양한 브랜드에서 달걀이나 토끼모양 초콜릿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3. 5월 1일- 노동절
노동절은 헝가리에서도 공식 공휴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야외로 나가 바베큐를 하거나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휴식을 취합니다. 저는 노동절인 것을 까먹고 쇼핑을 하러 나갔다가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아 그냥 집으로 왔던 기억도 있네요 ㅎㅎ
때때로 노동절 퍼레이드나 축제도 열리는데, 과거 사회주의 시절에는 더욱 정치적인 색채가 짙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노동의 가치를 되새기며 여유를 즐기는 날로 자리잡았습니다.
4. 8월 20일- 국경일
헝가리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공휴일 중 하나입니다. 바로 성 이슈트반 왕의 날로 헝가리 최초의 왕이자 기독교 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입니다. 이날은 헝가리의 건국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대규모 불꽃놀이, 군악대 퍼레이드, 항공쇼 등이 열리는 날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8월 24일에 헝가리에 오게되어 이날의 행사는 보지 못했지만 일찍 입국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불꽃놀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헝가리는 평소에 폭죽을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거나 불법이지만 이날은 예외적으로 국가에서 주최하는 불꽃놀이가 허가되어 열린다고 합니다.
5. 10월 23일- 1956년 혁명 기념일
1956년 헝가리에서 소비에트 연합에 맞서 일어난 반공 혁명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위의 기념일들과는 달리 매우 엄숙한 분위기의 날이며 곳곳에서는 추모식과 연설이 열립니다. 정치적인 의미가 강한 날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 날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헝가리인의 자부심과 용기를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념일이라고 합니다.
6. 11월 1일- 만성절
한국의 추석이나 한가위처럼 헝가리에서도 고인을 기리는 날입니다. 이날은 가족들이 묘지를 방문해 무덤에 꽃과 촛불을 올리고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날에는 우리나라의 명절과 같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도심은 매우 조용한 분위기를 띈다고 합니다. 여행중이라면 이 전통을 존중해 조용한 부다페스트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7. 12월 24~26일- 크리스마스 연휴
헝가리의 크리스마스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24일 저녁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24일은 비공식적인 휴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전통음식으로는 물고기 요리와 베이글리라는 견과류 롤 케이크가 빠지지 않습니다. 25일과 26일은 공식 공휴일이며 성당에서는 미사도 열립니다.
저는 이때 독일을 방문하였고 더군다나 소도시를 방문하여 정말 열려있는 상점을 하나도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친구나 연인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아주 유명하니, 이 시기에 여행하신다면 꼭 들러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국가나 도시별로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만의 매력을 느끼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8. 1월 1일 - 새해 첫날
헝가리에서도 새해 첫날은 중요한 공휴일입니다. 한국처럼 가족 또는 친구들과 전날 밤을 함께 보내고 자정이 되면 불꽃놀이와 새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헝가리는 일반적인 폭죽놀이가 금지되어 있지만 12월 31일과 1월 1일에는 개인적인 폭죽 사용도 허용이 됩니다. 헝가리에서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 앞에서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길에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 스위스에서 헝가리에 도착하였고 사진 양옆에서 볼 수 있듯이 켈레티 역 앞에서도 폭죽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헝가리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고 조금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헝가리는 다른 유럽 지역들에 비해 생각보다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평소에 밤에 돌아다녀도 위험하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이날은 다들 술을 마시고 신이 나있는 상태였는지 평소보다 길에서 위험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1월 1일에 여행을 하게 되신다면 혼자 돌아다니기 보단 여러명이서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드리며 차라리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나 국회의사당 앞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 있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았습니다.
헝가리의 공휴일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그들의 역사, 문화, 가족 중심적인 가치관이 녹아있는 날입니다. 헝가리 공휴일에 대해서 알아보며 생각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공휴일들도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헝가리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상점이 전부 닫거나 혹은 사람이 너무 많아 붐비는 일이 생길수도 있으니 기념일들을 잘 체크해두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