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린이의 교환학생 성장일지] #16 북경대 봉쇄 한 달 간의 기록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8기 유니딩입니다!
몇 주 전, 제가 북경대 기숙사 봉쇄 관련 칼럼을 올린 적이 있었죠!
5월 초에 시작된 북경대 봉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북경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지 않자 더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느새 북경대가 봉쇄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요,
오늘은 한 달 동안의 북경대 상황과 봉쇄일상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북경대 교환학생의 슬기로운 봉쇄일상 보러 가실까요!?
现在开始~~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제가 봉쇄일상을 시작한 것은 5월부터인데요!
지난 5월 초, 북경대
외국인 기숙사인 중관신원中关新园과 북경대가 봉쇄되면서
학교와 기숙사의 출입에 제한을 받게 되었습니다.
북경대 내의 중국인 기숙사에 사는 중국인 친구들은 인턴, 병원진료 등의 이유가 아니면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외부병원 진료를 받고 오면 기숙사 내에서 7일 간 격리를 해야 했습니다.
북경대 밖의 외국인 기숙사에 사는 저는 기숙사 외출과 학교 출입에 제한을 받았는데요.
외출 시, 기숙사-학교의 동선만 지키겠다는 학교출입신청서(审批)를 제출하고,
48시간 내 핵산검사를 제출해야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숙사에서 나와 학교에 20분 안에 들어가지 않을 시, 학교 출입 권한이 바로 취소되는 등
다소 번거롭고 불편한 학교출입절차를 겪고 있었습니다.
5월 둘째 주가 되자, 중국 정부는 북경 내 코로나 방역 조치를 더 강화했는데요.
심지어 ‘학생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기숙사 전체 내에 철문과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되었죠!
바리케이드 설치 날, 3일간 북경 전체가 택배배달快递과 음식배달外卖까지 멈추고
‘봉쇄상태静默’에 들어간다는 찌라시까지 인터넷에 퍼지면서 학생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정부는 찌라시일 뿐, 북경 전체 봉쇄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상해 봉쇄 상황을 직접 봤던 저희는 당연히 중국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었고,
아래 사진처럼 기숙사 내의 작은 편의점에는 물, 비상식량을 사기 위한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날, 교육부의 방역조치로 인해 학교, 기숙사 내의 음식배달外卖이 금지되었습니다.
심지어 기숙사 내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는데요! 학생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기숙사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구매해서 먹거나,
학교 출입권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학교에 들어가 학식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 출처: 微博 @Lovearth1216
봉쇄 조치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점점 심해지자 북경대의 완류万柳기숙사에서는 시위가 발생했답니다.
물론, 이 시위는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 百度에 퍼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의 검열조치로 삭제되었답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국인 학생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저도 언젠가 북경 전체가 봉쇄될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장기간 이어지는 기숙사 봉쇄로 인한 무료함으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요.
이런 저에게 ‘기숙사 봉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만들어준 소중한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바로 함께 기숙사에 갇힌 외국인 친구들인데요!
봉쇄 전에는 항상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 보니, 기숙사에서 머무는 시간이 적어
기숙사 내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봉쇄가 된 이후로 기숙사에만 머물다 보니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아일랜드,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면서 제 슬기로운 봉쇄생활이 시작되었답니다!
감사하게도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
‘문화 및 언어교류’ 형태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서로의 음식을 함께 만들어 함께 나눠 먹기도 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서로의 언어로 배우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만든 김치볶음밥과 간장닭조림입니다!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정말 기뻤어요!
외국인 친구들이 만들어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파키스탄 친구들이 만들어준 가정식인데요!
일단, 파키스탄 친구들은 무슬림이기 때문에 할랄음식만 먹습니다!
따라서 친구들이 만들어준 음식은 할랄음식이었는데요,
닭고기가 들어간 카레, 한국의
전과 비슷한 느낌의 카밥, 기다란 바스마티 쌀로 만든 밥까지! 정성스러운
한 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기도 하고, 악기 연주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무료한 봉쇄생활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다보니, 각국의 문화나 사회상도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아일랜드에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비율보다 훨씬 많은 편이라 여성이 결혼에 조금 더 적극적이며,
정부에서 교육비를 모두 지원해주기 때문에 대학까지의 학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
Halal 할랄과 Haram 하람의 정확한 차이점 등. 서양과 중동, 서아시아의 손님맞이 문화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꿈꿨던 교환 생활은 최대한 많은 외국친구들과 교류하는 생활이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바깥 외출이 자유로웠던 3~4월보다 봉쇄가 된 5월이 되어서야
더 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면서 제 교환생활의 목표가 이루어졌답니다.
물론,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말하다 보니, 머릿속에서 언어들이 섞이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한국친구들과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모두 헷갈리는 0개 국어 상태에 도달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자주 한답니다ㅎㅎ
이렇게 봉쇄된 북경대 안에서
소중한 외국인 친구들과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답니다.
며칠 전 북경의 확진자가 100명에 도달하면서 아직도 북경은 초긴장 상태이고,
저와 외국인 친구는 이 상황이 빠르면 시진핑의 연임이 결정되는 10월 말에 끝나거나,
최악의 경우 내년 2월까지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또한 북경에서의 교환생활을 조금 일찍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는데요,
언제 봉쇄될지 모르는 북경에서 생활하다보니 불안한 마음이 커졌기 때문에 조금 일찍 한국에 돌아가서
앞으로의 미래계획을 세우고자 합니다.
만난지 한 달 남짓 밖에 안 된 이 친구들이 제 봉쇄생활의 모든 것이 되어줬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있는 북경을 떠나기가 조금 아쉬운 마음인 뿐입니다ㅠㅠ
다음 주에 마지막 북경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유니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