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가정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해 여기 사람들이 올리고있는 예상치못한 글들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게되네요.
더군다나 그 글들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틀림없이' 2~30대로 젊으며, 역시 거의 틀림없이 고교이상 수준의
충분한 교육을 이수하여 사회에 대한 이성적 지각이 가능한 사람들일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답답함은 무게를 더 하는것 같습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혼가정을 조사한 통계가 아닙니다.
또한, 나는 이혼가정의 자녀들이 더 가정에 대한 신뢰가 있고, 더욱 훌륭한 품성과 인성을 갖추고있더라..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말한대로 이혼 가정의 자녀들이 대조군에 비해 더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있고, 그것이 현실생활에 어떤 부정적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더 강하겠죠. 그건 상식입니다. 나도 그럴거라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런 통계가 있으니 앞으로 이혼가정의 자녀들보면 결혼도 하지말고, 같이 놀지도 말고, 따돌릴까요?
그들은 잠재적 이혼예비자들이니 결혼대상자로 생각하지도 말고, 설령 결혼한다해도 조만간 이혼할 각오하고 살까요?
도대체 왜들 그러나요?
그럼 통계조사해서 각 나라별로 범죄율 list만든후 상위 5개국 국가 사람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들이니 미리 경찰서에서 블랙리스트만들어서 감시하고있을까요? 조만간 범죄 저지를 사람들이니?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말하는게 뭔지 모르나요?
범죄자라고 예언자들이 말한다하더라도(설령 진짜 범죄를 저지를것이라 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범죄자가 아닌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혼가정의 자녀라고 하더라도, 이혼은 부모가 한 것이지, 그 자녀는 독립된 한명의 인격체이고, 자신의 인생을 살고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남에게 없는 상처를 경험했으니 주변에서 따뜻하게 위로해줘야 할 문제가 아닌가요? 거기다대고 이혼자녀들 통계가 어떻더라, 어둡더라, 결과가 안좋더라..이런 소리나 수군거리고 있어야 하는건가요?
사실 위로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이혼도 현대사회에서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이고, 그것은 주류사회에서의 다양함의 일부일 뿐이지, 더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닌것입니다.
그런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절대다수로 구성된 주류와 동일한 특성을 가지지 않으면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한국사회의 천박함을 여기에서도 보게되네요.
뭐 내가 이런 말한다고 대오각성할 사람들은 아닐테니 큰 걸 기대하지도 않지만, 참 답답하네요.
어떻게 '같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다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