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한국은 지금 기말고사 기간이고 곧 종강을 하는 학교들도 많을텐데요,
독일 중에서도 특히 제가 다니고 있는 튀빙엔 대학교는 개강을 아주 많이 늦게 해서(무려 4월 중순에 개강)
종강까지 아직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ㅠ
하지만 제가 여기 와서 느낀 건 독일에도 공휴일이 은근히 자주 있다는 것...!
지난 한 주는 독일 모든 학교들의 봄방학(?) 같은 연휴였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교들이 쉰다고 들었는데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저는 이전부터 제가 너무나 가보고 싶었던 체코와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아마 유럽 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느끼시겠지만
아무래도 유럽 전체가 어느정도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 비슷한 분위기의 도시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순간 기억이 섞여버리거나 일부 도시들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갔던 체코의 프라하, 오스트리아의 빈과 잘츠부르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마성의 도시들이었는데요!
이번 글을 포함해 총 두 개의 칼럼에 거쳐 체코와 오스트리아, 이렇게 국가별로 여행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제 글이 여러분께 부디 즐거운 랜선 여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칼럼 시작할게요! :)
6월 6일 월요일
08:00 ~ 09:00 튀빙엔 Hbf(Hauptbahnhof; 중앙역) → 슈투트가르트 Hbf (기차, 직행)
10:00 ~ 17:00 슈투트가르트 Hbf → 프라하 중앙역 (기차, 환승 1회)
~ 18:00 숙소 걸어서 이동 및 체크인, 휴식
~ 19:30 Old Town Square 구경(틴 대성당, 구시청사, 얀 후스 동상 등), 환전
~ 20:30 저녁식사
~ 22:20 라이브 재즈 바
~ 23:00 까를교 및 프라하 성 야경
독일 튀빙엔은 소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기차를 타고 가려면 거의 예외 없이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을 거쳐서 가야 한다. 즉, 슈투트가르트에서 다른 국가로 가는 기차로 환승을 최소 1회 해야 한다. 튀빙엔에서 슈투트가르트까지 가는 기차는 1시간에도 3대 이상씩, 꽤 자주 오기때문에 기차가 없어서 못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나, 독일 기차 연착은 독일에서 일주일만 살아봐도 뼈 저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므로 염두에 두고 출발하도록 하자.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프라하 중앙역까지는 직행 열차가 없다. 나는 독일 'Cheb'라는 곳에서 환승을 했는데, 이때 갈아타게 되는, 프라하 국경을 넘는 기차는 프라하 기차 회사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갑자기 주변에서 보이는/들리는 언어가 모두 체코어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참고로 이 기차는 좌석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2시간 이상 서서 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그러나 독일 열차 DB앱에서는 왜인지 예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마 Cheb 역사 내에서 티켓을 구매할 경우 예약이 가능한 것 같다(별도 비용을 내야할 수도 있음). 연휴 기간에 움직여서 그런지 내가 탄 기차에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정말 운 좋게 앉은 '비예약석' 옆 통로에 사람들이 많이 서서 가 2시간동안 옆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감시당하는(?), 그닥 즐겁지 않은 경험을 한 기억이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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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ld Town Square (구시가지 광장)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그러하듯, 프라하는 구시가지 광장에 수많은 tourist attraction들이 몰려 있다. 틴 대성당, 구시청사, 얀 후스 동상등이 대표적이며 다양한 갤러리, 미술관, 박물관 등도 아주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18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입장'을 하고 싶다면 그 전에 움직여야 한다. 물론 건축물 자체만 밖에서 봐도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다. 나는 저녁 19시에 작은 인형극이 펼쳐지는 구시청사의 '천문 시계'를 보러 갔었는데 관광객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이곳 광장은 밤 늦게 가도 노란 불빛들이 아름답게 켜져 있고 사람들도 꽤 많기 때문에 야경 볼 겸 가도 좋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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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환전
프라하는 내가 그동안 여행한 도시들 중 가장 ATM이 많은 곳이었다. 따라서 환전을 해오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 거의 모든 블럭에 ATM이 하나씩은 있는 것 같았다. 직원이 직접 환전을 해주는 환전소도 곳곳에 있지만 반드시 현금을 가져가야 환전이 가능하고(적어도 내가 가본 환전소들은 모두 그랬다), 유로가 들어 있는 카드에서 바로 체코 코루나(CZK)를 인출하려면 환전소가 아닌 ATM 기계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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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녁식사 @ Restaurace Mlejnice
체코 전통 음식을 파는 곳으로, 무려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내가 친구와 함께 주문한 메뉴는 2 pcs pork knee roasted on black beer 그리고 5 pcs hot wings with garlic baguette 이렇게 두 가지였는데, 살면서 이렇게 한 끼니에 고기를 배 터지게 먹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거의 다 먹었다 ㅎㅎ). 그리고 맥주는...사실 독일에서보다 체코와 오스트리아에서 훨씬 맛있고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이번 여행 내내 체감했다. 실제로 세계에서 국가별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가 체코, 2위가 오스트리아라고 한다(독일은 3위).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진심으로 나는 한국 가면 맥주를 마시지 못할 것 같다...유럽 맥주가 맥주에 대한 내 기준을 하늘 끝까지 높여놨기 때문. 내가 살면서 마실 알코올 Top 1부터 10까지는 모두 체코와 오스트리아 것일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날 체코에서의 첫 맥주로 Kozel Dark Beer 0.5l를 주문했는데, 확실히 흑맥주가 유명한 나라이고 코젤의 원산지라 그런지 내가 그동안 마셔본 흑맥주와 전혀 다른(훨씬 부드럽고 탄산도 덜해서 술술 넘어간다 ㅎㅎ) 맛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같이 갔던 친구는 처음에 0.33l를 주문했었는데 딱 한 모금 마셔보더니 큰 거 시킬 거 그랬다는 말을 바로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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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라이브 재즈 공연 @ JAZZ REPUBLIC Live Music Club Prague
피아노가 멜로디를 연주하는 재즈 음악이 노동요인 사람으로서, 한국에서도 친한 친구들에게 입버릇처럼 "우리 언제 한번 재즈바 가자" 말하고 다녔던 내가 난생 처음 재즈바를 간 곳이 프라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정말 꿈처럼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바 내부 분위기와 연주자들의 신들린 듯한 연주 그리고 맥주까지, 삼박자가 완벽했던 곳. 이곳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해서, 블로그 후기도 많다. 우리가 갔을 땐 전체 관객 약 50명 중 8명 정도가 한국인이었다. 구시가지 골목마다 라이브 재즈 바는 물론 다양한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바 혹은 카페가 굉장히 많으니 한 군데쯤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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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harles Bridge(까를교), 프라하 성 그리고 거리의 야경
프라하에는 'Charles Bridge(까를교)'라는 유명한 다리가 있다. 그곳에서 바라본 프라하 성의 야경과 불 켜진 다리의 야경 그리고 거리의 야경까지, 야경 종합 선물 세트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6월 7일 화요일
10:00 ~ 11:00 클레멘티눔 가이드 투어
~12:15 브런치
~13:00 걸어서 이동
~14:30 스타벅스 프라하 성 지점
~16:30 프라하 성
~17:20 걸어서 이동
~18:30 저녁식사
~19:00 걸어서 이동
~20:00 생 클레멘트 성당 현악 4중주 콘서트
~20:30 Tredlnik(프라하 대표 빵으로 알려진, 일명 ‘굴뚝빵’)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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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레멘티눔(Klementinum)
바로크 양식의 도서관, 메리디안 홀 그리고 천문 타워로 이루어진,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건축물로, 가이드 투어(영어 또는 체코어 선택 가능, 50분 소요)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26세 미만의 학생의 경우 200코루나(약 8.5유로, 즉 한화 약 11,000원)로, 이 투어를 하면 천문 타워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천문 타워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프라하의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과거에는 태양의 위치 등으로 시각을 측정하거나 천문 및 기상 현상을 관측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도서관은 1722년 개관한 것으로 당시 한 대학의 도서관으로 사용됐으며, 꽤 최근까지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내부 입장을 할 수 있었으나 내부의 동상 하나가 파손되는 사건이 있고 나서부터 가이드 투어를 하는 사람들에 한해 투어 중 잠시 열어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도서관 내부가 마치 호그와트에 나올 것처럼 고급스럽고 신비로우며 굉장히 정교하기 때문에 넋을 놓고 봤던 기억이 있다.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지만 가이드 투어도 흥미롭고 내부와 뷰 모두 아름답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한번쯤 가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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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브런치 @ Bistro Monk
브런치는 전세계적으로 비싼 음식이구나를 체감하면서도 너무 맛있게 먹었던 곳. 우리는 오렌지 착즙 주스 한 잔씩과 Egg Benedict, Mushroom Avocado Toast를 주문했는데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두 메뉴 모두 양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블루베리 팬케잌도 사람들이 많이 주문하길래 먹어보고 싶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가격대가 꽤 높아 포기. 하지만 우리가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웨이팅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잘 알려진 맛집인 것 같았고, 그만큼 음식 퀄리티도 좋았기 때문에 프라하 까를교 근처에서 브런치를 먹고 싶다면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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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타벅스 프라하 성 지점
여긴 스타벅스 내부든 외부든, 뷰가 놀랍도록 아름다운 곳이다. 스타벅스 커피 맛은 전세계 어딜 가든 동일하겠지만 뷰는 이런 뷰가 또 있을 수없다...수많은 계단을 올라와야 있는 스타벅스인 만큼 프라하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그래서 특히 외부 테라스석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실내에서도 창가 근처에 자리를 잡으면 밖에서 보는 것만큼이나 좋은 뷰를 감상할 수 있으니 비가 와도 걱정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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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라하 성
프라하에서 제일 가는 관광지. 굉장히 북적거릴 줄 알았는데 우리가 방문한 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적었다. 일반적으로 성당과 몇몇 건물들 그리고 '황금소로'라고 불리는 골목길까지, 총 다섯 군데를 둘러볼 수 있는 티켓을 많이 구매하며, 개인적으로 그 정도 둘러볼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성당은 스테인드 글라스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 내가 그동안 봐왔던 양식과는 굉장히 달랐고(그림체나 스테인드 글라스 조각의 모양 등), 무엇보다도 체코 출신 유명 화가 알폰소 무하가 디자인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큰 창문이 있는데 그게 정말 기억에 남는다. 다른 건물들도 프라하 성의 과거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해놓은 점이 눈에 띄었다. 보수 공사를 많이 하지 않은, 예전의 모습을 최대한 남겨놓은 것 같은 건물들의 외벽과 내부가 모두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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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녁식사 @ Kozlovna Apropos
이곳은 코젤 흑맥주를 만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 코젤 흑맥주를 라이트 / 미디움 / 다크로 구분해서 판매하며 체코 음식 전문점이다. 우리는 Gulash In Crosta Di Pane와 Beef Tartar를 주문했는데 양도 딱 알맞았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맥주는...뭐 말할 것도 없이 계속 마시고 싶은 맛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립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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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생 클레멘트 성당(St. Clement Cathedral) 현악 4중주 콘서트
사실 이건 여행 전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었는데, 길을 가다가 비발디 사계 콘서트를 한다는 한 성당 앞 홍보 포스터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현장 예매를 했었다. 프라하는 길을 가다 보면 이런 성당 콘서트 혹은 작은 연주회 포스터가 많이 보이는데, 눈여겨보다 보면 유명한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에서,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성당이나 음악당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내가 간 콘서트는 비발디의 사계뿐 아니라 모차르트의 레퀴엠,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파헬벨의 캐논 등이 현악 4중주로 연주되는 공연이었는데 소프라노의 노래와 오르간의 연주까지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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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프라하 명물(?) Tredlnik 먹기
우선 이 빵의 첫 인상은 정말 비쌌다는 것...기본 맛이 100코루나(한화 약 5,500원)였고, 뭐라도 토핑이 올라가면 평균 130코루나는 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대단한 맛은 아니었는데(그렇다고 맛이 없진 않았다) 그에 비해 명성이 높아 가격을 계속 올릴 수 있었을 듯하다는 게 나의 이론(?). 보통 기본 빵에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경우가 많고, 초코 혹은 피스타치오 맛이 가장 흔한 것 같았다. 한 번쯤 먹어볼 만하나 감동스러운 맛을 기대하진 말자.
6월 8일 수요일
08:40 ~ 13:20 프라하 중앙역 → 빈 Westbahnhof (기차, 환승 1회)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오늘 칼럼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 곧 오스트리아 여행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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