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오늘은 지구촌특파원으로서 쓰는 마지막 칼럼이네요! 이번 칼럼을 끝으로 다음주에 마지막으로 프라하에서의 한 주를 보낸 후 한국에 돌아가요! 한국 음식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하네요.
저는 종강하고나서야 여행을 다니기 시작해서 마지막으로 여행 칼럼을 보여드릴까 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칼럼은 마무리 느낌으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 오늘은 교환학생 장단점과 유럽여행 팁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체코 프라하에서의 교환학생 장단점>
1. 장점
1) 영어능력이 향상된다.
제가 교환학생을 가서 얻고자 했던 두 가지 중 하나는 영어실력이었어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만 이십 몇 년을 살아왔다면 외국인 친구들도 만들 기회가 잘 없고 영어로 회화할 일이 잦지는 않잖아요.
제가 공부했던 AAU (Anglo American University)에서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었어요. 교수님들의 국적도 체코, 독일, 미국 등등 다양해서 여러 국가의 영어 발음을 들을 수도 있었고요. 한국 교육과정에서 들었던 정석적인 미국식 영어 발음이 아니라 처음에는 알아듣기가 많이 어려웠었어요. 그렇지만 수업을 들어야 하니 계속 집중하게 되어서 이렇게 다른 국가의 영어발음에도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2)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를 만들 수 있다.
저는 체코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아주 잘하는 편이 아니었어서 친구를 많이 사귀지는 못했어요. 그렇지만 여기 와서 친하고 편한 친구들은 몇 생겼죠.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생각보다 외국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놀라기도 했었어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해서 좋은 점은 문화 간의 교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각국의 인사말이나 쉬운 표현들을 배우기도 했고, 자국민만이 아는 생소한 내용들을 듣기도 했어요. 한 예로는 리투아니아 친구와 이름 이야기를 하다가, 리투아니아에서는 나무 이름을 의미하는 성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일상생활이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다른 나라의 문화를 듣는다는 건 생각보다 흥미로운 일이잖아요.
3) 유럽 국가 간 여행이 수월하다.
교환학생을 가면 유럽 여행은 빠질 수 없죠. 체코에서도 근처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로 여행하는 교통비가 왕복 5만 원 전후로 정말 저렴하거든요. 항공권은 그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시기만 잘 맞추고 저가 항공을 잘 선택한다면 10만원 전후로 구매할 수 있어요.
저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유럽 여행을 다닐 기회가 지금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보다 많은 나라를 돌아다닌 것 같아요. 오스트리아의 빈,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이탈리아의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헤이그, 독일의 베를린까지요. 같은 유럽인데도 각 나라마다 거리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성향이 다른 것 같아 여행 내내 늘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4) 여유롭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 한국에서는 조금 지쳐있었어요. 취업을 하려면 스펙을 쌓아야 하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을 전전하느라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일이 많았죠. 늘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힘들기도 했어요.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늘 시간이 모자랐었죠.
교환학생을 오면 한국에서보다 시간 여유가 많이 생긴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저희 학교 기준으로는 최대 15학점만 인정해주기에 저는 이번 학기에 12학점을 수강했어요. 학교에 가는 시간과 과제를 하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은 다 저의 것이 되었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때는 드물잖아요. 남는 시간동안 그간 미뤄뒀던 휴식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며 충전할 수 있었어요. 프라하에서의 휴식이 앞으로 제가 더 열심히 살아가게끔 해줄 것 같아요.
2. 단점
1) 비용이 많이 든다.
식료품 비용이 저렴한 체코지만 그래도 교환학생을 와있는 동안의 비용도 꽤 많이 들었어요. 일단 항공권이 약 70만 원, 월세가 50만 원(체코는 기숙사나 플랫 모두 월세가 비싸더라고요), 거기다 생활비까지. 교환학생으로 얻을 경험의 가치가 비용의 가치 이상이라고 생각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요.
2) 향수병과 외로움으로 힘들다.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어서 그런지 프라하에 오고 처음 며칠간은 매일 울면서 잠들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너무 보고 싶었고, 낯선 환경은 적응이 빨리 되지 않았죠. 매일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 한국에 가는 디데이를 세기도 했어요.
처음 한두 달 간은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그 때가 지나면 차츰 익숙해져요. 그렇지만 외로움이 정말 심한 분들은 교환학생을 결정할 때 신중하셨으면 좋겠어요. 연고도 없는 타국에서 홀로 지낸다는 게 생각보다 버티기 힘들거든요. 상상 이상으로요.
3) 교환학생 준비가 번거롭다.
교환학생으로 선발이 되었다고 끝이 아니죠. 비자, 보험, 거주지, 수강신청 등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까요. 특히나 체코는 비자 발급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릴 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요. 저는 두 달이 지나서야 비자가 발급됐어요. 체코로 출국하기 일주일 전에 받았으니 정말 아슬아슬했죠. 알아볼 것도, 해야할 것도 생각보다 많아요.
4) 학점 인정이 많이 되지 않는다.
저희 학교 기준으로는 15학점만 인정되지만 다른 학교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부분 비슷할 것 같아요. 게다가 외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니 한국에서처럼 23학점 이렇게 듣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죠. 영어에 능숙하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영어가 서툴러서 12학점 정도가 딱 괜찮았거든요. 재수강 등의 이유로 졸업 학점이 모자라신 분들은 교환학생을 통해 학점을 채우기 어려우니 조금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유럽여행 팁>
다음으로는 유럽여행 때 유용한 간단한 팁 몇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1. 맛집은 구글맵!
보통 해외여행 때는 블로그나 여행 관련 플랫폼에서 추천해주는 식당을 많이 찾아가시죠? 그렇지만 제 경험상 그런 식당보다는 구글맵에서 '식당' 혹은 'Restaurant'를 검색해서 평점이 높은 식당을 찾아가시는 걸 추천해요. 그런 방법으로는 대부분 실패가 없거든요.
2. 예약은 미리미리
저는 극P라서 여행계획을 달리 세우고 가진 않았어요. 극성수기도 아닌데 예약이 굳이 필요할까,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요. 콜로세움, 밀라노 두오모처럼 운좋게 당일 예약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피렌체 두오모나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처럼 3일간의 예약이 꽉 차 있는 일도 잦았어요. 그러니 꼭 가고 싶은 관광지가 있다면 미리미리 예약을 해두시길 바랄게요.
'프라하에 이ㅅ서' 마지막 칼럼 다들 도움이 되셨나요?
그동안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