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ry den (안녕하세요) !
체코 프라하에 있는 지구촌특파원 8기 이서입니다.
한국은 이제 막 중간고사가 끝났겠네요.
다들 중간고사 이후의 휴식을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만 학교에 가는데
이번주 월요일은 학교가 쉬어서 이틀만 등교했어요.
월요일이 무슨 날이었냐면요,
바로 부활절 연휴였어요!
오늘은 체코의 부활절과 부활절 달걀의 의미를 소개하고
프라하의 부활절 축제 거리를 보여드릴게요.
먼저, 부활절(Easter)은 어떤 날일까요?
기독교가 아닌 분들도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사망한 지 사흘만에 부활했다는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부활절은 이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이자 최대의 명절이에요.
일반적으로 춘분 후 첫 보름 이후 일요일을 부활절로 기념해요.
춘분은 북반구의 24절기 중 하나인데, 3월의 절기예요.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고
이 날을 기준으로 이후부터는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져요.
양력으로는 3월 21일을 뜻하는데,
서양 국가에서는 대체로 춘분 이후부터를 봄으로 본대요.
근데 제가 느끼기에는 여기 아직 겨울이에요.
아직은 낮에도 경량패딩을 입고다녀야 할 만큼 춥고
저는 추위를 많이 타서 머플러까지 하고 다녀요.
게다가 요즘은 비도 자주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서
유럽의 봄은 한국의 봄과는 다소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막간 체코 날씨 정보!)
어쨌든 춘분은 기독교 문화에서 부활절을 계산하는 데
기준점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날이기도 하죠.
기독교 국가에서는 부활절 전후를 국가공휴일로 지정해서
연중 최대 명절로 기념하고 있대요.
2022년 올해 체코의 부활절은 4월 17일 일요일이었어요.
부활절은 전후로 요일마다 의미가 있어요.
성목요일은 기독교에서 예수가 수난을 받은 성금요일의 전날이에요.
다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을 보신 적 있으시죠?
이날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한 날이라서
성체제정일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성체성사는 최후의 만찬 때 예수가 자신의 죽음을 기념해
빵과 포도주를 나누라고 했다는 복음을 따르는 성사예요.
성금요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수난당한 날이에요.
기독교에서는 이날 세상을 위해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한 예수의 고난을 묵상해요.
일요일은 부활절 당일이죠.
그리고 이스터 먼데이(Easter Monday)는 부활절 다음날인 월요일이에요.
기독교를 믿는 많은 국가에서는 이날까지 공휴일인 경우가 많아요.
덕분에 학교 수업 안 가고 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래 월요일에 쉬면 주말이 3일인 것 같아 더 기분이 좋잖아요!
한국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부활절 연휴가 아주 큰 행사로 여겨진대요.
그래서 기독교가 아닌 사람들도 긴 연휴나 휴가 기간으로 생각하며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축제를 즐긴다고 해요.
그리고 부활절 축제 때 광장에 장터가 열려서
요즘은 상업적인 휴일로도 많이 생각한다나 봐요.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다니고 있는 AAU는 월요일만 쉬었지만
덴마크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는 무려 2주간 휴일이 있다더라고요.
그래서 프라하에 놀러온 김에 오랜만에 만났어요.
재작년에 그 친구가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동안 만났었는데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갑고 좋더라고요!
한식당 가서 불막창 먹고
(근데 불막창이 아니라 양념막창이었어요.
매운맛에 나약한 체코인들을 배려한 맵기였나봐요,,)
소맥도 말아먹고 놀았어요.
금요일에는 프라하의 핫플레이스 구시가 광장(Old Town Square)에 갔어요.
부활절 행사를 기대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광장에 여러 마켓들이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평소에는 탁 트인 광장에 사람들만 간간이 보였었는데
이날은 마켓에서 음식과 맥주를 사다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렇게 바베큐 꼬치와 소시지를 그릴에 굽는데
냄새도 너무 좋고 연기도 많이 나서 정말 축제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거기다 이렇게 얇은 나무에 리본 장식과 달걀 장식을
알록달록하게 꾸며 놓아서 너무 예뻤어요.
그런데 부활절 달걀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여러 설이 있는데, 달걀을 주며 봄의 여신인 에오스트레(Eostre)를 기리는 풍습이
기독교와 결합해서 지금까지 이어진 거라고 해요.
부활절(Easter)의 이름 또한 에오스트레의 이름과 관련있다고 합니다.
또 달걀은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탄생하기 때문에
부활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기도 해서
부활절에 달걀을 나누는 풍습이 생겼다고도 해요.
그리고 광장 중앙에서 한 밴드가 공연도 했어요.
리코더도 불고, 일렉기타와 통기타도 연주하고, 노래도 부르는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구경하고 영상도 찍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가서 잠깐 구경했는데
가만 들어보니 체코어인 것 같아 알아들을 수 없어서
금방 지나갔어요.
토요일에 카를로비바리에 갔을 때도 마켓과 공연이 열렸는데
그 때는 저도 알만한 유명한 팝송을 연주했었어요.
체코어를 못 알아들어서 조금은 아쉬운 날이었어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버스킹을 보면 이런 기분일까요?
여기는 천문시계탑 앞에 몰려있는 사람들이에요.
프라하 천문시계는 정각마다 종이 울려서
평소에도 정각에 가까워질 즈음에는 사람들이 꽤 모여요.
그런데 오늘처럼 많은 인파는 처음 봐서
연휴는 연휴구나 생각했어요.
프라하 와서 제일 많은 관광객을 본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보면서 제일 놀란 건
마차가 도로에 돌아다녀요...
저기 차랑 트램 지나가는 도로인데
버젓이 말 두 마리와 마차가 지나가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외국인 친구한테 저것도 부활절이랑 관련있는 거냐고 물으니까
연휴 때 돈 벌려고 하는 거래요.
돈을 받고 마차 라이드(?)를 하는 건가봐요.
약간 우리나라의 야시장 바이킹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축제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특별한 뭔가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관광객들과 여유롭게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가 어쩐지 좋았어요.
저는 기독교도 아닌데다가
한국에서는 부활절이 전국민적인 행사가 아니라서
처음 부활절을 들었을 때는 조금 생소했어요.
매년 날짜가 바뀐다고만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음력으로 계산하는 건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네요.
어릴 때 교회에서 달걀 나눠주는 행사를 본 적이 있어서
어떤 날인지도 잘 몰랐는데
체코에 공부하러 오니 이런 것까지 알아가게 되네요!
오늘 칼럼도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주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