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 여고, 여대를 졸업한 나로서는 대학생때 당연히 20대 중& 후반이 되면 결혼
을 하고 어느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줄 알았다. 하지만 나만의 결혼관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그리고 외국으로 공부를 하러 나갈 결심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뜻하지 않게 흐르게 되었다. 20대 중후반을 외국에서 보내고, 연애보다는
공부 (오해하지 마시길, 공부만 하는 타입은 아님)에 매진하고, 여행도 다니며 혼
자임을 즐겁게 누리고 한국에 왔을때, 난 이미 타인의 시각에서는 소위 말하는 계
란 한판을 꽉 채운 처자에 불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결혼은 당연히 해야하고 사
랑하는 사람의 닮은 아기를 낳고 싶다는 소위 말하는 결혼에 대한 막연함이 있었
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마도 재작년부턴가 굳이 결혼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아마도 주위에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이 정말 눈물나게 부러워 보
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익명의 글 및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결혼의 현실이 '그래.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면 어때?' 이런 다소 씨니컬
한 결혼관을 갖게하는데 은연중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소위 30대 후반 싱글들이 내 주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 언니는 캐나
다에서 일하면서 잘 살고, 누구 선배는 싱가포르에서 잘 살고, 누구 오빠는 캐나다
로 스키 타러 다니고..이렇게 그들은 그들만의 인생을 즐기고 있었고(사실 그들의
진짜 내면의 삶 및 외로움은 알지 못하겠지만...), 난 그들의 생활을 보면서 결혼에
대해서 좀더 자유롭게 생각을 갖게 된것 같다. 하지만 요즘에 생각들이 조금씩 달
라지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40대에 만나게 되면 그때 결혼하지 뭐..다소
낙천적인 생각을 가졌던 나는 '과연 인연을 만날수 있을까?'라는 좀더 회의적인 생
각을 갖게 되었고, 결혼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이였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래! 결혼하자! 이런
생각을 확고하게 갖게 된건 아직 아닌것 같다. 다만 내 인연을 만났으면 하는 바
램을 좀더 간절하게 갖게 되었다는거. 하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그런 인연 (조건이
아닌 그 사람 그 자체의 내면)을 만날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를 아는 언
니와 나눴더니 그 언니의 친구는 이제는 헤어짐을 대비하여 사랑을 어느정도까
지 주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얼마나 아이러닉한가? 사랑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헤어짐으로 인한 상처를 최소화 할수 있는 마음의 대비를 한다는게...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할지언정,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연애를 하되 아픔을 최소화 할수 있는 방법을 터득
한다는거..마음 아프지만 그런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하나? 딜레마다. 다
만 최소한 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연인을 만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더하기) 제 글에 대한 건설적인 피드백은 듣고 싶지만, 그냥 제 글과 단어 하나
로 인한 비난은 정중히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