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가 본 ‘아제라’와 ‘스펙트라’ |
최근 뉴욕타임즈 자동차 섹션에 현대자동차 신형 ‘아제라(그랜저의 수출명)’와 기아자동차의 2005년형 ‘스펙트라 5(쎄라토의 수출명)’에 대한 기사가 연달아 실렸습니다. 아제라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그랜저 XG의 후속으로 ‘TG’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국내 시판은 5월입니다. 스펙트라 5는 스펙트라 라인업 중 해치백 모델입니다. Michelle Krebs가 쓴 두 기사의 요점은 현대차가 아제라로 미국 대형차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것이고 기아차의 해치백인 스펙트라 5는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세련된 자동차라는 것입니다.
NYT에 한국 자동차가 이렇게 연달아 기사화되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국산 자동차의 꾸준한 품질 향상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한국차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제라를 토요타 아발론이나 닛산 맥시마 등과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한 것도 그렇고, 내용이 객관적인 소개(아제라)이거나 상당히 우호적(스펙트라)이네요.
NYT 기사 일부가 언론에 잠깐 소개되기도 했지만 두 개의 기사를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스펙트라 기사는 일종의 시승기입니다. ## 미국 대형차 시장에 진입하는 현대차 ‘아제라’ 중형차와 SUV 위주로, 저가품을 팔던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좀더 큰 무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대는 지난 뉴욕 모터쇼에서 새로운 대형 세단 ‘아제라(Azera)’를 선보였다. 아제라는 가을부터 2006년형 모델로 시판될 예정인데 특히 토요타의 기함인 ‘아발론(Avalon)’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경쟁 차종으로는 크라이슬러의 300, 포드의 Five Hundred, 뷰익의 LaCrosse와 닛산의 Maximar가 있다.
현대는 아제라에서도 과거 토요타ㆍ혼다의 중소형차를 따라잡던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즉 아제라는 긴 보증수리 기간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3만달러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
아제라는 한국에서 수입되고 ‘XG350(그랜저의 수출명)’을 대체하는 모델이다. XG350은 계속 개선돼 왔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아제라는 독특하고 우아한 모습을 갖고 있다.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또 아제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체를 가졌다. XG350보다 폭이 넓어졌고 길이도 길어졌고 내부 공간도 넓다. 현대모터아메리카(현대차의 미국 법인)의 로버트 코스메이 사장은 이와관련 “내부는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보다 더 넓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아제라> 아제라는 3.8리터 V6 엔진(람다엔진)을 장착했고 최고출력 265마력으로 아발론보다는 떨어지지만 ‘Five Hundred’ 보다는 좋다. 또 5단 자동 미션을 장착했으며 기본 안전 장비로는 전자식 주행 안전장치와 8개의 에어백이 있다. 기아도 자체적인 ‘아제라 버전’을 가질 것이며 ‘아만티(오피러스의 수출명)’를 대체할 것이다. 현대는 세계 ‘톱 5’에 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있다. LA의 한 소비자연구소의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현대 경영진은 토요타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반인들이 현대차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진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며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현대차를 살 것이지 고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긴 보증수리 등으로 무장한 저가 자동차를 팔면서 꾸준히 수익을 거뒀다. 그리고 지금은 일본차에 근접한 수준의 정교함을 추가하고 있다. 기아의 새로운 스포티 해치백인 ‘스펙트라 5’를 한번 보자. 기존의 스펙트라는 초라한 소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개선된 2005년형 모델을 내놓았고 ‘5도어’ 모델을 추가했다. 스펙트라 5는 스펙트라 세단 중 가장 상위 모델이며 가장 스포티한 SX 세단과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대담한 모습을 갖고 있다. 스펙트라 5는 세단보다는 6인치(약 15㎝) 짧다. 그러나 맨뒤 짐칸은 18.3입방피트(518리터)나 된다. 시트는 완전히 접을 수 있어서 일단 시트를 접으면 용량은 52.8입방피트(1495리터)로 늘어난다.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아 스펙트라 해치백> 스펙트라 5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5일간 가족끼리 휴가를 보냈다. 유럽ㆍ일본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인은 해치백을 많이 선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이 실용적인 차의 팬이었다. 뉴포트 해안가의 한 클럽에서 스펙트라 5는 주차원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매일 벤츠, BMW, 렉서스 등 럭셔리카를 운전하는게 일이다. 그는 은색 스펙트라 5의 스포티한 차체와 세련된 인테리어를 칭찬했다. 더욱이 이 차가 1만6000달러안팎이라는 것을 말했더니 더 놀라워했다. 스펙트라 세단은 1만3160달러부터 시작하고 스펙트라 5는 1만5455달러부터다. 사실 스펙트라 5는 캘리포니아 여행 중 편안한 집 같았다. 익스테리어처럼 실내도 훨씬 더 비싼 자동차처럼 보인다. 기아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발전이다. 예를 들면 대시보드는 다른 ‘경제적인’ 자동차들보다 품질 좋은 플래스틱으로 돼있다. 오디오와 온도 조절 장치 주변의 플래스틱 장식들도 좋다. 시트도 편했고 다양한 컵 홀더들와 수납공간도 아주 유용했다.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륜구동차는 예상했던 것보다 운전이 훨씬 즐거웠다. 형제차인 현대 엘란트라(아반테의 수출명)처럼, 스펙트라도 새로운 2리터 4기통 엔진이다. 토요타나 혼다 엔진처럼 잘 조정된 가변밸브타이밍(VVT)으로 138마력을 낸다. 경주차가 아닌 이상 스펙트라5의 힘은 충분했다. 스펙트라 5는 핸들링의 응답성을 높이기 위해 서스펜션에 스포츠성을 보강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나는 초창기 기아차가 충돌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을 기억했다. 스펙트라 세단들은 별 4개(5개 만점)을 얻었지만 정면 충돌은 점수가 낮았다. 이 결과에 충격받은 기아는 개선작업을 했고 운전석 에어백을 개선했다. 그리고 자체 비용으로 다시 테스트를 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새로운 에어백은 1월이후 생산 차량에 부착됐다. 스펙트라를 구입하려면 차의 조립 날짜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스펙트라는 의자에 장착된 사이드 에어백과 머리보호 커튼 에어백을 포함해 6개의 에어백이 있다. 그러나 단점들도 있다. ABS를 장착하려면 상위모델이라도 추가 비용을 내야한다. 트랙션 콘트롤도 없고 4륜 구동도 없다. 연비는 도심의 경우 갤런당 25마일(리터당 10.6㎞), 고속도로 갤런당 33마일(리터당 14.0㎞)으로 중간 수준이다. JP파워의 초기 품질 조사에 따르면 몇년간 바닥권이었던 기아는 상당히 향상됐다. 모든 기아차는 동력계통의 경우 10년/10만마일 보증수리한다. 이런 워런티와 저렴한 가격, 많은 장비를 통해 기아는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차량 가치’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얻었다. 그리고 여기에 스펙트라 5는 놀랄만한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다. 스포티함과 화려한 스타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