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린이의 교환학생 성장일지] #18 굿바이, 나의 베이징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유니딩입니다.
오늘은 저에게 있어서 조금 아쉽고, 슬픈 이야기로 찾아왔는데요!
바로 제 교환생활의 따스한 보금자리였던 [북경대, 그리고 북경과의 이별 이야기] 입니다.
지난 주 칼럼에서 제가 한국으로 조금 일찍 귀국하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던 거 기억나시나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난 5월 중순까지 북경 코로나 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북경대가 아니라 북경 전체가 봉쇄될지도 모른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교환생활을 조금 일찍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이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요.
학교가 봉쇄되고 나서 중국인 친구들이 먼저 고향에 하나 둘씩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어서 본과 친구들까지 한국으로 대부분 귀국하는 모습을 보니,
아쉬워도 안전을 위해 조금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귀국 결정을 내린지 3일만에 북경을 탈출해야했기 때문에
정말 정신없고 바쁜 3일을 보냈었는데요!
북경과의 이별을 준비했던 5월 23일부터 25일까지의 3일간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2022.05.23 :出京 D-3
지난 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조기 귀국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한국에 돌아가면 졸업, 진로문제 등 회피하고 싶은 미래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잠시나마 그것들을 잊게 해주는 북경에 남아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매일 진행되는 코로나 검사, 점점 심해지는 북경대 봉쇄 조치로 인해
이미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고, 북경 전체가 봉쇄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더해져
한국에 조금 더 일찍 돌아가는 것이 제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북경-인천 직항이 모두 끊긴 저에게 주어진 귀국 루트들은 정말 제한적이었습니다.
우선 제가 머물고 있는 하이뎬구(海淀区)의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각 성(省)이나 지역의 격리정책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북경을 함부로 나가면 격리될 수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북경-우한-인천 등의 루트로 귀국하게 된다면, 경유지인 우한에서 북경 하이뎬구에서
온 사람들을 강제로 격리시킬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ㅠㅠ
북경 탈출을 꿈꾸는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각 성의 격리정책을 알려주는 本地报를 통해
격리할 필요가 없는 지역들을 최대한 찾아보았고,
광저우/칭다오/항저우
등이 최적의 피난처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중 1일차와 3일차에 핵산검사만 하면 되고, 칭다오-부산 직항이 있는 칭다오를 피난처로 결정했고,
바로 出京(북경을 나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칭다오까지 이동하기 쉽게 겨울 옷들을 미리 한국에 부쳤습니다.
로켓배대지(배송대행)를
이용하여 짐을 부칠 수 있었는데요.
겨울옷을 가득 넣은 캐리어가 20kg 정도였는데,
북경-위해까지의 국내배송비 80위안, 위해-인천까지 배송비 350위안으로
총 430위안(=8만 6천원)을 지불했습니다.
또, 기숙사에 있는 물품들을 북경대 내 중고나라 톡방에 판매했습니다!
마스크, 스탠드 등 저에게는 필요없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할 물품들을 판매하면서
기숙사 짐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2022.05.24 :出京 D-2
북경 탈출까지 이틀 남은 5월 24일에는 북경-칭다오행의 까오티에高铁 표를 구매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기숙사 방 체크아웃(退房)을 신청했습니다.
우선 高铁 탑승권은 铁路12306이라는 앱을 통해 구매했는데요.
이 앱을 통해 기차표를 구매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에서 외국인들이 去哪儿旅行이나 C-TRIP 등의 여행앱을 통해 기차표를 구매하려면
기차표 첫 구매 전 가까운 기차역에 가서 직접 실명인증을 해야 위의 앱들을 통해 기차표를 구매할 수 있는데요.
기숙사가 봉쇄된 상황에서 기차역에서 가서 실명인증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유일하게 铁路12306 앱만이 외국인들도 앱 내에서 이메일 인증과 여권 인증을 거쳐
표를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铁路12306를 통해 표를 구매했습니다.
북경-칭다오 편도, 2등석
표를 335위안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표를 구매한 다음에는 칭다오에서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머물 숙소를 예약했는데요.
이때는 중국의 대표 여행앱인 C-TRIP과 去哪儿旅行을 사용하여 숙소를 알아보았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숙소를 예약할 때 사전에 숙소와 통화를 통해 꼭 확인해야 할 2가지가 있는데요.
1. 올해 초부터 중국에서 계속 머물렀던 외국인이 투숙 가능한지
(그냥 외국인이라고 그러면 방금 입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거절합니다)
2. 북경의
저위험 지역에서 갈 예정이며, 健康码(건강마)에 문제가 없는 경우 투숙 가능한지
(북경이 코로나 위험 지역이라 거절하는 숙소가 많기 때문)
숙소마다 전화하여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숙소를 성공적으로 예약했습니다.
약 일주일 정도 머물 숙소였고, 숙박비는 450元(=9만원) 정도였습니다!
칭다오에 가는 당일까지 숙소와 끊임없이 컨택하며, 투숙에 아무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답니다.
2022.05.25 :出京 D-1
아쉽게도 북경과 북경대에서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기숙사 짐정리를 완료했는지 학교 측에 검사 받고,
정 들었던 친구들, 북경대와 마지막 시간을 보냈는데요.
친구들과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제가 가장 애정했던 중문과 건물을 눈에 담고,
저희의 흔적을 남기고 왔답니다..ㅎㅎ
북경대 내 기념품 샵에 들러 마지막으로 과잠이랑 졸업가운도 입어보았어요!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사실 마지막이라는게 잘 실감이 나지 않더라고요!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북경대에 다시 들어올 일이 없을 것이라는 걸 머릿속으로는 인지하고 있지만,
4개월 동안 매일 걷던 곳이다보니 내일도 캠퍼스를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ㅎㅎ
또 소중한 제 친구들에게 전달할 마지막 이별 편지도 쓰고, 선물도 전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경대 교환학생 담당선생님께 북경을 떠나 칭다오를 거쳐 한국에 돌아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선생님께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러 나와주셨답니다...!
북경대를 조금 빨리 떠나는 저를 위해 기념품도 챙겨주시며, 북경대에 꼭 다시 돌아오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제서야 마지막인게 실감이 나더라고요ㅠㅠ
이 날 밤, 出京을 정신없이 준비하느라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던 북경대와의 이별이 정말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걸 느끼고 친구들 앞에서 펑펑 울었답니다..ㅎㅎ
이렇게 북경대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갔습니다:)
4개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북경과 북경대에 깊게 빠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고,
항상 스스로를 한국에서 온 이방인이라고만, 친구들을 스쳐가는 인연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저는 이미 북경과 북경대의 일원이, 친구들과 깊은 인연을 맺은 상태였더라고요.
언제나 이별은 힘들었지만, 이번 이별은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왔기에
특히나 더 마음이 아프고 슬펐던 것 같아요.
이번 칼럼을 통해 4개월 동안 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북경대와 소중한 GV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의 북경 봉쇄 생활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걱정과 관심 덕분에 더더욱 힘을 내서 봉쇄 기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의 북경 생활은 끝났지만, 칭다오에서의 일주일 이야기가 남아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유니딩이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