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고슴도이치입니다.
오늘은 독일로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특히 도움 될 만한 콘텐츠를 들고 왔는데요~
바로 '독일 교환학생을 갈 때, 독일어 얼마나 알아가는 게 좋을까?'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교환학생을 유럽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어 외에 그나마 할 수 있는 언어가 영어 뿐이라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영미권 국가들로 파견을 가고 싶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저의 첫 번째 칼럼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D
제가 영미권이 아닌 유럽권 국가들로 파견을 가겠다고 결정했을 때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이 바로 언어였고,
여전히 저에겐 언어가 가장 큰 걸림돌인데요.
독일어, 과연 얼마나 하고 가야 교환학생으로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 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독일어의 '독'자도 몰랐던 제가 독일에서 독일어와 관련해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독일어를 얼마나 알고 가면 좋을지에 대한 칼럼, 지금 시작합니다~!
1. 행정처리 할 때
1) 시청
- 대부분의 직원들이 영어 매우 유창하니 걱정할 필요 X
- ep. 고슴도이치: 독일 도착 당일 늦은 오후에 안멜둥을 하러 시청에 감. 내 순서가 되어 긴장한 채로 배정받은 창구에 갔는데 웬걸, 직원분이 영어를 너무 잘 하셔서 오히려 농담따먹기도 했다…눈물겨운 순간이었다. 서류가 부족하다고 하거나 그 외 뭔가 문제가 있다면서 안멜둥 해주지 않으면 어쩌나 굉장히 걱정했는데… 친구들 이야기도 들어보면 다들 시청에선 언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안 된 적은 없다고 하니, 시청 업무에선 독일어 못 알아들어서 행정 처리 못 할까봐 걱정하진 않아도 될 듯함. 다만 튀빙엔 외의 지역은 겪어보지 않아 장담 불가...
시청 외관
2) 은행
-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별로 영어 능숙도가 굉장히 다르니 주의하기
- ep. 고슴도이치: 직접 발로 뛰며 경험한 결과, 개인적으로 은행 규모가 직원들의 영어 수준과 비례하진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수차례 했다. 나는 독일 현지 계좌를 독일 은행 중 하나인 Sparkasse에서 열었는데, 처음에 갔던 학교 근처 작은 지점은 모든 직원들이 영어를 잘 했으나 (내 담당 직원은 나와 영어로 스몰 토크까지 함) 어느 날 그 지점이 문을 안 연다고 해서 다른 지점에 갔더니 영어로 말씀해주실 수 있냐고 묻자마자 아주 단호한 표정으로 짧고 굵게 “Nein(아니).” 그래서 쉬운 영어 단어, 아는 독일어 단어, 바디랭귀지 모두 섞어 겨우 의사소통했던 기억이 있다. 업무 끝내고 나올 때 쯤엔 정말 기진맥진 + 독일에서 독일어 못하는 설움을 온몸으로 느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일상생활에서
1) 마트, 가게
- 서툰 영어라도 최대한 잘 듣고 잘 설명해주는 편.
- 처음에 영어가 전혀 되지 않은 직원을 상대하게 된다면, 종종 그 직원이 영어 할 줄 아는 직원을 불러주는 친절함을 발휘하기도 함.
- ep. 고슴도이치: 체중계를 사고 싶어서 재고 정리 중이셨던 마트 직원분께 영어로 여쭤봤는데 이해를 못 하시길래 독일어 아는 단어 총동원하고자 머리를 굴리기 시작…그 결과 마침 그날 수업에서 배운 ‘Waage(저울)’라는 단어가 생각나서 “Waage…aber für man.” 이렇게 말씀드렸다ㅎㅎㅎ 그러자 “아~” 하시더니 직접 체중계 위로 폴짝 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시며 이거 말하는 거 맞냐고 하시길래 강렬하게 끄덕임! 그러자 바로 체중계를 찾아주셨다…너무 웃긴데 감격스러워서 고맙다는 소리만 3번쯤 한 것 같다ㅠㅠ
2) 식당, 카페
- 메뉴판을 가리킨 후 손가락으로 숫자만 보여주면 사실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곳.
- 영어가 아주 잘 통하는 곳도 있는가 하면 거의 불가능한 곳도 있음.
- 그래도 다 먹고 마실 수 있으니 걱정 X
- ep. 고슴도이치: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데 그날 배운 ‘컵,’ ‘콘’ 단어가 갑자기 기억나지 않아 우물쭈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옆에 새 컵들이 쌓여있길래 그걸 가리키면서 “nicht das(이거 아님)” 이라고 했더니 “Waffel?”이라고 물어봐서 그제야 독일어로 콘이 ‘Waffel’임이 생각남…’콘은 Waffel, 컵은 Wecher다!!’ 그 순간을 기점으로 확실히 뇌리에 박혔다. 가끔은 이렇게 간절한 순간 배운 단어들이 머릿속에 더 잘 남는 법이니, 갑자기 단어가 생각나지 않더라도 그걸 단어 학습의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3) 학교
- 학교만큼 대부분의 인원이 영어를 잘 하는 장소는 찾아보기 힘듦.
- 학교 내에서 영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꼈던 적은, 적어도 아직까진 없다.
- ep. 고슴도이치: 그동안 만난 모든 학교 관계자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했다. 특히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영어를 기본 이상으로 하는 편, 교수님들은 말할 것도 없다. 내가 만난 독일인들이 거의 다 굉장히 친절했는데(흔히 생각하는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독일인’의 이미지를 어디에서도 보지 못함), 거기다 독일어를 할 줄 안다? 그럼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하더라(독일에서 4년 이상 산 지인의 말에 따르면). 다만 내가 사는 이 곳이 독일에서 큰 대학 도시라 예외적으로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는 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거리에 다니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보면 대부분 대학 관계자라는 웃긴 소리가 돌아다닐 정도라, 다들 영어를 잘 할 줄 안다는 거.
3. 나의 경우
1) 독일 가기 전 한국에서: 주한독일문화원 어학 강좌 수강
- 내가 파견된 튀빙엔 대학교는 정규 학기 개강 전, 독일어 어학 코스를 제공한다(비용 별도).
- 5주짜리 Intensiv Kurs 혹은 3주짜리 Start Kurs 이렇게 총 2가지 선택지가 있음.
- 다만 수업을 듣기 위한 최소 조건이 'A1단계 이상'이었기 때문에, 본인이 그 조건에 부합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독일어 코스 수료증 혹은 어학 시험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 따라서 나의 경우, 독일에 가기 전 약 3.5개월간 A1.1, A1.2 두 단계의 코스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수강한 후 그 수료증을 제출함
--> A1.1 코스는 100% 실시간 화상 수업(코로나가 심할 때였기 때문에 비대면 운영)을, A1.2 코스는 대면, 비대면 섞어 하는 하이브리드식 수업을 수강함.
-->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골고루 커버하며 특히 말하기 연습을 굉장히 많이 시켜서 나는 매우 만족하며 들었다. 강력 추천!!
2) 독일 도착 후 현지에서: 정규 학기 개강 전 Start Kurs & 개강 후 독일어 어학 강좌 수강
- 독일에서는 3주짜리 Start Kurs를 들었는데, 이 수업도 마찬가지로 말하기 연습을 끊임없이 시킴. 첫 날 레벨테스트를 보고 반을 3~4개로 나누는데, 가장 낮은 단계가 A2다. 같은 반 외국인 친구들과 3주동안 매일 9시부터 16시까지 보기 때문에 금방 친해질 수 있고, 같은 레벨 친구들이라 종종 독일어로 대화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독일어로 (대본 없이) 발표 5-10분, 과제, 종강고사(?)를 모두 해야 수료증과 학점(4 ECTS)을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빡셌던, 하지만 그만큼 독일어 실력은 확실히 늘었다는 후문 :)
- 정규 학기(여름 학기) 중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모두 빡세게 하는 Kompetenz Kurs 1 + 점심시간을 활용해 말하기 연습만 집중적으로 하는 수업 1 = 총 2개 들을 예정
스타트코스 과제 예시: 여러 과제 중 이건 쓰기 문제인데 매일 이런 작문 과제가 있었어요!
드디어 과제 제출
교실에 붙어 있었던, 희망 발표 일자 및 순서를 적은 리스트
종강 시험 당일, 교수님께서 모두에게 주신 초콜릿과 Viel Glück(행운을 빌어요)!
4. 상황별 필수 독일어
1) 식당/카페
저는 (음식명) 1개/2개/...를 원합니다(주문하고 싶습니다). Ich möchte einmal/zweimal/... (음식명)
얼마인가요? Wie viel kostet es?
영수증 Beleg
숟가락, 나이프, 포크, 접시 Löffel, Gabel, Messer, Teller
따로 계산 getrennt (be)zahlen
같이 계산 zusammen (be)zahlen
예약 가능한가요(테이블 하나 예약할 수 있을까요)? Kann ich einen Tisch reservieren/buchen?
문 여는 시간(Opening hours) Öffnungszeit
문 닫는 시각(Closing time) Geschäftszeit/Landenschlusszeit
커피 Kaffee
차 Tee
디저트, 케잌 Dessert, Kuchen
2) 옷가게
옷 Kleidung
입어봐도 되나요? Kann ich das anprobieren?
~ 사이즈 있나요? Haben Sie eine ~ Größe/Version?
저렴한/가성비가 좋은 günstig
싼, 비싼 billig, teuer
치마, 바지 Rock, Hose
원피스 Kleid
티셔츠, 셔츠 T-Shirt, Hemd
양말, 스타킹 Socke, Strumpf
속옷 Unterhose
스웨터 Pullover
코트 Mantel
신발 Schuhe
귀걸이, 목걸이, 반지 Ohrring, Kette, Ring
색깔 Farbe
패턴 Muster
3) 식료품 마트(Groceries)
~가 어디에 있나요? Wo ist ~?
우유, 빵, 요거트, 달걀, 잼, 버터, 크림(휘핑크림 제형), 치즈 Milch, Brot, Joghurt, Eier, Marmelade, Butter, Sahne, Käse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햄, 소시지 Rindfleisch, Schweinefleisch, Hänchen, Schinken, Wurst
과일 Obst
야채 Gemüse
간식류 Snacks
초콜릿 Schokolade
Käse
Fleisch
Gemüse
Schokolade: 엄청난 크기의 밀카들...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금방 먹음ㅎㅅㅎ
4) 학교
도서관 Bibliothek (대학교 도서관은 줄여서 UB(Uni Bibliothek)라고 흔히 부름)
교실 Klassenzimmer
교수님 Professor
같이 수업 듣는 학생/동기(fellow student) Kommilitone
수강신청 Kursanmeldung
학생증 Studentausweis
수업 종료 박수(책상 두드리기) klopfen
교수님 방문 가능 시간 Sprechstunde
질문 Frage
과제 Hausaufgabe
발표/수업에서 누구나 정식으로 해야 하는 발표 Präsentation/Referat
학교 메인 도서관 들어가는 통로
학교 도서관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이런 계단과 개인석이 있어요~
개인석에 앉으면 앞에 보이는 모습
즐비한 책들(근데 이제 모두 독일어인...)
독일에 가기 전 독일어를 조금만 하고 가셔도
영어 & 독일어 & 바디랭귀지 혼용해서 얼마든지 살아남으실 수 있습니다!!
저같은 독일어 극초보자도 다 잘 먹고 살고 있으니
두려워하시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ㅎㅎ
그럼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글에서 곧 또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