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교환학생]_#3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 해주기
이번에는 간단한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제가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아했던 경험담입니다. 원래
한 번만 해주려고 했는데 한 번 더 가서 해주게 되었고, 또 그것을 알게 된 다른 친구들도 음식을 해 달라고
조를 정도입니다. 사실 종종 친구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거나 고추장을 밥에 비벼서 줄 때부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직접 한식을 만들어본 경험을 공유하며 가볍게 읽으면서도 유용한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
외국에 나갈 때 꼭 필요한 재료를 꼽는다면 저는 이 네 가지를 고릅니다. 가장
한국적인 맛을 보여주려면 꼭 필요한 재료이면서도 해외에서는 찾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만능 재료입니다. 파, 마늘, 양파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고춧가루는 구할 수 있으나 한국
특유의 매운맛과 풍미는 살리지 못합니다. 라면 스프만 있어도 현지 인스턴트 라면사리로 한국 라면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추장과 참기름인데요. 고추장이
없으면 매운 한국 요리를 만들어 주기 어렵고, 참기름이 없으면 무언가 심심한 느낌입니다.
이 재료를 활용하여 저는 주로 라면, 닭갈비, 찜닭을 해줍니다. 터키는 물가가 정말 저렴합니다. 간단한 예로 닭다리살 1kg가 2000원
내외이고, 레몬 1kg가 1000원일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필수 조미료만 있다면 언제든지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하나씩 레시피를 소개해보겠습니다.
▲ 닭갈비
1. 닭을 깨끗하게 씻고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합니다. 소주나 청주가 없어서 위스키로 대신했습니다. (터키의
닭은 더 싸고 크지만 대신 닭냄새가 많이 납니다. 와인으로 재워 보기도 하고, 맥주로 재워 보기도 했는데 위스키를 조금 넣고 섞는 것이 가장 깔끔했습니다.)
2.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고 섞습니다. 간장은 밑간을
좀더 보완하는 정도,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간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넣었습니다.
3. 그리고 볶습니다. 생각보다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충분히 졸여야 합니다.
▲ 찜닭
1. 밑간은 닭갈비와 같습니다.
2.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고 섞습니다. 이때 저는
의도적으로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빼고 간장과 파, 마늘로 간을 맞추고 설탕을 조금 넣었습니다. 하나는 맵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덜 맵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3. 그리고 볶습니다. 똑같이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충분히 졸여야 합니다.
▲ 밥까지 같이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밥을 합니다. 밥은 아시아 쌀을 산 다음에 소금을 조금 넣고
마치 리조또를 하듯이 계속 끓여주며 저었습니다. 계속 하다 보면 꽤 그럴듯한 밥이 나옵니다. 터키인들은 빵이나 면을 주식으로 먹지만 밥도 먹기 때문에 굳이 밥까지 같이 준비해보았습니다.
▲ 얼큰하게 끓인 라면
내친김에 라면까지 끓였습니다. 고춧가루에 다진 마늘을 넣고 파까지
썰어 넣어 제대로 얼큰하게 끓였습니다. 생각해보니
매운 음식은 두 가지인데, 맵지 않은 음식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 한국식 카레(좌), 라면 국물을 마시는 발라(우)
그래서 한국식 카페까지 만들었습니다. 양파를 최대한 오래 볶은 후
감자와 조금 남은 닭고기를 넣고 볶았습니다.
▲ 완성!
▲ 배부르다면서 결국 다 먹은…
터키에서도 간장은 살 수 있었지만 한국 진간장과는 다르게 맛간장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소금을 좀 넣고 굳이 설탕을 양념할 때 넣지 않았습니다. 대신
파와 마늘, 참기름으로 풍미를 살렸고, 고춧가루와 고추장으로
한국적인 매운맛을 최대한 살려보았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 케이스 한 조각에 9리라(약2000원)
밥을 먹은 후, 디저트는 밖에서 먹었습니다. 역시나 너무 저렴하고 또 맛있습니다. 종종 친구들에게 음식을 해주면서
한국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각자의 식문화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친구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한국 음식을 외국인 친구들과 나누는 것도 꽤 즐거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