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미국 아이비리그 졸업생입니다. 그런데 다시 태어난다면 십중팔구 미국이 아니고 옥스브리지로 진학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고등학교때 영국 교육과정과 전혀 다른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영국으로 바로 가면 커리큘럼 적응 문제가 더 심했겠지만, 만약 기회가 되다면 A레벨을 보고 영국에 가겠습니다. 그 이유는
(1) 입시차별: 미국은 동북아시아인 (한중일)에 대한 입시차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심하다고 하면 심한 편입니다. 과장 좀 보태면 백인이었다면 하버드 갔을 아이가 유펜, 코넬 합격해서 가는게 현실인 것으로 저는 보입니다. 이 때문에 레벨이 더 높은 학교를 가서 나중에 name recognition을 받는 것 자체가 영국 대학이 유리합니다. 옥스브리지 vs 코넬 비교하면 당연히 코넬은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 보면 이해하기 쉽죠)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인 차별은 미국에 가서도 계속 되는데, 교양있는 사람이라면 나를 눈에 띄게 괴롭히는 사람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주류로 끼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물론 졸업해서 크게 성공하면 말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2) 4년 vs 3년: 젊을 때는 하루빨리 대학원에 진학하든 취업을 하든 하는게 유리한데, 미국은 쓸데없이 1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손해입니다. 그래서 영국은 4년째 MSc까지 하고 졸업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1년의 여유를 백수로 지내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3) 어차피 미국 취업도 좋은 곳 가기는 힘들다: 통계적으로 뒷받침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느낌상으로는 미국이 워낙 나라가 넓고 기업도 많아서 취업기회가 더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것 같습니다만, 탑20+3.6/4.0 이상의 학점이 아니고서야 미국의 좋은 직장을 잡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서도 외국인을 뽑기 망설이는 기업은 차고 넘칩니다. 같은 실력이면 백인을 뽑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웬만한 미국 중소기업 가는 것과 한국 또는 영국에서 취업 하는 것은 월급이나 대우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서구의 기업문화는 개인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그 쪽이 더 나을수도 있지만요. 예외적으로 CS전공이시면 미국은 여전히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학교 이름도 인문사회계열에 비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