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 50시간만 공부하기
1. 개요 및 간단 소개
우선, 저에 대한 간략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경영학부 4학년 생으로, 풀타임 인턴을 뛰면서 GRE 시험을 쳤습니다. 지난 5월 25일에 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한미교육지원단에서 GRE 시험을 치고 왔습니다. 지하 1층에서 약 오전 10시에 치러 들어가서 오후 2시 40분 쯤 끝난 것 같네요. 첫 시험입니다.
아래는 시험 결과입니다.
초고득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비벼볼 수 있는 성적이라 싶어, 추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저는 GRE 공부를 50시간 가량 했고, 특히 Writing은 모범답안을 읽어보기만 했을 뿐, 따로 첨삭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해x스 주말반으로 딱 한 달 다녔습니다. 다녀서도 숙제 한번도 안 했고요. (만약 했으면 더 잘봤겠죠..ㅜㅜ)
그래도 최소한의 공부만 하고도 저 정도는 받을 수 있다--를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저처럼 게으른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2. 공부후기
일단 시중에 상당히 많은 후기가 깔려 있는데, 거의 대부분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너무 겁을 준다
공부량이 엄청 많은 것처럼 묘사한다
한국 수험생 사이에서 GRE는 단어가 GR(지x)맞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Verbal에서 치를 떨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Writing 부분에서도 4.0 맞기 쉽지 않다 이런 말 많이 들었고
학원에 가더라도 다 저런 식으로 말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GRE는 제가 보기에 그 자체로 공부를 많이 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최대 100시간 이내면 됩니다. GRE만 따로 공부하는 시간은.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이렇게 공부한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I. 내가 어떻게 준비했는가
(1) 유명학원
너무 정보도 없고, 어디서할 지 너무 막막한데 독학하다가 독박쓸 것 같아 한달 반 수강.
주말반이어서 아침 10시부터 밤 9시 반까지 수업
학원: 강남 해x스
반: 주말집중반(형xx, 이xx, 민xx)
공부량: 학원 수업시간 12시간 *3.3 = 40시간 (마지막 날 수업 중간에 빠짐)
가격: 60만원 초반
후기
일단 너무 막막해서 학원을 다니긴 했는데 너무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맘에 안 들었습니다. 특히 writing 강사인 이xx은 저와 상극인 타입인 분이었습니다. 그냥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게 듣기가 너무 괴롭습니다. 말투부터, 말하는 내용도 그냥 다 싫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1교시만 듣고 2교시 중간에 수업을 쨌습니다.. 그분이 저한테 뭐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일단 그냥 너무너무너무 싫었습니다. 이유없이..(죄송합니다)
그래도 학원의 장점이라 하면, 일단 강제적으로 모의 문제를 보며 유형을 익히게 되고, 약간의 정보도 주고, 그래도 몰랐던 부분들이 수업 억지로 듣다보면 등장합니다. 이건 장점이긴 한데, 단점은 결국 하는 말이 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3번째 수업부터는 선생이 앞에서 뭐라하든 저는 그냥 혼자서 그 시간에 맨 뒷자리에서 문제풀고 오답풀이 했습니다.
한 40만원 하면 적당한데, 너무 비쌉니다.
(2) 학원 외 공부
내용: 학원 숙제 시간 (3시간) / 모의고사풀이 (3시간) / 기타 (4시간)
학원 숙제는 너무 하기 싫어서 결국 하다 말았습니다. 수학문제는 너무 쉬워서 풀다보면 자괴감 들고(상경계라는 점을 감안해 주세요), Verbal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집중하기가 힘들고, Writing은 동기부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다만 Verbal은 그래도 문제 풀다가 모르는 단어 나오면 외우고 그랬습니다.
모의고사는 중국 사이트 중에 무료로 모의고사 푸는 사이트 들이 있습니다. 거기서 Verbal하고 Quant 연습문제 각각 5세트, 3세트 풀어보았습니다.
기타로는 후기를 읽거나, Writing을 어떻게 쓸지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그랬습니다.
II. GRE 공부를 안 하고 GRE를 공부하는 법
GRE는 제가 보기에 결코 그 자체로 어려운 시험이 아닙니다.
Quant 부분은 날라다니는 분들 이미 많고요.
결국 Verbal과 Writing 문제인데, 이것도 너무 정도가 과장되었습니다. 시험 자체가 고난도거나 극악이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데 GRE 성적이 낮아서 고민이라면 두 가지 지점을 고려해보세요.
i) 영어문제
ii) 생각의 문제
i) 영어문제
저는 국내 토종이지만 그래도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게, 따로 영어공부를 이전부터 해왔습니다. 그래서 현재 IELTS 8.0을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9.0 / 9.0 / 6.0 / 7.5)
과거에 영어의 바다에 처음 뛰어들 때(대학 2학년 마치고) 미친듯이 텍스트들을 읽어대며, 단어들을 미친듯이 외웠습니다. 그때 많이 읽던 잡지가 Atlantic과 Economist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고급어휘를 무진장 쓰는 잡지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보니 대학시절 + 군시절 매일 미친 듯이 외웠던 그 단어들이, 결과적으로 GRE 단어였더군요. 학원에서 준 거만어를 보니까 이미 표제어의 80% 이상은 알고 있는 어휘였습니다.
거만어 달달 외우고, 이런 거 힘들지 않습니까. 재미도 무진장 없고.
관심가는 분야의 고급 잡지를 평소에 꾸준히 읽다보면 Verbal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고 봅니다. (Verbal 모의고사를 푸는 것보다 잡지를 하루에 3시간 읽고 단어를 외우는 게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
다만 당장 시험인데 저렇게 살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겠죠. 이래도 되나 싶고. 그래서 마음 편할 때, 당장 GRE 준비를 안 하는 학부 초반일 때 읽어 놓는 습관을 들이면 진짜 편합니다.
Writing도 마찬가지 입니다.
읽기를 많이하면 쓰기는 진짜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백날 첨삭받아봤자, 어차피 맨날 똑같은 수준의 글만 쓸 텐데 무슨 소용일까요.
결국 좋은 글을 겁나 많이 읽으면 해결 될 것 같습니다.
ii) 생각의 문제
GRE 쓰기에서 특히 많이 필요한 건데, 아마 대학원쯤 가려는 분들은 이 부분까지는 생각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뭐냐면,
그냥 평소에
기계가 우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간의 의식의 원천은 어디일까
우리의 정신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까
좋은 리더는 카리스마적이어야 하나
정치인은 민중을 생각해야하나
등등을 한번쯤 고민도해보고 사색도 해보는 것입니다. 각자 본인 전공분야가 있을 테니, 그런 쪽으로 생각해도 좋고요.
이런 고민을 평소에 즐겨 한다면, 쓰기 리소스가 굉장히 풍부할 겁니다.
이 부분은 거의 다 알아서 잘 하실 테지만,
정말 간혹가다 저런 생각을 단 한 번도 안하고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렇다면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글을 잘 쓰기 힘들겠죠.
iii) GRE 시험 공부
그 다음에 오는 게 진짜 “시험” 공부입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합니다. 영어 잘하고 논리도 잘하는데, 시험 유형도 하나도 모르고 가면 첨부터 잘하기 힘들겠죠. 제가 봤을 때 “GRE 공부했다”는 여기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좀 아쉬운 부분이 이겁니다. ㅠ Quant ㅠㅠ 그리고 저는 아직도 뭐가 TC고 뭐가 SE인지 모릅니다 ;;)
하지만 흔히들 iii)이 주가 되고 i) / ii)는 뒷전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죠..
고득점자들은 따로 말은 안 해도 i)/ii)가 받쳐주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iii)만 해서 뒤엎으려고 하면,, 그러고 싶어도 잘 안 되는 겁니다. 결국 학원에 돈만 갖다 바치는 꼴이 되는 거죠.
물론 초고득점 하는 굇수(!!)분들은 i) ii) iii) 다 완벽하시지만
저처럼 게으르고 시험 공부를 극혐하는 분들은 i) ii) 테크만 타도 제 성적은 나올 거라 믿습니다.
결국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는 시험이라는 점.
희망이 되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