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데요~
다음 칼럼을 위해 여행 이야기는 우선 잠시 보류해두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오늘은 (드디어) 독일 초기 정착을 끝낸 뒤 ‘이제 개강까지 뭐 하지?’ 하시는 현/예비 교환학생 분들을 위해
개강 전 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활동 5가지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마 다들 저보다 현명하게 시간 보내시리라는 건 알고 있지만,
가끔은 추천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
모든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제 경험에 기반하여 쓴 글이라는 점 말씀드리며,
오늘의 칼럼 시작하겠습니다!
#1. 여행
독일은 유럽 국가들 중 국경을 공유하는 국가의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한마디로 이웃 부자란 뜻.
당연히 그 국가들로 갈 때 다른 나라에서 가는 것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개인적으로 유럽까지 왔으니 '평생 해 볼 유럽 여행 다 하고 가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독일에서 머무는 동안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9개 국가를 모두 여행하는 것이 여러 목표들 중 하나.
단, 아래 사항을 유의해서 여행 계획을 세울 것을 추천한다. 물론 주관이 개입된 내용이니 참고할 것만 참고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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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에서는 기차로도 옆 나라를 갈 수 있다.
‘다른 나라로 여행 간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비행기가 아닌 기차로도 유럽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우리는 지금 한국에서 유럽으로 오는 게 아니라 유럽에서 유럽으로 가는 거다(아직도 꿈만 같지만). 예를 들어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프랑스 파리는 기차로 3시간만 가면 된다. 가격도 비행기보다 저렴한 경우 – 10만원도 안 되는 경우 – 가 많다(물론 비싼 경우도 종종 있음). 저렴한 비행기 티켓을 찾는 데에만 온 노력을 쏟지 말고 기차도 함께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독일 기차 예매 및 출발/도착지, 시간별 루트 추천은 모두 ‘DB(Deutsch Bahn의 약자)’ 앱에서 가능하다.
2) 혼자 여행할 지 동행을 구할 지는 자신의 여행 취향껏 그리고 상황껏 고르자.
사실 ‘유럽’하면 소매치기부터 아주 심하게는 테러까지, 혼자 가기엔 나를 너무 위협할 것 같은 요소들이 눈에 띈다. 나 또한 그랬다. 혼자 갔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 지 모르고, 혼자 있는 여행객을 타겟으로 하는 범죄가 더 많지 않을까, 언어 안 통해서 아무것도 못 하면 어쩌나 등등 걱정이 참 많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선택했고, 파리에 이어 지금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까지 계속 친구들과 동행하는 여행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혼자 여행하는 것과 함께 여행하는 것은 각각 장단점이 확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외롭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겠지만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힘들 수 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른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여행한다면 중간에 외로울 수 있고 단체로 했을 때 재밌는 일들(ex. 테마파크 방문,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등)을 하기가 좀 꺼려질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 그리고 그 성향과는 별개로 여행 성향까지 파악한 뒤 동행을 구할 지 말 지를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3) To. 파워 J분들 - 계획 못 세웠다고 여행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내가 그럴 뻔했다. 한국 대학, 기타 활동 관련해서 처리해야 할 일도 꾸준히 많았고, 독일 파견 대학에서는 수강신청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특히 여행 바로 직전에는 당시 듣고 있던 어학 코스 발표 준비, 넘쳐나는 과제, 시험 준비를 하며 대외활동까지 어마어마하게 겹쳐서 잠도 제대로 못 자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유럽 여행 계획에는 거의 손도 못 댔었다.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은 ‘거금 들여서 가는 유럽 여행인데 이렇게 대충 가도 되나..?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가는 거면 차라리 다음에 준비 좀 더 잘 해서 제대로 가는 게 낫지 않나?’ 정말로 여행을 포기하려던 찰나, 학기 시작하면 이것보다 더 바빠질텐데 이렇게 미루다 독일 떠날 때까지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못 해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언뜻 뇌리를 스쳤다.
여행이 반드시 ‘사전에 한 계획’을 수반해야 하는 건 아니다. 내일의 계획을 전날 밤에 세워도 되고, 그날 그날의 계획을 아침마다 세워도 된다. 계획이 다 있었어도 현지인의 추천을 듣고 행선지를 바꿀 수도 있는 거다. 그냥 본인만의 방식대로 도시를 느끼면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계획이 없다고 여행을 두려워하거나 돈 아까워 하지 말고, 일단 처음 가는 비행기 혹은 기차 예약 & 처음 가자마자 묵을 숙소만 예약하면 우선 급한 불은 끈 것 – 충분한 것 – 이라고 스스로를 안정시키자.
4) To. 파워 P분들 - 여행은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게 많다. 적어도 ‘여행지에 도착해서 뭘 고민해야 하는지’는 알고 가자.
이동 방법, 숙소 등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관광지별 예약 필수 여부, 사전 예매 할인 및 학생 할인 정보, 여는 요일 및 시간, 한 번 방문 시 소요시간 등 한 도시만 여행하려 해도 고려해야 할 것은 산더미다. 계획을 사전에 세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 나라에 딱 떨어졌을 때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는 알아보고 가자. 그래야 가서라도 고민을 하든 말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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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유럽 여행 중이기 때문에 여행에 대해 내가 느낀 바를 이보다 생생하게 적을 순 없지 않나 싶다. 물론 교환학생 신분으로 온 첫 여행이기 때문에 다음 여행에서, 또 그 다음 여행에서의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질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느낀 바로는 위의 4가지를 고려하여 여행가는 걸 추천한다.
2. 어학코스 혹은 각종 학교 주관 행사 참여
이건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학기(여름 혹은 겨울 학기) 시작 전,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1달동안 독일어 어학 코스를 진행한다. 어학코스가 없다면 학교 국제처, 학생 자치기구 혹은 기타 학교 소속 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반드시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처음에 뭘 해야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격인 활동이다. 이런 행사들에 자주 나가다 보면 눈에 익는 사람도 몇몇 보이게 될 거고, 학교라는 곳에 적응도 좀 미리 할 수 있게 되니 아무래도 타지에 혼자 와 초반에 느낄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기
해외에 나갔으니 외국인 친구들만 사귀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생각보다 외국인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우리는 과연 다른 나라에서 우리 학교로 교환학생 온 친구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생각보다 외국인 친구들 사귀기가 어렵고, 아무래도 문화가 많이 다르다 보니 아시아권 친구들과 어울릴 때와 영미/유럽권 친구들과 어울릴 때 편한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럴 때 나를 구원(?)해 줄 한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정말 큰 힘이 된다. 따라서 개강 전 한국인 친구들을 미리 사귀어두는 것도 학기 중 나의 심신의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4.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기
내 몸 속에 존재하는 사회성을 바닥에서부터 끌어모아야 해서 좀 힘들긴 하겠지만, 여전히 교환학생의 묘미는 전세계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친해지는 것! 외국인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에게 말을 붙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 친해진 후에는 따로 만나 카페를 가거나,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해보자.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대화의 빈도가 많을수록, 한 번 대화할 때 긴 시간 대화할수록 금방 마음 속 얘기까지 하게 되면서 우정이 깊어지는 것 같다. 그보다도 더 친해졌다면 여행을 함께 가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된다.
하지만 사실 너무 따질 것도 없는 게, 외국인 친구는 나와 맞든 안 맞든 간에 함께 다니면 좋은 것 같다. 영어나 제2외국어를 연습이 자연스럽게 될 뿐 아니라 타 문화에 대한 수용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외국인들도 많이 만나봐야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는 것 같다.
5. 혼자만의 시간 갖기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고들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개강 후엔 과제를 위한 시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개강 전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온전히 만끽할 수 있을 때 충분히 즐길 것을 권하고 싶다. 나도 아직 독일에 와서 제대로 된 개강을 해본 건 아니지만, 매일 9시부터 4시까지 하는 어학 코스를 3주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집에 도착하면 저녁 시간이 되고, 밥 해서 먹고 정리하면 녹초가 되어 딱히 ‘아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많이 갖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진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주말엔 학교를 가지 않아 내가 할 일을 내가 계획한 시간에 맞추어 할 수 있지만 독일은 일요일에 마트가 열지 않기 때문에 장을 보는 등 외출이 필요한 일을 하기엔 주중이 확실히 좋다. 따라서 개강 전, 혼자 사유하고, 정리하고, 성찰하며 나를 내외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진짜 나만의 시간’을 지겨울 정도로, 아주 충분히, 여유롭게 만끽하는 것을 추천한다.
위에 소개한 것들 말고도 교환학생으로서 개강 전 할 수 있는 활동은 매우 다양한데요,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오늘 칼럼은 제가 정규 학기 시작 전에 주로 한 활동인 독일어 어학 코스 사진을 공유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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