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after that he (she) will go on to get a phd in philosophy from harvard, because, you know, a master's from cambridge is worth so much.
> > 2009-07-06 02:14:40, 'opime'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댓글을 잘 보았습니다.
많은 관심을 보여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여러 조언이나 지적을 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무 응답 없이 넘어 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여기 다시 대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은 너무 산만해서, 새 글로 한꺼번에 정리를 하려구요^^;)
먼저, 제가 여쭤본 것 이외의 대답이 매우 많았는데, 질문을 분명하게 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요지를 분명히 하면서, 여러분의 조언에 대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1. 가장 많은 답변이 "돈 없으면 그냥 가지 마라. 돈 없는 유학이 얼마나 힘든데" 였던 것 같습니다.
실은, 학비를 못 내면, 안 가는 게 아니라 아예 못 가는 거죠. 저를 포함해서,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너무 당연한 말씀들을 하시는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원글의 요지는 '돈이 없어서 못 갈 지경인데, 제 상황에서 어떻게 학비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요?' 였습니다. 저는 실은 여러분의 많은 현명한 답변을 기대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셨던 분도 많을 테고, 또 저보다 훌륭한 분들도 많으실테니, 이런 상황에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아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는 그걸 여쭙고 싶었습니다. (예를들어, 댓글 이외의 방법으로 제게 어떤 분이 귀중한 정보를 알려 주셨는데, 영국 한인 사회에 문의를 해 보라고 하셨더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장학재단 추천과 같은 것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종류의 정보를 주신 분이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제가 막내동생같다고 대출을 받으라는 "ㅇㅇㅇ" 님, 리서브미션을 하라는 "힘내세요" 님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지하게 고려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영국 석사는 굳이 많은 비용을 치르고 갈 메리트가 없다. 그러니 가지 마라" 라는 조언에 대해서.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처럼 석박통합과 석사과정을 따로 운영하는 경우, 확실히 석사과정은 박사과정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져 보입니다. 하지만 영국(적어도 캠브리지)의 경우, 박사과정생을 자기학교 외부에서 거의 뽑지 않습니다. (도제식 교육방식탓에, 함께 지내보지도 않은 제자를 받는 것을 꺼리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박사과정생을 자기학교 석사과정생중에서 뽑고, 그렇기에 캠브리지 박사가 되기위해서는 우선 석사과정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캠브리지 석사 학위 자체가 목적이 아닌 것이죠.
심지어, 캠브리지 석사 자체가 목적이라도,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간다면 생활비는 여기 서울에서 자취하는 거나 크게 차이 없고, 학비는 2000만원이니, 한국 대학원 보다 약 천 만원 비싼 정도 입니다. 결국 천 오백만원 정도 더 내고, 캠브리지 석학에게 배우고, 거기서 추천서도 받을 수 있으며, 어학연수도 할 수 있는데다가, 캠브리지 석사학위가 미국 탑 스쿨 입학에 sky 석사학위보다 한층 더 유리하다면, 천 오백만원 정도 더 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사정을 고려하시고도 여전히 메리트가 없다고 조언해 주실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히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설득력이 있다면 안 가겠습니다.)
3. "돈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너의 불찰이다."
지금 저의 불찰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렇게 지적을 하시니 답변을 하겠습니다. 저는 굳이 불찰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면에서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지원을 하는 것은 어차피 쉽지 않고, 실은 저는 일단 붙고 나면 구해 볼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닌데 계속 돈을 버느라 유학 지원이 늦어지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합격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었고요.
설령 제 불찰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그것을 따지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는 별 실익이 없을 듯 합니다. 물론, 내년재 지원을 위해서 지금 다시 돈을 버라는 말씀은 신중하게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4. "옥스브리지 석사는 아무나 간다, 합격 남발이다, 옥스브리지 석사는 학교 돈 장사다, 옥스브리지는 미국 주립대 수준이다." 라고 조언해 주신 분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제 질문에 이렇게 답변하시는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쉽게 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면, 2에서 제가 대답했듯이,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제 생각을 고려하시고도 의미가 없다는 분들의 조언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굳이 이런 말을 더 쓰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계속 답변을 하자면, 캠브리지에서는 전 세계에서 매년 12명 정도 뽑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게 굳이 남발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장사라고 생각치도 않는데, 1년에 2000만원 학비가 솔직히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고, 정말 장사라면 더 비싸게 많이 팔지 않았을까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도 많은데.
설령, 남발이고 장사라고 하더라도, 2에서 말씀드렸듯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다면, 못 살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위를 다매하기 때문에 옥스브리지가 정말 허접한 학교라면, 살 가치가 없겠죠.)
굳이 제게, '넌 미국 주립대 수준에 아무나 가는 애들 중 하나일 뿐이다' 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신 이유가, 혹시 제가 여러분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렸기 때문이라면,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합격 잘난체 처럼 보일까봐, 제게 과분한 행운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었는데도 불구하고, 저 때문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그런 분들은, 저보다 훨씬 좋은 학교에 장학금 빵빵히 받고 가시기 진심으로 바라고,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을 부디 너그럽게 보아 주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s 그밖에 제게 조언해 주신 분들 중 제가 여기 답변하지 못한 게 있다면, 감사하고, 죄송하고, 나중에 다시 또 쓸 수 있으면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