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테이션은 길었네.
우리학교 개강일은 8월 23일 월요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international student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은
그 전주인 16일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저는 토요일인 14일에 이 곳에 도착했죠.
도착하니
식당도 안 열어, 랜 선도 안 사와서 인터넷도 못해.
핸드폰도 없어… 정말이지 하루하루 무엇을 하면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 고민을 했지요.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걷고 걷고 또 걸어서
학교 근처에 있는 거리에 가서 밥을 먹는일…
그 때를 생각하면 눙무리 납니당…
OT 내내 사용한 이름표예요^^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세션이 시작되면 정말 정신없이 바빠집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빽빽하게 차있는 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정신줄이 어디로 가는지 모를 정도예요.
수많았던 오리엔테이션과 수 많았던 행사 중에
액기스만 쭉쭉 뽑아서 보여드립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예요. 호호
1. 나는 Free Food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OT기간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밥.
여기 온 이후로
굶어 죽지는 않아야 된다는 일념하에
수업 정보고 뭐고
일단 밥을 주는 세션에는 꼭꼭 참여했지요.’
보통 저녁 때 열리는 행사에는 밥을 준답니당.
다들 앉아서 옹기종이 먹고있죠.
저 선글라스 쓴 오빠(동생이겠지만) 정말 열심히 먹네요.
Free Food가 있는 행사에는 꼭꼭 가서 밥을 먹었지요
대부분 Free Food는 핫도그나 햄버거가 주를 이룹니다.
그냥 빵에 패티나 소시지만 얹어 먹는건데
희한하게 맛이 있어요.
그래서 이 동네는 뭔가 신기하다고 친구들끼리 얘기하곤 했지요.
2. 나한테 필요한 정보는 꼭꼭 모아놓기.
OT동안 정보의 홍수를 접합니다.
영어를 생전 안 쓰다가
갑자기 OT때가 되면 수 많은 사람들이 번갈아가면서 나와서
이거 이렇게 하세요. 저거 저렇게 하세요.
영어로 말하니까 집중도 안 되고 졸리고…
그래서 저는 저한테 필요한 것만 골라 들었지요.
제가 OT를 들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들었던 정보는
하나. International Student들을 위한 프로그램.
우리학교는 국제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매우- 잘 되있답니다.
예를 들어 Friendship Family라고 해서
이 지역에 있는 한 가정과 학생들을 엮어 주는 프로그램도 있고요.
International Culture Team이라고 해서
지역에 있는 초/중/고/대학교에 가서 우리 문화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도 있지요.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들에는 꼭꼭 참여하려고 귀 쫑긋 눈 번쩍
뜨고 지켜봤습니당.
둘. ID만들기 & ID 사용법
이 건 아마도 첫 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정입니다.
ID를 담당하는 Office에 가면 바로 만들어 주는데
10분도 안 걸리지요.
사진 한 장 박고 바로 나옵니당ㅋㅋ
이 ID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
학교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기숙사에 배달된 택배를 찾을 때도
(여기서도 택배오면 버선발로 달려가긴 마찬가지)
헬스장에 운동하러 갈 때도
언제든지 늘늘 필요한 것이라서
빨리 만드는 게 좋아요.
우리학교 아이디예요!
그리고 잃어버리면 18달러를..내야 하는데…
저는
그걸 잃어버렸죠…
요새 감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밥을 먹고
아마 쓰레기랑 같이 버린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그저 웃습니다.
셋. Visa와 I-20 여권 등등 내 신상에 관한 것
중요한 서류지요.
저의 아는 언니는 남미 여행중 비자를 잃어버려
타지에서 미국 대사관을 다시 방문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Visa종류에 따라서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떤 걸 못하는지
다 알려주고요.
또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지갑도 주더라고요.
그리고 I-94라고 해서
미국에 입국할 때 비행기에서 쓰는 서류가 있습니당.
그 서류는 두 개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입국할 때 내는 거
하나는 출국할 때 내는 거예요.
입국 심사가 끝나면 거기 계신 분이 I-94 출국용을 주는 데
그 때 그걸 버리시면 안됩니다.
저도 OT때 안 거지만,
그 걸 잃어버리면 300달러….와우
이 돈이면 시카고 왕복 비행기값이네여.
넷. 어디에 뭐가 붙어 있는지 알아두기.
(아직도 제 방에 붙어있는 지도..)
이 학교에 도착한 둘째 날.
저는 조금 멀리 떨어진 친구네 방을 찾아갔습니다.
걸어서 10분 정도 하는 길이었지요.
수다를 떨며 놀다가
제 방으로 돌아오는데
어라 길이 뭔가 이상하고
처음 보는 풋볼 경기장이 나오고…
네 그렇죠.
길을 잃었습니다.
아담한 한국의 캠퍼스에 익숙해있던 저
길은 잃었지
날은 어두워지지
그래서 결국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봤죠.
“저기…Yocum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니?”
머뭇거리던 두 여자얘들이 대답합니다.
“미안 우린 신입생이야.”
그리곤 먼 산 가리키며 얘기합니다.
“아마도 쩌-쪽 방향인 것 같은데?”
아 그 땐 Maybe란 소리가 어찌나 싫던지…
네. 저처럼 길 잃고 헤매지 마세요…
처음엔 지도를 들고다니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OT 에서 학교 길 가르쳐주는 세션은 꼭꼭
아무리 날이 더워도 꼭꼭
날이 추워도 꼭꼭 참여하세요.
다섯. 포털 이용법
미국 대학도 한국 대학처럼
포털이 다 있습니당.
어디서 어떻게 수업을 넣는지
어떻게 하면 수업을 뺄 수 있는지
등록금은 어디서 보고 어떻게 내는 지 등등
포털에 전부 다 나와있는 경우가 많지요.
따라서 어떻게 이용하는지 어떻게 쓰는지도 꼭 알아둘 사항!
이 외에도
방문/교환학생 담당자 전화번호 알아두기
프린트 하는 법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 법
밀 플랜 쓰는 법
다 찬 수업에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나 등등
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니까 내게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듣는
요령이 필요합니당.
3. 밑져도 본전.
네 오리엔테이션 기간이 되면
자꾸 테이블마다
여기에 이름 좀 적으라고 하고
Join하라고 하고 난리가 납니다.
마치 남대문 시장에 온 듯한 기분이져.
그럴 땐
그냥 적습니다.
저는 사실 무슨 단체인지 잘 안 봤어요…
그냥 처음 소개 말을 듣고
오 괜찮아 보인다. 싶으면 무조건
이름과 이메일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메일이 오면 그 메일을 보고 결정하죠.
아 여기가 뭐를 하는데구나.
여기는 가야겠고 여기는 가지 말아야겠고 등등등
일단 무슨 프로그램이 있는지 보고
되도록이면 다 이름을 쓰고 신청하도록 합니다.
사실 제가 얼마 전에
여기 사는 현지 친구를 만나게 해 주는 프로그램에서 메일을 받았는데
이게 도대체 왜 왔지…하고 생각해보니
OT기간 동안 끊임없이 적었던 제 이름과 이메일…
그 중에 하나더라고요.
알아보니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어서 만족 중입니당. 호호
오늘도 의식의 흐름대로 적었는데 재밌으셨나요.
담 번엔 OT 중 재밌었던 일정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호호
오늘도 유학생의 감동 스토리를 하나 전하자면
한 동안 핸드폰이 안되다가 오늘 드디어 다시 만들었는데
친구가 문자로 “너 지금 방이니?”
라고 물어서 “응 방이야.”라고 대답했더니
어머나 이게 웬 일
이제 그만 아프라고 빨리 나으라고
바구니에 이 것 저 것 넣어서 왔어요ㅠㅠ
정말 눙무리…
신라면, 김치라면, 육개장, 핫초코, 비타민, 티슈 등등
실사입니당.
이건 자랑이예요. 호호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데도
그 전에 만난 친구 옆 방의 친구가
빨리 나으라며 저한테 와서 따뜻한 차를 주고 갔네요ㅠㅠ
친구들 때문에라도 빨리 나아야 겠어요J
그럼 담 번엔 감기 다 나아서 뵈어요 See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