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19_피렌체와 르네상스
도착하고 저녁에 둘러본 피렌체, 길거리의 그림을 조심합시다
▲ 체크인 후 산책했던 리베르타 광장
피렌체에서는 길거리에 놓여있는 그림을 조심해야 합니다. 일부로 방문객들이 밟도록 유도하여 밟으면 강매를 유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 번 밟았습니다. 골목 끝까지 따라오길래 이어폰을 빼지 않고 멀뚱히 쳐다보았습니다. 끝까지 따라오길래 무시했더니 결국 다시 돌아갔습니다. 밤에 걷다 보면 10시쯤 그림을 걷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이민자, 불법 노동자들입니다. 밟지 않은 것이 최선이겠지만 밟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경찰을 찾는 시늉을 하면 됩니다. 또한 스마트폰을 대놓고 보여주지는 마세요. 그것조차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 리베르타 광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공원
저는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습니다. 잘 모릅니다. 다만 중학교 3학년 때 미술 선생님께서는 지금 미술사를 배워두면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라고 하시면서 억지로 미술사 수업을 하셨을 때 배웠던 것을 조금 기억합니다. 제 학창시절에 유일하게 미술 수업에 시험을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억지로 외웠던 서양미술사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나폴레옹 전쟁, 스페인 내전, 르네상스와 관련되어 역사적, 정치적 배경과 맞물린 몇 개의 작품만 언저리에 남았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 왔고 터키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을 마치고 유럽여행을 준비하며 미술사를 간략하게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첫 날 저녁 피렌체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미술에는 관심이 없어도 14~16세기에 걸쳐 발흥한 르네상스는 수업에서 종종 배웠던 주제입니다. 대개 중세의 끝을 1453년 동로마 제국의 멸망을 잡는데, 이 동로마 제국이 건재할 때 교류를 맺으며 로마제국의 유산을 복원했던 정치세력이 바로 이탈리아의 도시국가였습니다. 공화정을 유지하며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는 지중해 무역을 주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북부 이탈리아에는 르네상스가 발현할 수밖에 없었던 부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했던 것입니다.
르네상스와 르네상스 3대 화가
하지만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는 백년전쟁 이후의 성장한 프랑스와 합스부르크 왕조가 이탈리아를 빈번히 침입하고 정치적으로 간섭하면서 쇠퇴하였습니다. 어쨌든 르네상스 이후 유럽은 전격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다비드상 (피렌체 아카데미아에 전시 중)
모두가 알고 있는 3대 화가는 바로 초기 르네상스에 활동한 사람들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아주 거칠고 짧게 요약하자면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하여 발명가이자 건축가, 무기 제작자로도 명성이 높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미술과 조각에 두루 뛰어났던 미켈란젤로, 전형적인 고전 미술의 모습을 완성한 라파엘로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들 모두를 품었던 도시가 바로 피렌체
▲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가는 길에서
피렌체는 바로 이 세 명이 모두 활동했던 도시였습니다. 다빈치는 피렌체에서 태어나 미술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밀라노와 베네치아, 로마를 거쳐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모나리자를 완성하였습니다만 명실공히 피렌체 공화국이 배출한 예술가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아버지의 반대,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에게 양육된 그의 유년시절은 피렌체에서 보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의 귀족 가문인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아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라파엘로 역시 1504년부터 1508년까지 피렌체에서 예술 활동을 하였습니다.
▲ 메데치 가문이 사용한 피티 궁전
이처럼 예술가들을 후원한 주체는 번영한 메디치 가문이 오랜 시간 동안 이끌었던 피렌체 공화국입니다. 밀라노와 피렌체를 고민하다 결국 피렌체를 선택한 이유도 메디치 가문의 수집품은 물론 르네상스의 흔적이 남아있는 피렌체를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에 나오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 비교적 수월하게 작품을 감상했던 경험을 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럽으로 여행 갈 때 서양사, 교회사, 건축사, 미술사 중 하나라도 살펴보고 가는 것을 다시 한번 권장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3일 동안 피렌체에 머무르면서 살펴본 박물관과 명소들을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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