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비씨진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오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우선, 코로나 속 출국길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인천 공항 내부는 매우 한산합니다.
그러나 해외 대학의 대면 학기 시작으로 인해 미주 지역 체크인 카운터만 굉장히 붐볐습니다. 저도 일찍부터 가 있지 않아 꽤 줄을 기다린 후에 짐을 부치고 항공권을 발권 받았습니다. 약 10시간의 긴 여정을 거쳐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녹색 불이 켜져 있는 키오스크를 이용해 영수증을 뽑았습니다. 이는 비자 심사 때 저의 status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였습니다. 비자 심사 때에는 여러 질문을 받게 될까 긴장했었지만, 학생 비자 허가 서신, 백신 접종 증명서 및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니 별다른 질문 없이 통과할 수 있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출구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Immigration 이라고 써져 있는 방향으로 향해, Study Permit을 발급 받은 후에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담당 직원 분들이 이름을 부를 때 발음을 살짝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Study Permit을 발급받은 뒤에는 백신을 이미 맞은 터라 나가기 쉬웠습니다.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줄을 A, B로 구분한 뒤 다른 출구로 나가게 했으며, 저는 출구 B로 나갔습니다. 험난한 출국길에 올라 밴쿠버에 도착한 지 벌써 6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UBC 대학 기숙사 입실 가능일은 9월 4일부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저는 그보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약 이틀 넘게 밴쿠버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밴쿠버 TMI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1. 자연과 도시의 조화
밴쿠버는 자연과 도시의 모습이 굉장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건물 높이를 훌쩍 넘는 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을 뿐 아니라, 지도상으로 멀지 않은 거리에 공원이 몇 개씩 위치해 있습니다. 그중 저는 이틀 간 묵었던 숙소 근처의 공원에 방문했습니다. 큰 규모의 공원으로, 신선한 공기, 그리고 대마 냄새가 섞여 나는 공원이기도 했습니다...
공원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자, 경사가 꽤 있는 언덕과 연결되어 산책로가 마치 등산길처럼 나 있었습니다. 산책로에서 살짝 벗어난 쪽에는 간이 오두막집을 만들어놓고, 부수지 말아 달라고 쪽지를 붙여놓은 아이들의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 공원의 가장 좋은 점은, 쭉 걸으면 SFU(Simon Fraser University) 대학교 캠퍼스로 연결된다는 점인데요. SFU의 운동장과 관객석, 졸업식이 열리는 건물, 학생회관, 수업이 열리는 건물 등 많은 곳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원주민으로부터 영지를 빼앗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기리기 위해 곳곳에 박물관과 조형물을 설치해놓습니다. 아래 사진에 자세히 보시면 Aboriginal people의 배를 전시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Quay lake를 방문하였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키가 큰 병정 조형물이 서 있는 Quay lake의 뷰는 사실 더 넓은 한강 뷰에 불과했으나, 이 호수를 뷰로 하는 작은 집들이 늘어서 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아쉽게 불에 탄 곳이 있어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었으나, 언제나 자연을 바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거리에 사는 밴쿠버 주민들이 부러워지는 하루였습니다. 막상 매일 보는 사람들은 별 감흥이 없다곤 합니다..ㅎㅎ
2. 자전거, 보행자에 대한 배려
저는 운이 좋게 밴쿠버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인 스탠리 파크를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노을이 지거나 하늘이 파랗고 맑을 때만큼의 뷰를 보진 못했지만, 거대한 배가 지나다니는 것을 보며 자전거를 타니 밴쿠버가 항구도시라는 점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며 드넓은 바다를 뷰로 보고 있자니, 감탄만 나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의 따릉이 시스템과 달리 밴쿠버는 스탠리 파크 근처에 위치한 Bike 관련 대여용품 상점에서 자전거 및 보호 용구를 대여해야 합니다.(다른 렌탈 시스템도 있지만, 역시 가격이 비싸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스탠리 파크를 돌게 되면, 도로 곳곳에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Yield to Bikes/Pedestrians”이 써져 있어, 어떤 영역에서 어느 사람이 우선시되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표시해놓았습니다. 또한 길을 걷다 보면, 운전자가 보행자에게 늘 길을 양보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맑은 날 밴쿠버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땅 자체도 넓지만, 9월에는 특히 맑은 편이라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도 자전거를 타며 이동하곤 합니다.
3. 코요테 등 야생동물과의 공존
스탠리 파크를 한 바퀴 다 돈 뒤에는 자전거 대여 시간이 남는 바람에 아래쪽의 English Bay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온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올라갔던 길 옆쪽은, 사람들을 코요테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저녁부터 막아 놓은 공원 지역이 있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면서, 실제로 코요테 한 마리를 보았고, 겁이 나 허겁지겁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다행히 아직 밝아서 그런지 공격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ㅎㅎ.. 단순히 공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는 UBC 학생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새벽 2시까지 캠퍼스를 거닐었는데, 코요테 한 마리가 캠퍼스 도로 한복판에 출몰했습니다. 어떤 여학생이 코요테에게 겁을 줘 달아나게 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쉴 새 없이 보이는 나방과 벌들, 풀숲에서 나오는 너구리 등 밴쿠버에서의 생활은 자연과의 공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대규모 캠퍼스와 캠퍼스 밤 문화
기숙사 입실 날에는 마치 새내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운이 좋지 않아 입실 날 딱 비가 오는 바람에 꼼짝없이 기숙사에 갇혀있었지만, 다음날부터 날씨가 맑아 UBC 캠퍼스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UBC 캠퍼스는 정말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Liquor Store, 한인 마트, 식료품점, 24시간 운영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습니다. 한국과 굉장히 달랐던 것은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밤 문화를 즐기곤 한다는 점입니다. UBC 대학생들은 파티를 종종 열고, 새벽 두 시까지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거나, 24시간 내내 운영하는 맥도날드 및 패스트 푸드 음식점에서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UBC 재학생 친구가 말하기를, 아예 밤을 새는 쪽과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쪽,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뉘곤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벤치나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캠퍼스 내에서 작은 풀 파티를 하거나, 스포츠카 소리가 종종 들리기도 하여 한국과의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아주 짧은 기간의 밴쿠버 여정을 통해 느꼈던 점에 대해서 작성해봤습니다 ㅎㅎ 아직 밴쿠버의 많은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생생한 밴쿠버의 여정과 기숙사 시설 및 기숙사 생활, 캠퍼스 소개 등에 대한 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