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이번주면 한국은 중간고사가 끝나겠네요!
저는 2월에 개강해서 이제 종강까지 한 달 남았답니다.
저는 인프피에 집순이 재질이라
시험이 끝나고 일주일 간 주어진 Midterm Break 때도
여행 안 가고 침대에 착 달라붙어 있기만 했는데
지난 주말에는 드디어 친구들과 근교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어요!
제가 다녀온 곳은 체코 프라하 북서쪽에 위치한
카를로비바리(Karlovy Vary)라는 도시예요!
온천과 카를로비바리 영화제로 유명하죠.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심지어 여행 가는 전날까지도 도시 이름을 헷갈렸었어요.
무슨 바리였는데,, 하면서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았던 여행이었어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카를로비바리로 떠나 볼까요?
저는 Omio 어플을 이용해
프라하의 Florenc bus station에서 출발해
카를로비바리의 Dolni Nadrazi에 도착하는 버스를 예매했어요.
교통비는 한화로 왕복 22,000원 정도였고,
소요 시간은 편도로 약 2시간이 걸렸어요.
2시간 15분이라고는 했는데 그보다 좀 더 일찍 도착하더라고요.
이렇게 녹색 풍경이 이어지는데
오랜만에 본 자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보다 사람이 적고 작은 도시 같았어요.
그리고 건물의 색이 각양각색의 파스텔 톤이어서 그것도 너무 아름다웠죠!
'카를로비바리'라는 지명은 도시를 건설한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보헤미아의 왕인 카를 4세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해요.
카를 4세의 일행은 원정 동안에 우연히 이곳의 온천을 발견했고,
온천수 덕분에 카를 4세의 다친 다리를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해요.
카를로비바리는 13개의 주요 온천과 300여 개의 작은 온천이 있는 온천 마을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유럽에서는 꽤 유명한 도시라고 합니다.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온천과 건축물 덕분에
'Great Spa Towns of Europe'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의 일부가 되기도 했다네요!
콜로나다는 사전적으로는 지붕을 떠받치는 돌기둥을 의미해요.
카를로비바리에서는 예로부터 온천수가 나오는 곳에
이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 그 밑에서 온천수를 즐겼다고 해요.
바로 옆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있거든요.
물 근처로 우거진 녹음이 참 아름다운 공원이죠?
천천히 산책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말 한낮의 여유가 느껴졌어요.
사람들이 조그만 컵으로 온천수를 떠서 마시더라고요.
황금빛 뱀이 햇빛 아래 반짝이는 게 너무 예쁘지 않나요?
같이 갔던 친구들이 2000년생들이라 문득 뱀띠인 게 생각나서
한국에 있는 '띠'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너희는 한국에선 뱀띠야!'라고 말해줬어요.
근데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친구가 말하기를 00년생은 용띠라고 하더라고요.
맞다... 그러네...
뱀이랑 용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렸나 봐요.
그런 대화를 하다가 사람들이 좀 빠진 틈을 타
가져간 카메라로 서로 사진을 찍어 줬어요.
4월에 저렇게 입고가면 추워서 하루종일 훌쩍댑니다.
패딩 챙겨가세요 꼭!
이 강은 카를로비바리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테플라 강(Tepla River)이에요.
'따뜻한 강'이라는 뜻이라는데 온천 도시인 카를로비바리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저는 강을 참 좋아하거든요.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좋고,
강에서 유영하는 생물들을 관찰하는 것도 즐거워요.
그래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내내 강이 보여 참 좋았어요.
휴양지에 온 기분이랄까요!
저희는 따로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여행간 게 아니어서
(생각해 보니 다들 ENFP, ENTP, IFNP... P만 3명이었네요)
그냥 테플라 강을 따라 발 닿는 곳으로 걸었어요.
때로는 이런 무계획 여행도 좋지 않나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 채
오롯이 그날 느낀 감정만으로 여행지를 추억할 수 있다는 점도
꽤 멋진 일이 아닐까 싶어요.
꼭 그리스 신전같이 생겼죠?
저는 건축물은 잘 모르지만, 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래요.
무려 100개가 넘는 기둥으로 이루어졌어요.
외국에 온 기분이 들어서(이미 외국인데,,)
믈린스카 콜로나다 앞에서 사진을 찍어 봤어요!
요즘 유행한다는 포즈와 함께요 히히.
콜로나다 안에 들어가 걷다 보면 이렇게 온천수가 나오는 걸 볼 수 있죠.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도 김이 펄펄 끓다니 참 신기했어요!
철분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저렇게 푸른색으로 변하나 봐요.
저는 우리나라 양양에 있는 오색약수터가 생각났어요.
결정체가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마을 곳곳에 조그마한 컵을 팔기 때문에
혹시 맛이 궁금하시다면 구매해 온천수 맛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짐을 담을 가방도 없고 해서 그냥 구경만 했어요.
아마 오색약수처럼 쇠맛나고 톡 쏘는 맛이 아닐까 싶어요.
천장이 참 정교하고 아름답죠?
저 끝에 온천수를 맛보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 보이세요?
다들 조그만 컵을 하나씩 들고 콜로나다를 돌아다니며
온천수를 마셔 보던데 저는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도 카를로비바리에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생동감 있는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올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평온한 작은 마을을 산책하는 따뜻한 기분이었어요.
베체로브카는 이전 칼럼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약초와 온천수로 만든 체코의 리큐르인데
이곳 카를로비바리에서 생산된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곳곳에 베체로브카 로고가 있는 가게들이 있고
마을 내에 베체로브카 박물관도 있어요.
프라하보다 여기서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다고 하니
기념품으로 사가실 분들은 프라하 말고 카를로비바리에서 구매하세요!
겸사겸사 이 아름다운 마을을 거니는 것도 정말 추천드려요.
여러분, 오늘 여행 어떠셨나요?
체코의 아름다운 온천 마을, 카를로비바리를
여러분도 사랑하게 되셨기를 바라면서 오늘 칼럼 마칠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