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오늘은 제가 프라하에서 제일 좋아하는 맛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 프라하 1구역에 위치한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Strahov Monastery Brewery)'입니다!
수도원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다니,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세계 1위인 나라 체코답죠?
이곳이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 입구예요.
생각보다 입구가 작아요.
그래도 청명한 하늘 아래 반짝이는 조각상이 참 멋져 보이죠?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1143년에
플라디슬라프 2세에 의해 지어졌어요.
성 노버트(St. Norbert)가 설립한 프레몬트레 수도회(Premonstratensians)의
소속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었다고 해요.
이곳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촬영지인 도서관과
미술관도 있다던데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어요.
입구에서 따로 입장권을 살 필요는 없고
그냥 입구를 통과해서 들어가면 됩니다.
그래로 쭉 걸어들어오면
왼쪽에 붉은 지붕과 함께
바닥에 놓인 작은 간판이 보일 거예요.
건물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술통이 너무 귀엽죠?
아래에 쓰여진 Pivovar Strahov는
체코어로 '양조장 스트라호프'라는 뜻이에요.
체코어로 Pivo가 맥주거든요.
작은 간판 앞에 스트라호프 양조장의 입구가 있어요.
이렇게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와 음식을 즐길 수도 있으니
햇볕 좋은 따스한 날에는 밖에서 식사해도 좋을 것 같아요!
코로나 이전에는 웨이팅도 있던 모양이지만
저는 아직까지 웨이팅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어느 시간대에 가든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성수기에는 기다려야 할 수도 있겠네요.
미리 많이 먹어둬야겠어요!
이곳을 가로질러 왼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바와 작은 자리가 있어 이곳에서 식사해도 괜찮고,
좀 더 넓은 곳에서 밥을 먹고 싶다면
오른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저는 양쪽 모두에서 먹어봤는데
왼쪽 공간은 조용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은 공간이다 보니
사람이 금방 차서 자리가 없을 때가 있어요.
오른쪽 공간은 2층짜리 건물이라 비교적 공간이 넓어요.
그리고 여러 명이서 올 때 앉을 자리도 넉넉하죠.
그렇지만 소리가 울리고 조금 시끄러운 감이 있어요.
저는 주로 혼자 오는데다 시끄러운 게 싫어서
주로 왼쪽 공간을 이용하고 있어요!
자리가 찼을 때에만 오른쪽에서 밥을 먹는 거 같아요.
그럼 이제 메뉴를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이곳에서 처음 먹은 메뉴였어요.
프라하에 놀러온 친구와 함께 이곳에 방문해서
뭘 먹을지 고민하던 중에
옆 테이블의 부부 앞에 놓인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따라 주문했어요.
체코인 부부였기에
'현지인 픽이라면 실패는 없겠다!' 생각한 거죠.
이 음식의 이름은 '스테이크 타르타르(Steak Tartar)'예요.
익히지 않은 쇠고기에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여러 양념을 곁들인 요리예요.
우리나라에서 먹는 육회와 비슷하죠?
식감은 굵게 썬 육회에 비해 잘게 썰려있어서
좀 더 부드럽고 양념 맛이 진해요.
타르타르는 체코에서 많이 먹는 요리 중 하나라
웬만한 레스토랑에 가도 꼭 있는 메뉴예요.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몇 차례 타르타르를 주문해 먹어봤는데
제 입맛에는 이곳의 타르타르가 제일 맛있었어요.
양파를 넣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어요.
저는 양파 무지 싫어하거든요.
먹는 방법은 간단해요.
먼저 노른자와 양념을 타르타르와 함께 버무리고
같이 나온 튀긴 빵 위에 마늘을 간 후에
타르타르를 발라 먹으면 돼요.
저는 원래 빵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곳의 튀긴 빵은 타르타르랑 환상의 궁합을 자랑해요.
그렇지만 빵 끝이 조금 딱딱하니
이가 약하거나 교정 중이신 분들은
잘라내고 드시는 걸 추천해요!
다음 메뉴는 '폭립'입니다.
한국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볼 수 있는 익숙한 메뉴죠.
이곳의 타르타르는 세 가지 소스가 함께 나와요.
왼쪽부터 자두 소스, 칠리 소스, 타르타르 소스예요.
립 자체에도 양념이 잘 배어 있지만
함께 나온 소스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어요.
양조장에 왔으니 맥주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죠?
제 부전공이 또 소맥학과거든요.
Anniversary Lager
이 맥주는 프레몬트레 수도회 창립 900년 기념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밝은 색깔에 아로마 향이 강한 게 특징이에요.
맛도 강하지 않고 가벼운 느낌이었어요.
Amber Lager
설명대로 정말 중간 정도의 쓴맛과 바디감이 느껴져요.
색깔은 그림보다 좀 더 밝은 편이에요.
Sakura Amber Lager
이름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일본 벚꽃잎이 더해졌다고 하는데
정말 꽃향기같은 향이 느껴져서 새로웠어요.
맛은 달다고는 못 느꼈지만
씁쓸한 맥주 맛과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시원한 느낌을 더해줬어요.
IPA
이 맥주는 아직 맛보지 못해서
제 의견은 들려드릴 수가 없네요.
설명에는 진하고 향긋하며
균형 잡힌 몰트 바디와 강렬한 과일 홉 향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Smoked Porter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예요!
저는 평소에도 코젤 다크나 기네스같이
흑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이거든요.
은은하게 초콜릿 향이 감도는
쌉싸름한 맛의 흑맥주예요.
One Last Beer
Triple IPA
이곳에서 가장 비싼 맥주예요.
그래봐야 300ml에 90코룬, 한화 4,500원 정도지만요.
이곳의 맥주 중 가장 도수가 높은 맥주이기도 해요.
진하고 강한 알코올이 특징이어서
조금 센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드셔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에 소개한 이 맥주로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하는 디저트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바로 맥주 아이스크림이에요.
이름만 들어도 생소하죠?
호기심에 처음 시도해 보았는데
너무 맛있어서 이곳에 올 때마다 꼭 주문하는 디저트예요.
식감은 샤베트와 아이스크림의 중간 느낌이고,
맥주의 톡 쏘는 맛과 향이 아이스크림과 시원하게 어우러져요.
맥주 맛이 부담스럽지 않게 은은하게 느껴져서
색다른 맛을 경험해볼 수 있어요.
자,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었으니
날 좋은 날에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수도원이 언덕 끝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이 길을 걷다 보면 프라하의 멋진 전경을
내려다볼 수가 있어요.
푸른색 색채로 칠해진 하늘 아래 부드럽게 피어난 뭉게구름과
붉은 지붕들 아래 생동감있게 자라있는 봄의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답지 않나요?
이곳에서 프라하를 내려다보면
이 아름다운 도시가 다 내 것 같아 마음이 풍족해져요.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여행의 벅차오름을 한껏 느낄 수 있죠.
오늘 보여드린 칼럼도 여러분 마음에 드셨나요?
프라하에 있는 동안 인생 맛집과
이곳에서 일어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 드릴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