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16 터키에서 공부하기 2편(중간고사 대비하기)
모스크바에서 돌아온 후 연달아서 시험을 치루었습니다. 다행히 나쁘지 않게 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월요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트라브존에서 이즈미르로
돌아온 후 이번주 수요일에 또 시험을 하나 봅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하나, 그 다음주에 하나를 이어서 보게 됩니다. 이곳 이즈미르경제대학교에서는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 시험기간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래서 중간고사 기간을 따로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업마다
시험 방식이 다 다르다.
그런 만큼 시험의
방식도 다릅니다. 우선
Diplomatic
History II와 Turkish Foreign Policy의 경우 시험 방식이 학생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객관식 문제 4~6문제, 약술형
문제 3문제, T/F문제 6문제, 지도 문제 6문제, 추가
문제로 관련된 영화에 대해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번의 중간고사에는 에세이를 쓰지 않지만 기말고사에는
에세이 문제가 출제됩니다. 그리고 시험을 응시할 때마다 출제 범위가 이때까지 배웠던 것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모든 범위를 공부해야 합니다.
History
of Civilizations II의 경우에도
시험 범위가 계속 누적됩니다. 2번의 중간고사의 기말고사를 치룰 때마다 배웠던 내용을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시험 방식은 앞선 두 과목보다 조금 더 간결합니다. 교수님께서
시험 1~2주 전부터 주요 내용을 정리해주시고 객관식 10~15문제, 약술형 5문제, 그리고
에세이문제를 1~2문제 제출합니다. 이렇게 수월한 이유는
이 과목이 전공 과목이 아니라 저학년을 위한 교양과목이기 때문입니다. 공대생이나 예대생도 역사과목을
듣기 때문에 이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Turkish Politics의 경우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됩니다.
5문제중 3문제를 골라 에세이를 작성하는 경우입니다. 한
문제당 A4 한 장 이내로 작성해야 합니다. 강의 역시 토론보다는
교수님의 강의 위주의 수업입니다. 아무래도 터키의 현대사를 다루고, 또
터키 학생들이 자국의 정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나쁘게 말하면 일단 말하고 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채택되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nglish for Career Development의 경우 조금 결이 다릅니다. 시험이기보다는
실용적인 취업대비 과목이기 때문에 CV 작성, 단어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중간고사, 인터뷰로 중간고사 대체, 최종적으로 교수와 인터뷰를 기말고사로 대체, 지속적인 서류제출 결과를
합산하기 때문에 따로 준비라고 표현할 것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기회가 되면 따로 자세히 다루고자 합니다.
그래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렇게 다루어 보니 웬만한 유형들은 설명해드린 것 같습니다.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절대평가이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이것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제가 할 것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상대평가가 아니다 보니 원리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위주로 시험에 출제됩니다. 작정하고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물어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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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여기에서도 소위 ‘족보’가 있어 작년이나 그 이전수업자료를 복사하여 판매하고 공유합니다. 기본적으로 영문장을 작성할 수 있다면 최대한 외워서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일단 맞는 말을 썼으니 기본적으로 점수는 받고, 객관식이나 지도 문제, T/F문제에서 확실하게 점수를 챙겨가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저는 교환학생으로 여기에 있는 만큼 나름대로 방법과 기준을 정해 공부했습니다.
진짜
실력을 위해 묵묵하고 우직하게 공부하기
▲수업이 끝나고 놓친 PPT 파일을 보강하기 위해 찍은 사진
첫째, 강의내용을 다 적습니다. 놓친
PPT파일이 있다면 교수님께 부탁해서 확보합니다. 그 후
한글파일이나 워드 파일에 모든 내용을 쭉 적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 과목당 최대 20장, 최소 5장 정도의
분량이 나옵니다. 이 자료가 제가 여행을 다닐 때 공항에서 틈틈이 보는 자료입니다. 부피를 최소화하면서 직접 써보면서 철자에 익숙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모든 수업 내용을 요약한 자료
둘째, 그리고 단어 뜻을 찾으며 쭉 읽어봅니다. 한국에서 지문을 읽으며 해석하는 일반적인 독해 연습과 같습니다. 부담없이 쭉쭉 읽어 내려가며 중요한 내용을 반복하며 살펴봅니다.
▲초록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중요한 개념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다양한 표현으로 작성해 봅니다.
셋째, 제가 쓸 만한 단어,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 중요한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표시하고 뜻, 유사어, 발음기호를 적으며 연습합니다. 굳이 시험을 공부할 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순히 답안지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발표와 토론, 그리고 실제로 제 영어실력을 위해 이렇게 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둔 단어를 박물관에 가서 발견할 때에는 얼마나 반갑던지!)
넷째, 구체적으로 명사의 경우 가산명사와 불가산명사를, 동사의 경우에는 자동사와 타동사를 구별하고 같이 어울릴 만한 목적어를 같이 외우거나, 형용사의 경우 유사한 부사와 함께 정리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교수님이
제 표현이 어색하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중요한 기회입니다. 왜냐하면 이 단어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원어민이나 최소 영어로 수업을 유창하게 하는 교수님이 지적하기 때문입니다.
▲빨간색이 최대한 비슷한 표현을 떠올리며 적어본 단어입니다.
다섯째, 계속 복습하고 다른 표현과 구조를 활용하여 영어 문장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험 대비는 물론 발표나 토론 준비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영영사전도 참고해가면서 단어 뜻을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뜻을 연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결국 같은 분야에서는 쓰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주요
단어 자체에 익숙해지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트이겠지, 하면서 버티는 마음으로 우직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길게 적었지만 아직도 부족하고 서투릅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틈틈이 기초영어수업을 들었기 가능한 일입니다. 그때 체화된 공부습관 덕택입니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그 순서대로
개인적으로 점수와는 별개로 서술한 순서대로 영어가 트인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서 뜻을 아는 단어를 찾고 발음기호를 확인하며 발음 연습을 하니 그 단어가 들렸고, 들리는 단어가 기억에 남다 보니 철자를 외워 쓰게 되고, 그리고 나서 비로소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conquer’ 이라는 단어를 직접 써본 적이 없어서 몇 번은 그냥
듣지 못했는데, 사전을. 찾아가며 단어 표현을 익히니 그
다음에는 귀에 확실히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양한 표현을 활용해서 직접 써보고, 발표나 토론 때 활용해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단어를 학습한다면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적어보니 제가 엄청 잘하는 것처럼 썼는데, 사실 전형적이고 후천적인 한국인으로서 오늘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상태입니다. 매일매일 공부한다는 다짐도 지키지 못하고 오늘도 여행을 가고, 또 다른 여행을 알아보기에 바쁩니다. 그러니까 교환학생 가셔도 너무 겁먹지 마시고 천천히 꾸준히 한 번 해보세요. 영어는 원어민이 아닌 이상 어차피 모두가 어려워합니다. 만약 영미권에 가더라도 충분히 교환학생의 위치를 고려해줄 것입니다.
▲아이엘츠 라이팅 과목 수업자료
다음에는 아이엘츠 학습과 교환학생 생활을 비교해보면서 얼마나 아이엘츠가 도움이 되는지를 한번 다루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