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에 있는 섬인 그랜빌섬 Granville Island에 다녀왔습니다.
그랜빌섬은 벤쿠버 다운타운 위쪽에 있는 섬인데요, 그랜빌 다리 바로 아래에 위치해있습니다.
섬이긴하지만 버스에서 내리면 육로를 통해서 걸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섬 같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
그랜빌섬
W4th Ave & Fir st 정류장에서 내린 후 지하통로로 들어갔습니다.
벌써 가는 방법부터가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습니까? ㅎ
걸어가다보면 그랜빌 다리 밑에 도착하게 됩니다.
다리를 따라 계속가다보면 드디어 그랜빌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그랜빌 아일랜드'라고 적힌 빨간 네온사인이 섬에 입장하는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섬에 입장하는 길에 보이는 요트들입니다.
그리고 잘 보이지 않지만 아저씨가 생선을 손질하는 장면입니다.
섬에 온게 확 느껴지더라구요.
저에게 그랜빌섬은 예술가의 섬이었습니다.
각종 공예품들을 파는 수공예점과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한 갤러리들이 섬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보는 이를 기쁘게하는 건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리고 그랜빌섬에는 에밀리 카 Emily Carr 예술대학교도 있어 앞으로도 쭉 예술가의 섬으로 꽃피워갈 것임을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어린이 장난감을 파는 Kids market 입니다.
정말 다양한 장난감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해리포터 옷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어렸다면 샀을텐데.. ㅎㅎ
각종 미술도구들을 팔고 있는 곳입니다. 건물색깔이 정말 예쁘죠? ㅎ
그랜빌섬에는 이런 갤러리들이 많답니다.
공짜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옆에 가격이 붙어져 있는 것도 있는데 그런건 파는건가 봅니다.
그랜빌섬의 미래를 책임져 줄 예술가들을 양성하는 에밀리 카 대학교 입니다.
대학교 건물 자체부터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 같네요.
각종 설치물도 많았습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중간에 보이는 구슬이 뱅글뱅글 계속 돈답니다.
벤쿠버 프린지 페스티벌
현재 그랜빌섬에서는 벤쿠버 프린지 페스티벌 2013 Vancouver Fringe Festival 2013 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여기 온 가장 큰 이유도 페스티벌의 공연 때문이었죠.
슬프게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어요. ㅜㅜ
여기서 잠시 프린지 페스티벌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프린지 페스티벌이란 간단히 말해서 공연 축제입니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는 공연 축제라 할 수 있습니다.
예전 에든버러국제공연페스티벌이 열렸을 때, 공식적으로 초정받지 못한 단체들이 축제 주변(Fringe)에서 공연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프린지 페스티벌의 기원이 되었고 현재는 다양한 곳에서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고 있습니다.
벤쿠버에서도 매년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요, 9월 5일부터 시작해서 9월 15일까지 열렸습니다.
그랜빌섬에 가니 공연포스터도 붙어있고 극장 앞에는 자원봉사자들과 관객들이 한데 모여있어 축제가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한편이라도 보려고 안내데스크에 갔습니다.
가격은 한 공연당 10~15불 정도하고, 5불은 축제비 비슷한 것으로 한 편이라도 보기 위해서는 내야했습니다.
안내데스크에 계시던 분이 한 가지 고마운 정보를 알려주셨는데요,
학생이고 시간이 된다면 자신처럼 자원봉사를 하면 공연도 공짜로 볼 수 있고 영어실력도 늘릴 수 있고 스펙도 쌓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앞으로 있을 벤쿠버 국제영화제 같은 곳에 자원봉사를 하면 저렴하게 문화생활도 할 수 있고 경험도 쌓을 수 있으니 해보라고 권하더라구요.
자원봉사이니 비자관련문제도 없다고 하구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정말 시간이 된다면 꼭 다른 곳에라도 자원봉사 해보고 싶더라구요.
제가 본 공연은 Human Body Project 였습니다.
Studio 1398은 공연장이구요.
영어가 짧아 무언극이나 신체극을 보려고 제목에 Body가 들어가서 본 공연이었는데요....................
나체 연극이었습니다. ㅋㅋㅋ
공연이 시작하니 알몸의 중년 여성이 입장하셨어요. 그리고 이 공연은 대본 없이 진행된다고 말씀하며 홀로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중간중간 관객들이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면서 한 시간 가량 공연이 이뤄졌어요.
짧은 영어 때문에 완벽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나체로 공연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그 여성분은 이렇게 관객 앞에 서는 것은 힘든 일이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화도 내지만, 자신은 이렇게 공연을 하고 나면 만족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거나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는데 이 연극을 보면서 진짜 내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자유롭게 되는 길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지만, 무대에 있는 배우를 보면 정말 자유로워 보였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있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졌지만 무언가를 딱 깨닫거나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제 자신이 조금더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좋으면 좋았지 절대 나쁘거나 부정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도 조금더 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겠습니다. ^^
어쨋든 오늘 프린지 페스티벌의 진면목을 확실히 경험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