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준비 어떻게 하세요...?"
유학 관련 오픈톡방에 있다 보면, 이러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학계에 있거나 유학을 오래 준비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무성의'해 보일 수 있는 내용이고, 항상 설명이 반복 되면서 방에 있는 분들에게 영양가가 덜한 질문인 거 같지만, 그 분들의 경우에는 절실하기 때문에 검색해서 들어오신 측면이 있습니다.
취업을 하고 일을 하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들을 곳도 없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조금 자세히 적어봅니다.
좋은 미국 대학 리스트(?)는 돈으로 부터?
펀딩과 헤게모니의 연관성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기준입니다.
제가 예전에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성악이 이탈리아가 최고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가이드 분께서 설명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경제 침체로 좋은 선생님들이 타국으로 넘어가면서 최고의 자리를 넘겨주었다고 하시더라구요.
해외 대학들도, 코로나로 재정상황이 모두 제 각각인 모양입니다.
"어느 학교는 이번에 연봉을 줄였다"는 이야기나 "학생 선발이 펀딩때문에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재정 상황이 안 좋다면, 투자가 줄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하향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현재 매출과 이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R&D를 줄이면... 마주하게 되는 시장 상황과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2010년대 미국 경제위기 때, 주립대들이 받았던 타격과 침체는 실제 많은 분들이 하셨던 이야기입니다.
위기의 시절 양극화가 온다는 이야기는 교육계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코로나 상황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열어보니까 우리 모두가 아는 좋은 대학교 이름이 많이 나와있네요...
'저런 데가 좋은 건 당연히 아는 거 아닌가요?'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링크를 클릭해서 좀 더 탐색해보세요.
좋은 학교들일수록 코로나 영향에서 좀 더 자유롭게 학생을 선발하고 투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전 글에서 제가 "괴수들, 세계관 최강자, 먼치킨 등 들은 원래 아무때나 잘 갑니다."
라고 적은 것과 무관하지 않죠. 대학도 개별 주체로 본다면, 일반 지원자와 상황이 비슷한 겁니다.
하지만, 위 리스트는 대학이 종합대학의 성격을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경영대학을 예로 들어보면, INSEAD나 London Business School처럼 경영대학의 목적으로 가지고 출범한 학교는 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대학 순위만을 가지고 검색하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래서 많은 유학 희망자들이 보통 단과대 별 리스트를 다시보라고 권유를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의 성격에 따라 이 지표의 가중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학의 목적이 학계에 남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까지 고민하는 학사/석사 학위를 목표로 하는 거라면 위 순위 리스트를 조금 더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동문 네트워크가 규모의 측면에서 힘을 발휘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학교 랭킹 -> 단과대 랭킹 -> 분야 랭킹 순으로 탐색해보세요.
좋은 지도 교수님을 찾아보자... 어떻게요?
이건 비단 유학 준비생을 위한 부분은 아닐거 같네요. 하지만, 지도교수가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석/박사 지원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취업이 목표인 석사 과정의 경우는 좀 더 연관성이 낮을 수 있지만요.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는 건 모든 학생들에게 중요한 문제니까요.
우선, 앞서 제시된 좋은 학교에 좋은 교수님들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돈도 많이 줄 수 있는 여력도 되고, 좋은 학생들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이 되기 때문일 텐데요.
하지만, 순위가 좀 낮더라도, 좋은 교수님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Ratemyprofessor...가 아니라 저희에겐 연구 출판된 논문 리스트겠죠.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예전에 적었던 글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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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부생 때,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는 좋은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성적 잘 주는 강사분들 수업을 듣고 성적표에 A+ 하나 남기면 머리에 안 남아도 그냥 저냥 만족했거든요. 요즘도 학점이 취업에 엄청 중요하기 때문에 저같은 후배님들도 많으실 거 같습니다.
다만 교환학생 때만큼 이라도 해외에서 대가들의 강의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일차적으로 배우는 게 다를 것이고, 그런 수업을 듣는 해당 학교의 재학생도 동기부여가 상대적으로 더 된 친구들인 거 같아요. 그런 친구들을 사귀면서 서로 배우는게 많을 겁니다!
전공에서 좋은 분들을 잘 모르시겠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Faculty List를 검색해보세요.
Assistant Professor (조교수), Associate Professor (부교수), Professor of 전공명 (정교수) 이런 식으로 나열된 분들 중에 특이한 타이틀이 있을 거에요. 예를 들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시카고대의 리차드 테일러 교수님은 Charles R. Walgreen Distinguished Service Professor of Behavioral Science and Economics라는 길고 긴 타이틀이 있는데, 학교에서 후원이 들어오면 보통 성과가 좋은 분들에게 후원금을 연구비로 지급한다고 합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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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강조하지만, 박사생들에게는 지도 교수가 인생의 97% 정도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으니,
좀 더 세세한 탐색이 필요합니다. 다른 예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 더 친숙할 수 있는 보기입니다.
코넬대학교의 박영훈 교수님은 2011년부터 2014년동안 AMOREPACIFIC Professor of Management셨습니다. 지금은 Sung‐Whan Suh Professor of Management시네요. 기부자 이름을 딴 경우겠죠.
(서경배 현 회장님께서 코넬 MBA를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문이 중요한 이유랑도 연결되는 예시라서 가져왔습니다. 기업도 친숙해서 직관적일 수 있는 예이구요.)
본의 아니게, 시카고와 코넬처럼 좋은 학교를 예로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직관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려다 보니... ㅎㅎ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구를 활발히 하시는 교수님께 학교 재원을 재투자합니다.
그건 여러분이 지원하시는 대학과 단과대도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더 열심히 알아보세요. 여러분의 N년을 책임 질 곳인데 대충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끝으로, 유학 어렵습니다. 앞으로 2~3년은 더 어려울 겁니다.
자꾸 이런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해줘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가비지 타임 이라는 네이버 웹툰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을 가져와보려고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영국의 Lancaster 대학, 네덜란드의 Erasmus 대학, 노르웨이 가장 큰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비즈니스 스쿨) BI Norwegian 경영대학에서도 지원자가 늘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취업이 어려워서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는다는 이야기는 저만의 뇌피셜이 아니었던 것으로... 한국의 대학교도 상황은 비슷하거든요.
가설이... 계속 데이터로 검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면서 글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Admission을 위한 글 입니다.
2021년 공식 레터가 발급 된 순간 적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어디를 갈지 정하진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3월 1일 오후 13시 21분
여섯번째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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