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비씨진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하였듯, 이번 칼럼에서는 밴쿠버가 아닌 랭리(Langley) 지역에서 보낸 1박 2일 동안의 시간을 다루고자 합니다. Langley는 캐나다의 British Columbia에 위치하는 또 다른 도시로, Vancouver에서 Skytrain과 버스로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 걸립니다. 제가 랭리에 가게 된 계기는 랭리에 위치한 하숙집에 방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위해 기숙사 입주와 가까운 날짜에 입국했지만,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이 자가격리 등으로 인해 2주 전에 입국하였고, 그때 자가격리 동안 지낸 랭리의 하숙집에 안부 인사도 전할 겸(?) 재방문한다고 하여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숙집 주인분께서 차를 태워주시고, 도시를 소개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밴쿠버와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한적한 느낌이 물씬 나는 1박 2일 동안의 랭리를 여기에 담았습니다.
Langley라는 도시는 포트 랭리(Fort Langley)라는 마을로 가장 유명합니다. 포트 랭리는 관광 명소로도 가장 잘 알려진 앤틱 마을입니다. British Columbia 주의 발상지로 역사적인 의의를 지녔기도 합니다. 맛이 좋고 유명한 카페나 찻집이 위치한 마을이며, 친구는 이곳에서 구매한 원두로 아직도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게가 늘어 서 있는 거리를 보니 한국의 가로수길이 떠올랐습니다. 더불어 지난 칼럼에 등장한 아이스하키 경기를 기억하시나요? 경기 상대였던 Trinity Western University를 이곳에서도 만났습니다. 랭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 이 대학교가 포트 랭리에 Community Space를 마련해 놓았더라고요. 일반인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쉼터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올드 타운인 포트 랭리는 강가를 따라서 형성된 마을이기도 합니다. 교량 위를 따라 걸으면 표면에 구름이 반사되어 비칠 만큼 맑은 강물을 볼 수가 있습니다. 비록 날 자체는 조금 흐렸지만, 티 없이 맑은 강물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물가는 부족함 없이 보고 가는 것 같네요 ㅎㅎ 또한, 랭리에는 기차역이 위치하여 기차가 지나다닙니다. 오랜만에 기찻길을 볼 수 있어 기분이 묘했는데, 친구는 정동진이 떠오른다고 말할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포트 랭리 뮤지엄 등 볼거리가 많다곤 하나 저는 짧게만 돌아보고 다시 집을 향했습니다. 더없이 좋았던 것은 Walter Gage 기숙사를 벗어나 넓은 주택에서 지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숙집에서 조금 걸어나가니 Saveonfoods(식료품점), 큰 규모의 수영센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다운타운에 비하면 한적하지만 살기 좋은 도시인 것 같았어요!
(하숙집에서 요리하며 누구보다도 알차게 챙겨먹었음을 보여주는 사진들..ㅎㅎ)
랭리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난 후 최근 일상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교환 파견을 가게 되면 한 번은 하게 될 '한식 파티'를 진행하고, 할로윈 코스튬을 준비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냈습니다. 나날이 요리 실력이 발전할 모양인지, 이번 한식 파티에서는 요리하는 데 일부(?) 기여했습니다. 한식 파티의 메뉴는 참치 동그랑땡, 김치전과 파전, 떡볶이, 삼겹살과 비빔면, 한국 과자(꼬북칩, 참ing, 새우깡, 몽쉘), 막걸리 (딸기, 유자, 밤 맛), 그리고 소주였습니다. 바닥에 앉아서 파를 손질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명절 때의 한국으로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파티가 끝날 때쯤 거하게 취한 친구들이 사 온 새로운 술은 비록 한국 술이 아니었지만, 다른 외국인 교환학생과 UBC 학생들에게 한국 술 게임까지 가르치며 한국 술 문화를 알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파트 게임, 바니바니, 아이엠 그라운드 등 쉽게 배울 수 있는 술 게임을 가르쳐줬는데, 한국인의 타고난 박자 감각에 놀란 외국인 친구들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할로윈 코스튬을 구매하기 위해서 West Broadway 쪽에 위치한 Spirit Halloween이라는 상점에 방문하였습니다. 모자와 가발부터 삐에로, 해적, 허수아비 등의 다양한 컨셉을 가진 의상, 메이크업 키트와 타투 스티커까지 다양한 상품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학생 혹은 저희 또래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방문한 사람들도 꽤 많았던 것을 보니, 할로윈을 기념하고 준비하는 문화가 굉장히 만연해 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낮에는 굳은 몸을 풀어주기 위해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배드민턴을 치기도 했습니다. Drop-in system이라고 해서 따로 코트를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Student Recreation Center에 방문하여 등록한 뒤 바로 코트로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배드민턴 이외에 배구, 농구 등도 위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켓과 셔틀콕도 대여해주는데, 셔틀콕은 깃털이 거의 다 나가 소생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혹시라도 배드민턴 Drop-in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셔틀콕을 자체적으로 준비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별도로 코트를 예약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이 특정 시간대에 많이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도 점심시간 즈음 가서 코트에 학생들이 많았고, 2명이 아닌 4명끼리 Rally를 진행하는 경우 다른 4명의 팀과 교대하며 게임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즉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는 점! 한 시간 동안 알차게 운동을 한 뒤에는 기숙사 바로 옆에 있는 Great Dane Coffee라는 카페에 방문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곳 스타벅스 라떼가 굉장히 연한 느낌이 나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Great Dane Coffee의 라떼는 진해서 맛이 좋았습니다. 또한, 카페에 갈 때면 이름을 물어본 뒤 메뉴가 준비되면 이름을 부른다는 점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스타벅스에서는 매번 이름을 컵 위에 적는데, 가끔 제 이름의 철자를 완전히 다르게 적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다른 교환학생 친구가 캠퍼스 스타벅스의 한 지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인데, 이름을 듣고 적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번거로울 것 같다고 걱정하더라고요 ㅎㅎ
벌써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놀랍게도 저는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약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지만, 캐나다에서의 일상이 한국에서의 일상보다 더 빠르게 잊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서운하기도 하네요. 나머지의 소중한 일상도 칼럼에 잘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