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제가 교환학생으로 있는 튀빙겐대학교는 이제 개강한 지 2주도 되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교수님들이 매주 과제를 내주셔서
본의 아니게 벌써부터 과제에 파묻혀 사는 중입니다…ㅎㅎ
그래도 2년 만에 대면 수업을 나가니 뭔가 설레는 맛도 있고, 진짜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칼럼은 개강을 맞아, 교환학생 신분으로 독일에 살면서 친구를 사귀는 법을
제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공유하려고 합니다 :)
궁금하신 점이나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1. 교환학생 대상 프로그램 참가하기 (feat. 튀빙엔대학교의 경우)
(1) 정규 학기 개강 전 코스
● Deutsch Kompakt Kurs:
→ 5주간 매일 수업을 하는 독일어 어학 코스
→ A2단계 이상부터 수강 가능
→ 중간에 N박짜리 여행도 다녀옴
→ 수료 시(시험, 발표, 과제 등 조건이 꽤 많음) 학점과 수료증을 줌
● Start Kurs:
→ 3주간 매일 수업을 하는 독일어 어학 코스
→ Kompakt Kurs와 마찬가지로 A2단계 이상의 독일어 실력을 증명해야 수강 가능
→ 튀빙겐 근처(슈투트가르트 등) 혹은 학교 근처(작은 마을 등)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옴
→ Kompakt Kurs처럼, 수료 시(시험, 발표, 과제 등 조건이 꽤 많음) 학점과 수료증을 줌
● Advisory Course:
→ 어학 코스를 수강하지 않은 교환학생들을 위한 4일짜리 학교 소개 코스
→ 여기서도 위의 어학코스들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다양한 활동들을 함
→ 내가 파견된 2022학년도 여름학기 기준, 위의 두 코스 각각의 인원이 약 40명 정도였는데 이 코스는 70-80명의 교환학생들이 수강
→ 위의 두 코스와는 달리 영어로 진행됨
(2) 개강 환영 행사
→ 개강 첫 주에 튀빙겐대학교의 학생단체 'StudIT'에서 신청자를 받아 진행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많음
ex) Kneipen Tour(바(bar) 투어), Café Brunch Tour, Hiking 등
→ 혼자 가도, 거기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기가 어렵지 않은 분위기
→ Kneipen Tour같은 경우는 인기가 많아 금방 마감되니 웬만하면 신청을 서둘러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가보니 별도의 제재 없이 다 들어오게 함
(3) Buddy & Tandem (국제처 & 독일어학당 관할)
● Buddy
→ 개념: 학교 국제처에서 매칭해주는, 튀빙겐대학교 혹은 튀빙겐에서의 내 생활 전반을 도와주는 친구
→ 버디는 그 활동을 통해 학점 인정을 받는다고 함; 즉 나를 성실히 도와줄 일종의 의무(?)가 있음
→ 친해지면 정말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후기를 많이 들음
● Tandem
→ 언어 교환 파트너(친구)
→ 학점 인정 등의 조건 없이, 순수하게 언어 교환을 원해서 본인이 직접 신청한 것이므로 보통 적극적으로 언어를 배우려고 함
(4) 한국학과 Tandem & AG
● 한국학과 Tandem
→ 위와 동일한 목적의 Tandem인데, 튀빙겐대학교 한국학과에서 한국학과 학생들과 매칭해주는 프로그램
→ 최대 2명까지 신청 가능, 한국학과 OT에 가면 서면 신청 양식을 줌(고민이 필요하다면 추후 메일로 신청도 가능)
→ 튀빙겐대학교는 한국학과가 있는 몇 안 되는 독일 대학교들 중 하나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고 함. 따라서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 친구들을 이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자주 볼 수 있음. 물론 이렇게 직접 매칭된 탄뎀들과 더욱 쉽게 돈독해지긴 함!
● AG
→ 한국어 교육 봉사 느낌의 활동
→ 매칭된 한국학과 1-2학기에 재학 중인 학생들 1-3명에게, 매주 동일한 요일 및 시간대에 2시간동안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는 것
→ 성실하게 활동 시 수료증이 나옴
2. 친구의 친구들과 만나며 친해지기 (한 다리 건너서 만나기)
본인의 친구(버디, 탄뎀, 그 외 누구든)와 밥을 먹을 때 혹은 시내보다 비교적 먼 곳을 갈 때(당일치기 여행 등) 각자의 친구들을 데려오게 되는 경우가 많음. 이때 친구의 친구와 아는 사이가 되거나 친한 사이가 되면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친구의 친구’ 찬스 잘 활용하면 좋다고 생각(저의 경우 지금 가장 친한 독일인 친구가, 제 한국인 친구의 버디랍니다ㅎㅎ).
3.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특히 독일 사는)을 온라인 상에서 찾아보기
좀 철 지난(?) 활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펜팔’처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플랫폼에서 미리 독일에 사는 한국어에 관심 있는 친구를 사귀어 놓으면 내가 독일에 갔을 때 독일 현지에서 펜팔 친구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그러면서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음.
나의 경우 펜팔이 아닌 ‘TANDEM’이라는 언어 교환 앱을 통해 만난 독일인 친구와 (물론 90%는 영어로 대화해서 언어 교환의 의미가 거의 사라지긴 했다) 독일에서 당일치기 여행도 갔다 오고, 밥/커피 약속을 하면서 계속 연락을 이어가는 중이다.
4. 플랫메이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해보기
부엌을 공유하기 때문에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친구들이 바로 플랫메이트들. 워낙 다수가 사용하다 보니(적어도 우리 플랫은 14명이 공유한다) 잘 맞지 않는 친구도, 비교적 가끔 만나는 친구도 있기 마련이지만 밥 먹는 시간대가 비슷하거나 왠지 모를 이유로 자주 보는 친구가 생길 것이다. 그럼 먼저 말 한 마디 거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와 앞으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가끔 피곤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친구들이 있으니, 알아서 눈치껏 말을 걸 것…
5. 같은 수업 듣는 옆 자리 친구에게 말 걸어보기
친구가 정말 고프면…내 안의 모든 외향성을 꺼내보자…그럼 친구를 사귈 수 있다ㅎㅎㅎ
옆 자리에 앉은 친구의 눈을 보며 Hallo! 한 마디 하는 것만으로도, 만약 그 친구가 나와 친해질 의향이 있다면 말을 틀 수 있다. 첫 한 마디가 어려운 거지, 웃는 눈으로 먼저 인사하는 친구를 마다할 학생은 없을 것이다. 더더군다나 누가 봐도 외국인인 우리가 먼저 인사하면 그들 입장에서도 외국인에게 느껴지는 거리감을 우리가 좁혀준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 관심 없는 학생인 경우를 제외하곤 마주 인사해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대화를 이어갈 때 이야기하기 좋은 주제를 추천해보겠다…나도 가끔 주제 찾느라 힘든 적이 있었기 때문에ㅋㅋㅋㅋㅠ
▷ 기본사항: 어디서 왔냐(독일인이라면 본가가 있는 곳을 대답할 것), 전공이 뭐고 몇 학기째냐, 공부는 할 만 하냐 등
▷ 기숙사 이야기: 어느 기숙사에 사냐, 너희 동에도 외국인 교환학생들 많냐, 기숙사 맘에 드냐 등
▷ 수업 이야기: 수업 힘드냐/과제 많냐 등, 개강하고 수업 들어보니까 이런 것들이 한국과 달라서 신기하다 등
위와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대화가 비교적 술술(?) 풀렸던 것 같다. 중요한 건, 대화 소재 고갈 시 ‘내가 느낀 점, 개인마다 다른 점’을 위주로 이야기하는 것. 예를 들면 기숙사는 각자 사는 동이 다르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아지고, 듣는 수업 얘기를 하면 이것도 마찬가지로 교수님마다/과목 특성마다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할 말이 많아진다!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생각보다 많은데요,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 때가 바로 교환학생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대신 '친구를 사귀어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히진 않으시길 바라요ㅠ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때, 그걸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적응하고 계신 거라고, 모든 교환학생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친구들과의 시간들이 녹아들어 있는 제 일상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친구와 산책하다가 너무 예뻐서 둘 다 넋 놓고 본 넥카강
친구와 등산하다가 본 뷰
친구와 넥카강 둑에 앉아서 저녁 식사
친구와 먹은 아이스크림
친구 자동차 타고 튀빙겐 근교 Hohenzollern 당일치기 (1)
Hohenzollern 당일치기 (2)
Hohenzollern 당일치기 (3)
Hohenzollern 당일치기 (4)
어학 코스(Start-Kurs)에서 친해진 대만 친구와 스페인 여행
어학 코스(Start-Kurs)에서 (다른 반이었지만) 친해진 미국 친구 + 그 친구의 친구들과 함께한 파리 여행
다음 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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