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귀국 후 잠시 정줄을 놓고 살았던 올뺌입니다!^^
제 이전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로마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 신분증을 다시 만드는 것,
그리고 교환학생 일 마무리 및 새학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바쁘게 지냈답니다...
오늘은 제가 정말로 좋아라 하는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다들 유럽이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이라는 것은 아실 거고요,
그렇다면 이 곳에서 직접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도 잘 아실 겁니다...^^
저는 이번 한 학기 동안 7~8번 정도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본 것 같은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공연 Best 5를 뽑아서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유럽의 유명 클래식 음악 공연장으로 한 번 떠나보시죠!!ㅎㅎ
5위 런던 바비컨 홀(Barbican Hall)
1982년에 개관한 바비컨 센터는 영국에서 세번째로 큰 다목적 문화예술 공간이랍니다...
런던 지하철 바비컨 역에서 공중에 놓여 있는 인도를 따라 이동하면
위 사진과 같이 바비컨 센터를 만날 수 있답니다...
참고로 공중 인도 건너편에는 런던박물관이 위치해 있는데 그 사이에는 일반 아파트들이 있으니
런던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다목적 공간 활용 방법이었습니다...ㅎㅎ
바비컨 센터 안에는 총 7개의 콘서트 홀이 있는데요...
제가 찾아갔던 1월 초에는 영국 국립 청소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원래 바비컨 홀에서 상주하는 악단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인데
이번 2월 말에 서울에서 피아니스트 Maria Joao Pires와 함께 내한 공연을 가집니다...^^)
지휘자로는 요새 한창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John Wilson이 나왔는데요,
이 날은 영국 작곡가의 곡들로만 레퍼토리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압권은 Gustav Holst의 '행성'이라는 모음곡이었는데요...
http://www.youtube.com/watch?v=hUx3G6YHp7Y
('행성' 중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목성'이라는 곡입니다...
3분 정도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멜로디가 나오죠...^^)
청소년 오케스트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공연을 5~6 파운드에 볼 수 있다는 자체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합창단까지 나와 인사하는 모습...
뒤에 무대를 내려가는 사람이 바로 지휘자 John Wilson이랍니다...^^)
4위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Théâtre de la Ville)
사실 파리에는 살 플레옐(Salle Pleyel)이라는 훌륭한 공연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지휘자인 정명훈 선생님이 상임으로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자주 공연하는 곳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테아트르 드 라 빌도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유명한 시테 섬 건너편에 있는 멋진 공연장이랍니다...^^
한국에서는 까치 설날이었던 2월 9일 토요일 오후,
이 곳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Alice Sara Ott의 리사이틀이 있었습니다...
사실 교환학생으로 있던 내내 유럽에서 이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보고자
인터넷을 뒤적거리던 차에 제가 파리에 갈 때 쯤 공연이 잡혀있길래 바로 예매했었죠...ㅎㅎ
공연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와 무소르그스키의 곡들이었는데요...
이 날 아침부터 돌아다녔던 지라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에서는 졸음이 밀려와
2악장 중간부터 4악장 중간까지 꾸벅꾸벅 졸아버렸네요...^^;;
대신 최근 Ott 양이 가장 밀고 있는 레퍼토리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집중해서 들었는데
과감한 건반 터치와 특색있는 곡의 해석이 돋보이더군요...
전람회의 그림 한 곡으로도 제가 과감히 베스트 공연에 꼽을 만큼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사진 중앙에서 관객들에게 사인을 해 주는 사람이 바로 Alice Sara Ott...
독일 뮌헨 출신의 일본계 독일인 피아니스트랍니다...^^)
사인회 때 한국 공연을 부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온 하루였습니다...ㅎㅎ
(사인받은 그녀의 데뷔 음반 CD...
1988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렇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다니 부러웠습니다...ㅠㅠ)
3위 루체른 KKL 홀(Kultur und Kongresszentrum Luzern)
스위스 취리히에서 기차를 타고 5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하나의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루체른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루체른에서는 1년에 서너 차례 정도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요,
그 중에서도 여름에 열리는 루체른 음악 축제에는 세계 각국에서 내노라하는 연주자들과 단체가 옵니다...
그 축제가 열리는 현장의 중심에 바로 루체른 KKL(독일어로 '카카엘'이라고 읽습니다) 센터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건축가인 장 누벨이 설계한 이 건물은 현대적인 외관과 내부의 음향을 조화를 이루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예술문화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 곳에서 지난 여름 제가 감상했던 공연은 그 유명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 공연이었습니다...
1960년 모든 피아노 연주자들의 로망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정확한 터치를 가진 피아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았던 분입니다...
이제는 연세가 지긋하시고 가끔 건강 문제로 공연을 취소하시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이나 미주, 그리고 아시아 각지에서 왕성한 연주 활동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학생 할인으로 20 프랑에 관람했던 공연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병치레 이후 후유증이 남았는지 생각하지 못한 미스터치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폴리니라는 이름이 주는 카리스마와 열정만큼은 젊은 연주자 못지 않았죠...
평생 한 번 볼까말까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를 그것도 유럽 현지에서 봤다는 점이 특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사실 이 날이 제가 유럽에 도착한 첫 날이었습니다...^^)
(루체른 KKL 홀의 진면목은 바로 밤에 나타난답니다...^^)
2위 빈 슈타츠오퍼(Wiener Staatsoper)
사실 이번에 제가 교환학생을 하면서 가장 좋아라 했던 도시가 바로 빈이었습니다...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예술문화 공간이었던 빈...
그 중에서도 빈 국립극장, 슈타츠오퍼는 빈의 대표적인 명소랍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빈에 오면 무조건 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페라인데
바로 이 슈타츠오퍼에서 거의 1년 내내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것이지요...^^
(빈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케른트너 거리 1번지에 위치한 슈타츠오퍼...)
비가 내리던 1월 말 저녁에 제가 관람했던 오페라는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였습니다...
우리말로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하는 바로 그 작품이었죠...
일반 동화와 오페라가 다른 점이라면 오페라에서는 계모 대신 아버지(계부)가 나오고,
호박 마차나 유리 구두, 요정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 대신에
젊은 왕의 스승이나 시종이 나타나 신데렐라를 도와주게 된답니다...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답게 주인공인 두 남녀를 제외하고 주요 인물들이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죠...
(장막에 가려 있는 무대와 그 아래에 위치한 오케스트라 석)
(19세기부터 5층 규모의 관람석이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죠...
실제 본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후에 재건했다고 합니다...^^)
이 날 공연에는 코믹한 역할인 계부와 시종, 스승 등이 전부 이탈리아 사람으로 캐스팅되어
진정한 이탈리아 어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줬답니다...
(물론 남녀 주인공의 성악과 연기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습니다...ㅎㅎ)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을 정도로 3시간 명 공연을 선보여준 출연진과 오케스트라 지휘자 분...
개인적으로 빈 슈타츠오퍼의 공연이라면 입석이라도 구매하셔서 오페라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1위 빈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
이번 교환학생 기간 동안 제가 빈을 두 차례 방문했었습니다...
두 번의 방문기간에 총 세 공연을 봤었는데요...
모두가 다 제 마음 속 Best 3에 들 정도로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빈에서 본 모든 공연을 베스트로 넣을 수 없기에 안타깝게 뺀 실내악 공연...
(정말로 그 공연도 정신이 멍할 정도로 훌륭한 공연이었답니다...ㅎㅎ)
그래도 제가 유럽에서 관람한 공연 중 최고의 공연은 바로 무지크페라인에서의 공연이었습니다...
(아마도 여태까지 제 인생 중 최고의 공연이 아닐까 싶은 정도랍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곳이 바로 이 곳 무지크페라인입니다...
빈 악우협회의 요청으로 당시 오스트리아 황제가 제공한 토지에 세워진 무지크페라인은
오늘날 빈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 쯤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잡았지요...^^
이 날 공연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지휘자인 Mariss Jansons와 그가 상임지휘자로 재직하고 있는
네덜란드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리니스트 Leonidas Kavakos와 협연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조합이 모였기에 음악의 도시인 빈에서도 열기가 뜨거운 공연이었죠...
입석도 매진이었던 이 날 공연은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무사와 같은 날렵한 보잉과 움직임을 보여준 Kavakos는
1부를 환상적인 바이올린 협주곡의 세계로 안내하였고,
본격적으로 Jansons와 오케스트라가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 2부에서는
더 이상의 말러는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보통의 연주에서는 감정표현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완고한 빈 청중들도
이번 공연만큼은 기립박수를 5번 이상 보내주며 환호성을 외치더군요...
정말로 말이 필요없을 정도의 제 베스트 공연이었습니다...ㅎㅎ
(공연이 끝나고 자신의 음반에 사인을 해주는 Kavakos 아저씨...)
이 날만큼은 정말로 음악이 있어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유럽에서 관람했던 제 Best 5 공연 소개였습니다...
사실 모든 공연이 다 훌륭해서 베스트를 꼽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훌륭했던 공연은 무엇이었나요?
공연이 줄 수 있는 감동과 희열을 글로써 전달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