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학습에 대한 개괄적 소개
자신의 학습방법을 설정할 때 고려할 점

1. 목적 지향법
쉽게 말해, 소위 '단기 고득점', '족집게', 등 학원에 가서 문법, 문장구조분석, 중요어휘 등을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쳐주는 학원에 가면 된다. 이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한 사람들은 자신의 학습방식(실제로는 학원강사의 것이다)을 주변인들에게 종종 말하게 되는데 이때 이들의 말을 분석해보면 어떤 문제집을 얼마나 많이 풀었다거나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들었다거나 하는 조언이 일반적이다.

장점:
1) 방법을 잘 몰라도 타인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가면 된다. 자기가 가는 길이 맞는지 틀린 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2) 의지가 없더라도 돈을 지급했으니 어쩔 수 없이 라도 하게 된다.

3) 배울수록 빠른 실력향상을 느낄 수 있는 길이며 거기에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다.


단점:
1) 언어를 분석용, 시험용 학문으로 대한다.
(실제로 그렇게 대하는 것을 우선하는 사람들에게서 집단으로 배운다) 따라서,


2) 단기에 고득점을 받았다고 해서 실제로 원어민과 비교적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지는 않다. 또한, 뉴스, 문학, 어떤 분야에 전문적 토론이나 무게 있는 논문, 해외원서를 자유로이 읽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잘하는 것은 시험의 구조를 외우는 것인데, 이는 학창시절 때부터 영어 교과서를 외우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결국 암기식 학습방식1)을 선택하면서 그 배후에 어떤 비용을 지불하는 가에는 서로 암묵적 합의를 벌인다. 양떼와 같은 것이다.

3) 언어를 대하는 것에 대한 개인 철학이 설 수가 없다. 있다고 한들 피상적인 수준이다. 자신이 가본 길 이외에는 타인에게 설명해줄 수도 없으며,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먼 자를 따라 다니며 지름길을 찾는다.

4) 병든 사교육 시장을 유지한다.


2. 자연학습법
쉽게 말해, 본래 인간이 지닌 탐구정신 이외의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한다. 아이들이 처음 언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과 같다. 고로 특정한 목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학습법은 아니다. 오히려 그저 이완된 상태에서 장기적 관점을 유지한다. 부작용이 없다.

장점:
1) 자연스러운 학습이 가능하다. 급한 목표가 없다면, 실력향상은 장기간에 걸쳐 원하든, 원치 않든 일어난다.

2) 문장성분 분석에 집중하지 않아 언어를 학문적으로 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의미의 상호 연결 관계의 이해에 관심을 둔다.

3) 언어를 대하는 개인 철학이 빚어진다. 즉, 학습경험의 양과 질이 비교할 수 없이 풍부해지는데, 이를 성취한 자들이 뒤에 따라오는 자들에 앞서 길을 닦아놓을 수 있다.


단점:
1) 모두가 가진 능력이지만, 이 길을 가는 사람의 수는 늘 용감한 소수이다.

2)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목표 지향적 학습법에 열배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 사교육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 길을 타인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간다. 그래서 스스로 실력을 점검받거나 조언을 받지 않기에 마음이 정돈되지 않은 경우 이 길을 포기하기 쉽다.

4) 이 길을 갔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허우적대는 사람을 돕지는 않는다. 그래서 초심자들에게 연민을 느끼나 그들의 고민에 초연하기도 하다. 이는 이들이 돕지 않는 것이 아니라, 초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내적 발전을 이루기를, 그것이 가능함을 깨닫길, 그래서 결과적으로 학습자 각 개인이 길을 스스로 찾길 바라고 있다.

5) 이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영어학원 장사치들의 돈벌이가 잘 안된다.



어떠한 경향이랄 것이 있다. TOEIC의 예를 들자면, 점수의 범위가 약 800점대 까지 일반적으로 목적 지향적 학습법이 유용하다.

그러나 900점이 넘는다 하더라도 언어장벽이 없이 수월하게 소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전제로 삼고 있는 'TOEIC'의 수준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습의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이제는 전통적 학습방식에 의존할 수가 없다. 학습 매체, 효율성 등에 있어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보편적 쓰임을 위한 진실한 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전형적인 것은, 영어를 영어로 배우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자세한 이해를 위해 다음의 예를 참고해보자.

1) 영영사전, 어원학습, 고급문법학습
2) 책에서 배운 문법과 실제 사용의 차이 이해 (구식영어와 현대언어)
3) 문학/전문영역/논문 용어 학습
4) 취미 등 흥미있는 영역에 대한 학습
5) 외국인 친구 만들기 (인사, 농담, 의사표현)
6) 영화, 드라마를 보고 실제 쓰이는 표현을 배우고 따라해보기 – 구어체, 구동사, 속어 등
7) 쓰임의 정도에 대한 분석(Ngram Viewer)
8) 글 써보기 (일기, 편지, 에세이)
9) 자연스럽게 번역해보기
10 IELTS, TOEFL, GRE 등 고급자격증 취득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1)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큰 시간적 차이 없이 자신이 알아서 탐구해 나간다는 것이고, 이 길을 타인에게 알려줄 수가 있다.

2)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어 자기 수준에 맞게 적당한 내용을 찾아보고 폭넓은 정보를 의지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학습법이 현재에는 개인의 필요에 따라 찾는 만큼 구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자신의 길을 가는 데에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
자신에게 정직함이 존재의 껍데기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연기법의 중심축과 같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껍데기에서 중심으로 들어가는 실제적 언어사용의 법에 관하여서는 여태까지 배운 것을 완벽히 잊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존재는 자신의 배경, 즉 무의식에 쌓아온 지식의 힘을 신뢰하여 오로지 의식적인 집중에만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들을 귀가 있는 자는 알아들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피상적 쓰임에만 집착하여 길을 잃은 지 오래인 것은 사실이다. 이럴 경우 지름길을 찾으려는 노력에 매달리지만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족한데, 이는 지혜와 학습에 의지적으로 투입 가능한 시간으로 표현될 수 있겠다.

이 중 하나라도 충분하다면 길을 떠날 준비가 된 것이다.


■ 왜 반드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는가?
‘반드시’란 없다. 자연스러움은 자연의 길을 찾고, 부자연스러움은 부자연의 길을 찾아간다. 이를 볼 줄 아는 눈만 있다면,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게 된다.

쉽게 말해, 경험이 쌓이면 학습자 개인의 자질에 최적의 학습방식을 탐구해 나가지 않을 수가 없다. 언어학습에 대한 접근방식이 다채로워질수록 초심자들이 선택할 경험의 폭도 늘어날 것이다. 고로, 획일적이고 시간대비 비효율적인 공교육과 파렴치하고 비용대비 비효율적인 사교육 시장을 넘어 자신의 실력향상을 위해 정진수행(呈進修行) 하는 것이 개인과 전체에 자연스러워 이로운 것이다. 자연스러운 것은 부작용을 남기지 않으며 조화를 해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견은 있는가?
본래 한국이라는 환경이 영어를 잘 쓰지도, 잘 배우지도 못하는 환경이다. 앞으로 나아지긴 하지만 그 속도로는 여태까지 잃은 것을 되찾을 수도 없다.

다만, 진실로 신념을 가지고 외국어의 학습에 뛰어들고자 한다면, 스스로의 신념조차, 그리고 필자가 위와 같이 쓴 글 전체에 대해 낱낱이 분석적 의심을 해 보아야한다. 그래서 본인의 상식과 이성에서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함부로 믿지 말고 온전히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의심을 시작하고, 본질적으로 자신의 언어학습 능력에 대해서도 의심의 창을 놓아, 때때로 현재 자신의 무지(無知)의 수준을 깨달아야 한다.


무언가를 경험하고 학습하는 과정의 일체는 반드시 외국에의 학습에 국한된 것은 아닌데, 그 근본에 깔려있는 배경원리를 터득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학습자는 학습자 자신과 학습의 대상의 일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단, 이것은 현재 자신의 무지의 수준을 알아간다는 의미이지, 반드시 ‘단순 지식’의 지속적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혜는 형상 없이 향기를 남기나 지식은 향기없는 필멸의 즉석식품이다.

다음의 비유를 이해해보자.

씨앗은 작다. 만일 씨앗이 세계를 이해하려 한다면 자신의 몸 외곽에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영역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전부인 것이다. 이 씨앗이 땅에 떨어져 자신의 성질을 잃고 싹이 터 수백 년을 자란다. 과거의 씨앗은 현재의 고목이 되었다. 이 고목은 씨앗의 수십만 배로 커졌다. 따라서 자신이 자신인 것과 자신이 아닌 것을 세부적으로 더 잘 알게 된 것이다. 지식의 증가는 우리로 하여금 무지(無知)를 더 명백히 깨닫도록 인도한다.








1) 이러나저러나 2015년 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에서 120점 만점에 82점으로 세계 70위를 기록하며,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에 관해서라면 9.0 만점에 5.9점으로 40개국 중 30위를 한다.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할 것을 요구 받은 적이 없었으니 Writing영역의 점수는 네 평가영역 중 가장 낮다(5.4). 점입가경으로, 왜곡된 국내 입시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듯 미국 SAT(Scholastic Aptitude Test, Scholastic Assessment Test)에서 한국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빈번히 발생했다. 그러한 암기식 교육을 받은 부모가 자식에게도 부덕한 암기식 학습문화를 그대로 전수하고 있다. 이는 학원에서부터 학교에서까지 어느 국가보다 시험을 위한 암기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학교생활 만족도는 매우 낮다. 만일 학원생활 만족도를 조사해본다면 어떨까? 문제풀이를 잘한 공무원들의 지성 수준에서 그러한 조사를 고안해 낼 가능성에 큰 희망을 걸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