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인문박사 쪽 지원하고있는 미국 터미널 석사생입니다 (한국 학사).
제가 생각하기에 인문 쪽은 정보도 많이 없고, 특히나 제가 일반적 박사과정으로도 좀 일찍 인터뷰 한 것 같아서 후기를 공유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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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eparation
저희 분야 탑 티어인 아이비 학교로 부터 지난 주 월요일에 인터뷰 제의가 왔구요 (새해 초부터 열일하네요). 오늘 아침 비디오 컨퍼런스 콜로 인터뷰했습니다. 맨 처음에 메일 받았을 때는 POI 중 한명으로부터, '우리 서브 필드 커미티를 대표해서 메일보내. 너랑 다음 주 중으로 너의 연구에 대한 것과 그게 우리 학교 프로그램의 컨텍스트에서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지를 얘기하고 싶어. 대충 40분 정도할거야' 라고 왔고, 전 바로 그 날로 거기에서 준 옵션 중 하나를 골라서 인터뷰 잡았습니다.
사실 우리 분야가 인터뷰를 잘 하는 분야는 아니라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일단 친구들 확인하니 1차 1.5배수- 2배수로 shortlist에 든 걸로 정황상 파악을 해서 좋은 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SOP쓰는데 거의 4달 동안의 시간을 거쳤고, 연구 주제 자체는 자신있었기 때문에 지난 한 주 동안은 탑초이스였던 이 학교의 교수들과 학교에 연계된 연구센터들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을 했구요.
어제는 하루 종일 간단하게 다섯가지 질문에 대해서 대비하고,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가볍게 외웠습니다.
1. 자기소개 간단하게 해줘
2. 왜 우리 학교니
3. 혹시 너가 하려는 연구프로젝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줘
4. 최종 목표가 뭐니
5. 너가 있는 학교 말고, 우리 학교로 지원하는 이유는 뭐니 (제가 미국이라서 특별히 대비)
특히 1-3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되, 외우는 건 딱 필요한 부분만 간단하게 외웠습니다. 어차피 전 외우는 머리가 없어 기억도 못하고, 이것 저것 써두면 머리만 복잡해져서 헛소리하거든요. 특히 제가 신경쓴 부분은 제 연구 프로젝트를 아주 명확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의 코어 패컬티의 퍼블리케이션을 간략하게, 하지만 내 연구랑 연결되게 외우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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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Interview
오늘 낮에 인터뷰 진행했구요. 5명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아주 환대해주었고, 좋은 의도로 좀 더 연구를 알고 싶어서 인터뷰한 거라고 합니다 (물론 이게 합불을 결정하겠지만).
정확히 1을 먼저 물어봐서, 준비한대로 제 아카데믹 배경과 현 연구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의외로 바로 3으로 갔습니다. 그 때 속으로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이들은 제 어플리케이션 다 읽고, 후보자들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2명을 추천한 후에 고득점자가 인터뷰를 한 거니, 저를 뽑은 사람이 다수라는 의미이고, 일단 제 연구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겠죠.
'당연히 3이 메인 이구나. '
실제로 인터뷰를 40분 동안 했는데, 25분 동안 3번만 얘기했어요. 너의 framework를 좀 더 설명해달라. 어떤 방법론을 쓸거냐. 이게 이전의 연구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냐. 실제로 5명 모두가 관심이 가장 많은 부분은 이 질문으로 정리되던 것 같습니다.
교수 1 : "일단 너가 연구하려고 하는 XX 너무 좋고, I was deeply impressed by it. 너의 연구가 우리 학문 분과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겠니?"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 질문은 일단 내 연구가 어떤 차별성이 있는 지도 제대로 알고, 현 우리 분과의 학문적 트렌드도 알아야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전 운이 좀 좋았습니다. 왜냐면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스크립트 쓰는 거나 교수 연구이력 조사하는 게 재미없어서 (전 외우는 거 끔찍히 싫어함), 그냥 제 분야에 최근에 나온 책들 리뷰읽고 몇 챕터 읽고하면서 시간 때웠거든요. 사실 어제 오늘 뒤늦게 인터뷰 준비하면서, 여유부린 과거의 나를 저주했는데, 오늘 이 질문에는 제 지난 일주일 간의 공부 덕분에 나름 잘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대충 "요즘 XX를 Y 주제 (제 학문분과보다 큰 단위)와 연결시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정작 XX랑 Z(우리 서브필드)를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별로 없었던 거 같다. 내 연구가 이 부분에서 좀 더 breadth를 더하는데 도움이 될거야라고 답했습니다." 반응 나쁘지 않았던 거 같아요.
혹 이 글보시는 인문사회쪽 박사 지원자 분들은, 이 부분까지도 간단하게 두 문장 정도는 준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실제로 인터뷰 후에 5명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땡큐 노트를 보냈는데요 (어떻게 보냈는지는 밑에 설명드릴게요) 답장이 3개가 왔는데, 3명 모두가 그 짧은 답장에서 니 연구가 우리 학문 분과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라는 멘션이 있었거든요. 얼마나 탑 프로그램들은 originality랑 아카데믹 트렌드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신경쓰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만약 여력이 되신다면 이 부분까지 준비하시면 조금 더 완벽한 대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쨋든 인터뷰 막바지에 가서 2를 한 교수가 물어봤습니다. 준비한대로 교수의 가장 최근 연구를 인용해서 제 연구와 연결지었고, 이외에 학교의 연구 resources들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거 있냐고 물어봅니다. 제 인터뷰 학교가 TMI 스타일이라 필요한 모든 정보는 찾아보면 다 나오는 학교라, 정말 찾아도 나오지 않던 거 딱하나 물어보았습니다. Advising systems에 대해서 물어봤고, 교수들이 흡족해하면서 자기 학교에 특징이라면서 블라블라 설명해주었습니다.
이후 잘 인사하고 인터뷰 마쳤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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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땡큐 노트 보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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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Follow-up
통계적으로 인터뷰를 한 사람 중 10프로만 땡큐 노트를 보낸답니다. 물론 이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교수들에게 내가 얼마나 serious하고 passion이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전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떨어지면 왜 떨어질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교수들이 있습니다. 엄청난 기회이죠. 꼭 땡큐 노트 보내세요. 당일에 보내세요. 압니다 지치시고, 이제 긴장풀리셨죠. 그래도 오늘 중에 보내세요. 여러분에 대한 기억이 다른 네이티브 지원자에 대한 호감으로 상쇄되기 전에요.
타이틀은 : Thank you, Prof. X,
메인 바디는 Dear professor X로 시작해서. 인터넷 찾으면 나오는 템플릿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전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서, 5명 모두에게 개별화된 땡큐 노트를 보냈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가뜩이나 기운 없는데... 하지만 여러분 매 순간 순간이 인터내셔널에게는 테스트이자 기회입니다. 단 하나의 기회도 헛으로 넘기지 마세요. 인터네셔널이 미국에서 살아남는 건 전쟁입니다. 그러니 꼭 개별적으로 땡큐 노트 보내세요.
Paragraph 1은 공통으로 감사를 표하는 두-세문장.
Para2는 각각 교수의 연구 배경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 indirect하게 적었습니다. 굳이 SOP 재탕하는 식이되면 안되니, 내 합불 여부를 떠나서 니 연구가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고, 직접 통화하니 참 좋았다라고 쓰면 됩니다. 특히 인터뷰 중 격려를 해주거나 칭찬을 해준 사람에게는 "In addition, I wanted to let you know that I’m extremely grateful about your encouragement and valuable comments regarding my doctoral project." 라는 문장을 더해서 개인적인 감사를 더했습니다.
para 3은 다시한번 고맙고, 더 필요한 정보가 있음 알려줘. 라고 쓰고 마무리 했습니다.
핵심
1. 땡큐노트는 8줄 넘으면 안됩니다(그냥 custom). 짧고 심플하게, 그 사람이 읽으면 짜증 안나게 쓰세요
2. Para 2를 통해서 개인적 어필을 마지막으로 하면 금상첨화. 이 학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통해서 얼굴 익혔으니, 이렇게 개인적인 감사를 표하면 다른 컨퍼런스에 가서 만나면 반갑게 이야기할 수 있겠죠?
자 이렇게 저의 second interview 가 마무리되었네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전반에 대해 개인적인 팁을 더 드릴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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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General Tips
전 이번이 첫 인터뷰가 아닙니다. 이미 크리스마스 시즌에 인터뷰를 했고, academic-settingd으로 다른 잡 인터뷰도 몇 번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1. Dress like it is an in-person interview.
비디오 콜이라면, 남자 분이시라면 자켓에 노 타이로 와이셔츠 정도라도 입으세요. 굳이 보타이 맬 필요는 없지만 자켓에 깔끔한 티 정도는 기본입니다. 진짜 대면 인터뷰라고 생각하세요. 보수적인 학교는 이런 거 신경쓰고, 드레스 코드에 대한 건, 과한 게 덜한 것 보다 낫습니다. 단정하게만 입으시면 되요. 예의를 갖춘다는 느낌을 주도록 하세요.
2. Find and have a clean room, a white wall (no distraction ) and good lighting where you sit.
장소가 중요합니다. 시선이 딴 데 가지 않도록 흰 배경에 온화하게 자리를 비추는 곳을 잘 찾으세요.
3. Test it, in advance.
미리 스카이프든 뭐든 꼭 테스트합시다. 친구한테 부탁해서 같은 앱 깔게 하고, 잘 들리는지 인터뷰 전에 확인합시다. 인터뷰 중 시그널이나 음성 문제 생기는 것만큼 귀찮은 게 없습니다. 또 당황하면 머리 백지되는 분도 많구요 (예를 들자면 나라던지, 나라던지...)
4. Do your homework. Speak Clearly. Don’t Ramble.
위에서 알려드린 것 같이, PHD인터뷰는 거의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건 준비하고 갑시다. 특히 프로그램이랑 관련된 부분은 정보를 정확히 알고 인터뷰에 가야해요. 인터뷰가 시작되면, 아는 한도 내에서 또박또박, 심플하게 말하세요. 주절주절거리면 오히려 맘에 없는 소리가 나오고, 그러면 정작 중요한 건 말 못하고, 쓸데없는 쪽으로 질문 들어옵니다. 이미 커미티는 여러분이 인터내셔널인 거 감안하고 인터뷰를 합니다. 정확히 클리어하게 말하면, 너무 대답이 짧다고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5. Prepare at least two good, insightful questions about the program.
인터뷰가 마무리될 때 패컬티가 혹시 궁금한 거 있냐 물어볼 겁니다. 좋은 질문 두 개를 준비하세요. 시간이 되면 두개, 대충 체력이 딸리거나 되었다 싶으면 하나만 물어보면 됩니다. 여기서 팁은, 웹사이트에 떡하니 적혀있는 건 물어보지 마세요. 좀 더 여러분이 확실히 프로그램을 조사했군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질문을 준비하세요. 물론 펀딩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물어보셔도 됩니다. 하지만 탑프로그램이라면 펀딩은 보장된 수준일테니, 좀 더 아카데믹 세팅이랑 관련된 걸 물어볼 수 있겠죠.
6. 마지막 팁이자, 가장 중요한 팁입니다.
비디오 콜이라면 컴퓨터에 스크립트 띄어두지 마세요. 볼 생각도 하지 마세요. 다 보여요.
보통 요즘은 학교마다 교수들이 비디오 컨퍼런스 콜하는 룸이 따로 있어요. 그말인 즉슨 나는 랩탑 스크린으로 교수들 얼굴 보지만, 교수들은 프로젝터 스크린에 이따시 만하게 내 얼굴이 떠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치팅하면 다 보입니다. 그냥 보여요. 알아요.
여러분. 어차피 도움도 별로 안됩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integrity 를 의심하게 될 겁니다. 준비할 때까지 준비하고, 들어갈 때는 홀가분 하게 들어갑시다. 하지만 혹시나 걱정이 된다면, 딱 한가지 준비할 수 있는 게 있어요. 만약 화이트보드나 블랙보드를 랩탑 뒤에 두고 인터뷰 한다면, 화이트보드에 가장 중요한 거 몇 개를 크게 적어두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정확한 프로그램의 이름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중요함) , 인터뷰하는 교수들 이름, 중요한 퍼블리케이션 하나, 연구주제 키워드 이렇게 크게 써놓고 인터뷰했습니다. 정작 본적은 없지만, 혹시나 교수 이름이 기억 안나거나 연구 타이틀 이름이 가물가물할 때 살짝 볼 수 있겠죠.
혹 질문이 있다면 남기면, 여력이 된다면 답변 드릴게요.
모두들 이제 인터뷰 시즌입니다. 모두 힘내시고, 긍정정 마인드를 유지합시다. 잘 될 거에요.. Gradcafe는 하루에 2회 이하로 들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