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스트리아 린츠 요하네스 케플러 대학(약칭 jku)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샤치재화니입니다!!
오늘의 포스팅 주제는
'오스트리아가 독일어를 쓴다고?? 현지 독일어 수업 후기' 입니다.
제가 오스트리아 교환학생을 간다고 주변에 말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물어보더라고요.
'오스트리아는 어떤 언어를 써??'
정답은 독일어입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게르만족 문화권입니다. 그래서 독일과 동일한 독일어를 사용하는데요, 물론 지역마다 방언의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현지 학생이 제게 한 말에 의하면 티롤 주의 방언은 일반적인 오스트리아 독일어와 거의 소통이 안 될 정도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주도 방언을 일반 대한민국 국민들이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오기 전에는 '영어만 써도 생활에 큰 지장 없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독일어를 공부해갈 생각을 진지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희 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제공하는 독일어 기초 강좌를 수강했습니다만..... 아침 9시 반 수업을 늦잠 자지 않고 열심히 들을 수 없다는 사실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하하;;;) 늦잠 자서 수업 2번 빼먹었더니 그 이후 진도를 전혀 따라 잡을 수 없더라고요. 언어 수업은 진도 한 번 빠지면 정말 쫓아가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혹은 현지에서 언어 수업 듣는 분들은 결석, 지각하지 말고 범생이로 살기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현지에서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영어만 알아도 생활에 크게 무리는 없다, 하지만 불편하다'라는 것입니다 ㅠㅠ 왠만한 오스트리아 젊은 분들은 영어를 꽤 하시는 것 같은데 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영어를 못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관공서 젊은 직원분께서 영어를 전혀 못하셔서 서류 발급 때 꽤 애먹기도 했습니다 ㅠㅠㅠ 결론은 독일어 기초정도는 할 줄 아는 것이 확실히 좋다!!
다행히도 jku에는 pre-semester 코스에 intensive German Course (집중 독일어 코스) 수업이 있습니다! 본디 학기 중에 주 1회 하는 수업을 학기 전에 미리 주 5회 하루 3시간 집중적으로 수업 진행하는 것입니다. 학기 전에 교환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독일어 강좌인 것이죠 ㅎㅎ
한국에서 독일어 수업을 들었을 때 한국의 언어 교육 방식과는 꽤 달라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독일 현지 언어 교육 방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독일어 수업 방식은 상당히 특이한데요, 한 문장과 그에 대한 대답을 알려주고 그것을 모든 학생들이 말하게 합니다. 우리나라였다면 '자~ 다 같이 따라해볼까요??' 하면서 단체로 문장을 따라하게 했을 텐데 여기서는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말하게 합니다. 대면 수업이었을 때는 공을 던지면서 서로에게 이름과 국적, 나이 등을 물어보게 한다는 데 줌으로 수업을 진행해서 인지는 몰라도 그냥 질문을 받아 대답을 한 학생이 임의로 한 명을 지목해서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독일어 줌 수업의 특이한 점 하나는 수업 중간 중간 break time을 가지는 것!! 여기서 break time은 쉬는 시간이 아니고 (물론 중간 15분 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2-4명 소그룹 회의실로 나뉘어서 서로에게 직전에 배운 독일어 회화 표현을 서로 주고 받으며 복습하는 것입니다! 누적해서 말하는 방식으로 앞에 내용을 까먹지 않도록 하는 것도 신기했어요!!
1. Ich heiße Jaehwan. (난 재환이라고 해)
2. Ich wohne in Linz. (난 린츠에 살아)
3. Ich komme aus Süd•korea. (난 한국에서 왔어)
4. Ich sprechespre Koreanish, Englisch, ein bitten Deutsch (난 한국어, 영어, 그리고 조금의 독일어를 말해)
를 수업 때 차례대로 배우면 다음 수업 때 가장 최근에 배웠던 문장만 복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1->2->3->4 순서로 다 말하게 해서 까먹지 않게 하는 방식입니다. 처음 언어를 배울 때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느꼈습니다.
독일어 공부를 한국에서 했던 전공 공부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네요 하하. 공책 정리도 예쁘게 하면서 말이죠. 독일어는 처음 입문하기에 살짝 어려운 언어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더 깊게 들어가면 단어마다 남성(der), 여성(die), 중성(das) 정관사가 다르게 적용되고 격 변화도 굉장히 복잡하고 심지어 단어 철자가 터무니 없이 길기도 합니다.
저 긴 단어 하나가 '경제학'입니다... 하하..... 진작에 한국에서 열심히 독일어 공부하고 올 걸 그랬어요 ㅠㅠㅠ
독일어 공부가 쉽지는 않지만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상에서 독일어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겠죠?? ㅎㅎ 일반 주민들의 언어, 길거리 표지판 등등 생활 곳곳에 독일어가 스며들어 있으니까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체류'의 경험으로 생활하는 교환학생들에게 언어 공부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봐요 ㅠㅠ
언어를 공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문화적 코드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데요. 저는 현지 서점에서 구매한 독일어 교과서를 공부하다가 사알짝...! 컬쳐 쇼크를 받았습니다. 저 사진 내용이 뭐냐면
'난 marie고 룩셈부르크 줄신이다. 당분간 Heidelberg에서 살고 저널리스트로 일한다. 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내 파트너 Steven과 동거 중이고 한 명의 자녀가 있다' 라는 의미입니다.
음....? 교과서에 동거 얘기 있는 거 보고 살짝 쇼크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오스트리아 현지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여기서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기 보다는 동거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일정의 세금을 내면 동거를 통해서도 법적인 효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친구 말로는 동거->결혼->출산 이 일반적이라고 하던데, 교과서 내용을 보면 동거->출산 만 하고 결혼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네요...?
제가 오스트리아에 도착하고 초반에 만난 20대 후반 피터라는 친구도 결혼은 하지 않고 여자친구만 있는 상태인데 이미 12살 딸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상당히 컬쳐 쇼크였습니다. ㅎㅎ 피터 말로는 결혼을 하면 제약이 많아서 결혼을 하지 않는 다고 하더라고요. 나름 컬쳐 쇼크이긴 한데 동거만으로 법적인 권리를 인정해주는 건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컬쳐쇼크였냐고 재밌게 반응해주는 오스트리아 친구입니다
이래나 저래나 독일어 수업은 한국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의 지평을 열어주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로 교환을 준비하시는 여러분, 현지의 언어를 공부하며 그 나라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상 오스트리아 지구촌 특파원 샤치재화니입니다!
+ 학교에서 독일어 수업을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
시원스쿨, 혹은 ebs 등 외국어 인터넷 강의업체를 통해 독일어를 독학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 오스트리아 현지 친구 왈 독일어는 'strong'하다는 편견이 있답니다
왠지 모르게 저도 독일어는 발음도 악센트도 strong하다는 편견이 은근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현지 친구 왈 독일의 유명한 헤비메탈 그룹의 노래가 그런 편견에 일조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전 독일어 헤비메탈을 들어본 적 이 없습니다.)
현지 친구가 추천해준 헤비메탈 그룹은 람슈타인(Rammstein)인데요, 독일어 공부도 할 겸, 오스트리아 생활 하며 현지의 음악도 들어볼 겸 람슈타인 노래를 듣고 있는데, 유럽에서 교환학생 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람슈타인 노래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ㅎㅎ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접할 수 있습니다!! (저의 최애는 Amerika와 Du Hast입니다. ) 람슈타인 노래를 들으면 왜 독일어가 strong하다는 편견을 가지게 되는 지 아실 수 있을 거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