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15_지금부터 이탈리아 여행을 시작합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면서 구상한 여행입니다. 크로아티아와 한 나라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나라가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그만큼 가장 바쁘게 보냈습니다. 로마에서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새벽 2시에 숙소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 베네치아에 도착한 후 찍은 사진
역시 로마를 빼놓을 수 없는 이탈리아
이탈리아를 이야기할 때 로마 제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애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사실 이 책은 로마사라기보다는 역사 소설에 가깝고 사료적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다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로마사를 쉽게 풀어쓴 책이라 점을 고려하여 이렇게 자세하게 전제를 밝히고 적습니다.)를 읽으면서 언젠가 로마에 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피렌체에서 찍은 사진
로마 다음에 떠올릴 수 있는 소재로는 무솔리니가 제일 유명할 것입니다. 로마와 무솔리니 사이에는 드문드문 도시국가가 생각날 것입니다.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 피사는 물론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본다면 볼로냐, 시칠리아도 언급할 수 있습니다. 많은 도시국가와 왕국이 보여주듯, 이탈리아는 오랜 시기 혼란과 분열을 겪었습니다.
천년 넘게 통일되지 못한 이탈리아
실제로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탈리아의 역사는 분열의 연속이었습니다. 고토회복의 기치를 내세우며 이탈리아반도에 침입한 동로마 제국은 물론이고, 랑고바르드 왕국, 동고트 왕국, 그리고 프랑크 왕국과 중세 이탈리아 왕국을 거쳐 신성 로마 제국까지 모두 이탈리아 반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분열된 유럽 정세 속에서 북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교황과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의 대립을 이용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 물의 도시 베네치아 공화국
제일 잘 알려진 베네치아 공화국이 바로 그 예시입니다. 제노바, 피렌체 등 다른 북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들은 저지대(베네룩스)와 함께 유럽의 무역과 경제를 주도하는 강소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부유한 경제력과 혼란을 피해 이주한 지식인들 덕분에 예술과 철학이 부흥할 수 있었고, 나아가 르네상스가 발현할 수 있었습니다.
▲ 오늘날 바티칸 시국
중부 지역에는 교황령이 있었습니다. 당시 교황령은 오늘날 바티칸 시국에 한정된 영역이 아니라 동로마 제국과 정통성을 겨루며 이탈리아 중남부 지역의 지배를 도모했던 세속국가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남부에도 독립적인 시칠리아 왕국과 나폴리 왕국이 동로마 제국과 적대하면서 세력을 유지하여 훗날 동군연합의 형태로 스페인 제국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교황의 영향력은 이탈리아 내에서 매우 컸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1870년에 비로소 달성한 이탈리아 통일
이처럼 이탈리아는 통일된 정치체계가 부재하여 항상 외국의 침입과 간섭을 겪었습니다. 1815년 워털루 전투 이후 설립된 빈 체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이탈리아 북부의 사르데냐 왕국을 중심으로 통일 운동을 전개하게 됩니다. 국제정세 역시 이탈리아에게 유리하게 돌아갔습니다.
▲ 이탈리아 통일 과정
하지만 영국은 이탈리아 통일에 대해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프랑스는 여러 사건을 거쳐 이탈리아 통일을 지지하였으나 여전히 주요한 과제는 러시아와 제휴를 맺어 오스트리아 제국과 프로이센 왕국을 자국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와 샤르데냐 왕국이 오스트리아 제국과 싸워 승리하였으나 프로이센 왕국의 개입을 우려하여 오스트리아와 휴전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되어 이탈리아가 스스로 통일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각 지방의 자발적 병합, 성공적으로 진압한 반란, 시칠리아 섬 확보 등 근간을 착실히 마련한 샤르데나 왕국은 궁극적으로 오스트리아가 점령한 베네치아와 프랑스군이 주둔하고 있던 교황령까지 확보하기에 이릅니다. 보오전쟁(프러시아-오스트리아 전쟁), 보불전쟁(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이탈리아에 영향력을 미치던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프로이센에게 패배한 덕택이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1870년 샤르데냐는 통일된 이탈리아 왕국을 건국하게 됩니다.
강대국의 최소(Least of the Great Powers)는 이탈리아를 지칭하는 말
이후 이탈리아는 강대국의 최소(Least of the Great Powers)라고 불리며 말석이지만 엄연히 오늘날까지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922년 해군력을 조정하기 위해 개최된 워싱턴 군축회의에서도 주요국가로 참석하기도 하였으며, 1차 세계대전과 1930년대 중반까지는 연합국과 같은 편에서 국제적인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후발 국가였던 이탈리아 왕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별다른 이득을 취하지 못하고 지중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려 했는데, 이것이 영국을 자극하여 불발된 후 2차 세계대전에서 추축국으로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탈리아는 문화, 역사, 경제, 제조업은 물론 군수 산업과 해양 산업에서도 강세를 보입니다. 어떻게 이탈리아를 둘러볼까 고민하다가 버스를 타고 주요 도시를 방문해 보는 방식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북쪽에서부터 로마까지 도달하는 여행 동선
▲ 피사의 사탑으로 가는 도중
▲ 콜로세움 내부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전형. 아드리아 해의 여왕으로 불렸던 동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던 점을 상기하면서, 르네상스를 간직하고 있는 피렌체와 인근 피사의 사탑을 둘러봅니다. 마지막으로 로마과 바티칸에서 로마의 유산과 바티칸 미술관을 살펴보고 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피자와 맥주
이때부터 물가가 본격적으로 비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마트는 저렴하고 번화가가 아닌 곳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 일정과 주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일정
두브로브니크 → 베네치아
(출발) 2019.06.15. 12:20 → (도착) 2019.06.15. 13:40
항공사 : Volotea
가격 : 80,124원
비고 : 결제 오류로 두 곳에서 숙박
숙박비: 2박(62,980원), 1박(24,680원)
베네치아 → 피렌체
(출발) 2019.06.18. 13:00 → (도착) 2019.06.18. 17:15
교통편 : 플릭스버스 (FlixBus)
가격 : 10.69 Euro(결제 당시 14,046원)
숙박비: 3박(91,748원)
피렌체 → 로마
(출발) 2019.06.21. 12:45 → (도착) 2019.06.21. 16:00
교통편 : 플릭스버스(FlixBus)
가격 : 9.99 Euro (결제 당시 13,012원)
비고 : 플릭스버스(FlixBus)
숙박비: 3박(81,551원)
항공비(교통비): 107,182원
숙박비: 260,959원(9박 기준, 평균 1박 비용 약 28995원)
총비용: 368,141원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나폴리나 볼로냐를 방문하지 못한 점, 여전히 미련이 남는 크루즈 여행, 숙소의 경우 피렌체는 굉장히 호스텔에서 즐겁게 보냈지만, 베네치아에서는 결제를 실수하여 하루는 다른 곳으로 머물러야 했습니다. 로마의 경우 여행 기간 중 최악의 숙소였습니다. 이것으로 이탈리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마치고 베네치아부터 여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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