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오늘은 제가 이전부터 정리되면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던
‘독일 튀빙엔 맛집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D
사실 교환학생 가기 전부터 "독일이면 맥주는 엄청 마시겠네~" 혹은 "독일 음식 그닥 맛 없다는데 한국 음식 많이 싸가야겠다!"
이런 말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던 터라, 가리는 음식이 전혀 없는 저도 음식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막상 와보니 독일 음식...저랑 너무 잘 맞는 거 있죠ㅠㅠ?
(아무래도 독일에 눌러살아야 하나봐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맛있는지,
교환학생하면 빠질 수 없는 학식부터 학교 인근 추천하는 식당, 카페, 베이커리까지
모두 다 정리해봤으니 즐겁게 읽어주세요~!
이 글을 읽으신 뒤엔 음식 하나만 보고도 독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길 ㅎㅎ :)
[ 학교 식당(학식) ]
짜다. 하지만 양이 많은 편이고 식단이 다양하다.
배고오오오오오파?
학교 식당(Mensa[멘자]) 내부
학식 1: Spinach Pasta (시금치 파스타 / 비건 메뉴)
학식 1 확대 (풀어헤친? 모습...제가 더럽게 먹은 게 아니라 입도 안 댄 거랍니다)
학식 2: Schnitzel mit Lentils & Spätzle (슈니첼과 렌틸콩 & 슈페츨)
* 슈니첼 = 독일 전통 돈가스 느낌
* 슈페츨 = 달걀로 만든 부드럽고 고소한, 길이가 짧은 스파게티 면
학식 3: Maultaschen mit Kartoffel Salat (몰타셴과 감자 샐러드)
* 몰타셴 = 독일 전통 만두 느낌
안에 소고기, 야채, 돼지고기 등 뭘 넣느냐에 따라 그 재료를 앞에 붙인 이름으로 부름 (ex. Rind Maultaschen(고기 몰타셴))
* 감자 샐러드 = 아주 클래식한 독일 음식. 어느 식당을 가든 있음. 거의 독일인들의 주식이라고 봐도 무방.
학식 4: Schnitzel mit Pommes Frites (슈니첼과 감자튀김)
* 감자튀김: 얘도 감자 샐러드와 마찬가지로 독일인들이 애정하는 음식. 무엇과도 잘 어울리는 듯하다. 맛은 일반 감자튀김.
학식 5: Hänchen mit Ofenkartoffel (닭고기와 구운 감자)
(독일인들...정말 감자를 사랑하는 것 같죠? ㅎㅎ)
학식 6: Schnitzel mit Zitrone & Pommes Frites
(개인적으로 독일은 레몬을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레몬에이드, 레몬케잌/타르트 등 레몬 들어간 메뉴가 식당마다 꼭 하나씩은 있는 것 같습니다.)
- 별점
맛 ★★☆☆☆
양 ★★★★☆
가격 ★★★★★
- 아마도 전세계 학식의 공통점일까…가격은 저렴한데 음식이 아주 맛있진 않다는 것은(혹은 우리 학교만 그런 것이려나ㅎㅎ).
- 사실 짠 것은 독일 음식에 모두 해당되는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 나와 우리 집이 평균보다 더 싱겁게 먹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지만, 나뿐 아니라 다른 한국인 친구들, 외국인 친구들 대부분이 독일 식당에서 함께 음식을 먹으면 좀 짜지 않냐는 말을 최소 한 번씩 하는 것으로 보아 짠 맛은 아무래도 독일 음식의 디폴트 값인 것 같다.
- 그래도 여기서 오해는 없었으면 하는 게, 독일 음식이 절대 맛이 없진 않다. 사실 나는 입에 아주 잘 맞는다. 기본 육수에 뭘 넣느냐에 따라 김치찌개도 되고 된장찌개도 되고 무수히 많은 국이 되는 음식의 천국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일의 음식 종류는 한정적이지만, 나는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튀빙엔 대학교의 학식은 질리지는 않을지언정 늘 짜다는 느낌만큼은 지울 수 없다. 좀 많이 짜다…
- 나와 함께 밥 먹던 한국인 친구 누군가가 그랬다.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고 소금과 설탕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마도 간을 소금의 적고 많음으로만 조절하다보니 짠 맛이 강해지는 거 아닐까라고…아주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 그래도 음식의 양과 식단의 다양성은 인정. 3.1유로에, 손바닥 두 개 합친 것보다도 넓은 접시 한 판을 가득 채워 주기 때문에, 먹고 나면 배는 확실히 부르다(물론 나만의 기준일 수도...). 아직까지 겹치는 메뉴도 본 적이 없다(물론 지금까지 학식을 10번 이하로 먹긴 했지만). 짠 것을 빼곤 만족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니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
[ 학교 밖 식당 ]
웰컴 투 맛집 천국~!
1. Aksaray Tübingen
- 내가 튀빙엔에 도착한 이래 유일하게 2번 간 식당
- 별점
맛 ★★★★★
양 ★★★★★
가격 ★★★★★
- 내가 음식에 대한 기준이 낮은 걸까...하나에 3.5유로 하는, 독일식 터키 음식인 이 식당의 Döner(되너)가 난 너무 맛있었다. 양도 많아서 늘 조금 남겨 테이크아웃 해올 정도이고, 한화로 약 4,500원이니 가격도 부담이 없다. 주로 양파, 피망, 토마토를 포함한 각종 야채와 다진 고기(보통 양고기)를 빵 사이에 끼워 거대한 햄버거(?)처럼 만든 케밥의 한 종류인데 나는 고기 대신 다져서 뭉친 콩이 들어간 Vegan Döner를 좋아한다(가격은 더 저렴한데 맛은 고기 들어간 메뉴와 비슷해서). 아마 이곳 튀빙엔에 머무는 동안 내가 가장여러 번 방문할 식당이 아닐까 싶다. 실내외 좌석도 있고, 테이크아웃 비용도 별도로 들지 않는다. 직원 분들이 실제 터키 분들이시고 적당히 친절하셔서 혼자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곳.
< Döner 맛집 추가 추천 >
(1) Neue Dönastie
- 가격대는 좀 있지만 빵이 매우 쫀득하고 부드럽다. 빵만 별도로 사서 쟁여두고 싶을 정도. 튀빙엔 Döner 맛집들 중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2) Kichererbse
- 내가 튀빙엔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외식했을 때 간 식당. 튀빙엔 Döner 집들 중 개인적으로 두 번째로 좋아하는 곳이다. 양도 많고 특히 안에 Falafel이 들어간 메뉴는 Falafel 한 덩어리가 꽤 커서, 하나 다 못 먹고 테이크아웃 해갔을 정도였다.
2. Zum Alten Fritz
- 아마도 튀빙엔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와 홍합 가득한 스튜를 맛볼 수 있는 곳
- 별점
맛 ★★★★★
양 ★★★★★
가격 ★★★☆☆
- 이탈리아 친구가 "꽤 괜찮은 편"이라고 인정한 피자 맛집(참고로 이 친구, 이탈리아인답게 파스타와 피자에 굉장히 진심이라 독일 파스타, 피자 절대 인정 안 하는 친구임). 보통 1인 1판 하는 것 같던데 양이 적은 편이 아니라 난 여기서도 남은 거 테이크아웃 해갔다. 피자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동공 확장 + "와 진짜 맛있다" 소리 나오는 곳. 파스타류는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종류도 꽤 다양하고 식당에서도 나름 피자만큼 밀고 있는 메뉴인 것 같았다.
3. Collegium
- 낮엔 카페, 밤엔 바가 되는 분위기 좋은 식당
- 별점
맛 ★★★★★
양 ★★★★☆
가격 ★★★☆☆
- 낮에 가면 디저트류와 커피가 맛있는 카페라고 하는데, 나는 밤에 저녁을 먹으러만 가 봤다. 우선 들어가자마자 느낀 건, 식당이 로컬 사람들로 가득하며 아기자기하고 시끌벅적하다는 것. 플랫브레드 피자가 대표 메뉴인 것 같은데 다른 음식도 다 맛있어 보였다. 가격은 메뉴 당 10유로 내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의 20유로 가까이 하는 음식도 꽤 많았다. 저렴한 식당은 아닌 듯하다. 나와 친구는 플랫브레드 피자와 돌돌 말려 나오는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했데, 샌드위치의 양이 가격 값 하더라 - 하나를 둘이 나눠 먹었는데 그렇게 절반만 먹어도 양이 꽤 많았다. 그 외에도 확실히 낮엔 카페를 하는 곳이라 그런지, 디저트류(케잌 등)도 맛있어 보였다. 사실 바보다도 에끌레어와 타르트 등 '디저트류가 맛있는 카페'로 더 유명한 것 같더라. 다음엔 이른 오후에 가서 카페 메뉴도 도전해봐야지 :)
4. Vegi
- 줄 서서 먹는, 중동 음식 Falafel을 다양한 소스와 즐길 수 있는 곳
- 별점
맛 ★★★★★
양 ★★★★☆
가격 ★★★☆☆
- 독일인 친구가 같이 가자며 데려갔던 곳. 역시 현지인 추천은 거의 언제나 옳다...사진 속 메뉴(한 판)가 12유로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먹으면 양도 많고 구성이 알차서 먹는 내내 입이 즐거운 곳. 다양한 소스를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살짝 두께감있는 또띠아와 Falafel을 그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여기서 Falafel을 처음 시도해봤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Falafel은 나에게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등극! :D 그리고 사진의 음료...정말 내가 살면서 마셔본 과일 음료 중 최고였다. Quitte라는 과일(독일 배(?) 인 것 같다고, 근데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독일인 친구가 그랬다ㅋㅋㅋ)로 만든 과일 음료였는데 달지 않고 적당히 셔서 시원한 게 너무 맛있었다. 다음에 가면 꼭 같이 간 친구에게 권유할 예정!
5. Schwärglocher Hof
- 튀빙엔 20년차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경치가 훌륭하고 공작새를 볼 수 있는 Bier Garten
- 별점
맛 ★★★★☆
양 ★★★★☆
가격 ★★☆☆☆
- 테라스석의 뷰가 다 하는 곳. 꽤 다양한 종류의 독일 전통 음식, 그리고 Bier Garten답게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이고 맛도 평균 이상이긴 한데 그렇다고 놀랄 만큼 훌륭한 맛을 자랑하는 곳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테라스석에서 앉아 바라보는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먹다 말고 계속 카메라 셔터 누르게 되는 곳. 특히 날씨 좋은 주말 오후엔 현지인들로 아주 붐비는 곳이다. 튀빙엔에서 좀 떨어진 논밭 사이의 언덕 위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지 않아 보통 자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논밭 사이를 걸어오는 길조차 정취가 좋기 때문에 여유로운 날, 그리고 좀 걷고 싶은 날 걸어서 방문하는 걸 추천. 또한 주변에 공작새가 걸어다닌다...신기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으니 들어갈 때나 나올 때 주변을 잘 살펴보자.
< 찐 독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추가 추천 >
(1) Gasthaus Bären
- 헝가리 전통 음식인 Gulasch가 유명하지만 그 외 다른 메뉴들도 모두 평균 이상의 맛을 자랑하고 무엇보다 현지인들에게 굉장히 인기있는 바. 이른 시간부터 자리가 금방 차는 곳이다. 맥주도 처음 보는 종류를 많이 팔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가 뭔지 몰라서 동행한 친구와 나 둘 다 그냥 대표 맥주인 것 같은, 제일 위에 있는 거 시켰는데 둘 다 한 모금 마시고 눈 동그래진 채로 서로 쳐다봤을 정도로 아주 맛있었고, Gulasch와 함께 먹으려고 주문한 모듬 빵(?)들도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2) Schönbuch
- 위에서 Schwärglocher Hof를 추천해주신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또 다른 식당. 분위기도 너무 좋고(따뜻한 느낌) 직원 분들도 친절하며 제대로 된 & 플레이팅이 예쁜 독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지만, 감자 퓨레 샐러드의 간이 굉장히 셌던 기억이 있다. 가격대도 꽤 높다. 하지만 식당 자체가 그곳의 모든 메뉴와 함께 '아주 독일스러운' 곳이다. 기분 내고 싶을 때 또 가고 싶은 곳(다시 가면 감자 샐러드 없는 메뉴 골라야지).
(3) Schmälzle
- 한국으로 치면 편의점 음식을 먹듯, 포장돼있는 음식을 즉석에서 매장 내에 있는 전자레인지로 돌려 먹는 곳.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다. 하지만 음식의 퀄리티는 한국 편의점보다 훨씬 높고, 독일 전통 음식이 대부분인데 종류가 아주 굉장히 다양하다. 너무 많아서 나는 가격만 보고 저렴한 걸 골라 먹었던 기억이 난다ㅎㅎ 참고로 위의 음식 가격이 2유로 후반대였다(한화 3,000원 정도). 간도 적당하고 음식이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었다. 다만 친구는 치즈 들어간 메뉴를 골랐는데 좀 느끼하다고 했다(치즈가 들어갔으니 당연한 것이려나).
어떠신가요?
독일,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이 많은 나라인 것 같지 않나요?ㅎㅎ
오늘 칼럼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음엔 카페 & 베이커리 추천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활기찬 한 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