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비씨진입니다! UBC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대체 어떤 수업을 듣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칼럼을 통해 캐나다와 한국 대학의 수업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수업을 수강했기에 일반화할 수는 없겠으나, 솔직한 경험담을 전해드리겠습니다.
1. 수강신청 <학부 허가 수업 수강신청 주의하기>
교환학생의 경우 정규 학생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수강신청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개강 전 한국에 머무를 때 UBC 대학의 국제 본부 측으로부터 수강신청 관련 메일을 받았습니다. 1순위부터 10순위까지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적어 내면, 임의로 본부 측에서 시간표를 짜줍니다. 제가 수강신청 결과물을 받았을 때, 화요일과 목요일에 약 4개의 수업이 몰려 있는 기이한 형태의 시간표였기 때문에, 임의로 시간표를 변경했습니다. 이때 바로 등록이 되지 않고, 학과나 학부 측의 허가를 받아야만 신청할 수 있는 과목이 있습니다. 기다리시면 충분히 허가를 받을 수 있으니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허가를 받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시간표를 짜지 못할까 두려워 일부러 그런 과목을 피해서 신청했는데, 나중에 이를 굉장히 후회하였습니다. 또한, 개강 후 약 2주 동안은 아무 문제 없이 마음껏 수업을 신청하거나 드랍할 수 있으며, 9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은 드랍이 가능하지만 드랍할 경우 성적표에 표시가 남게 됩니다.
2. 온라인 플랫폼의 적극 활용 <Canvas, 그리고 강의 계획서는 반드시 꼼꼼히 정독>
UBC 대학에서는 Canvas Student라는 사이트를 활용하여 수강 과목을 관리합니다. UBC 수강신청 사이트와 연동이 되어, 수강 신청한 과목이 Home 화면에 뜨게 됩니다. Syllabus(강의 계획서), Assignments, Modules 등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습니다. 특히 Modules의 경우, 각 주차 수업에 어떤 것을 다룰지, 과제로 무엇을 해야 할지 등이 수시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강의 계획서를 통해 알기 힘든 세세한 부분을 캐치하기에 매우 좋은 시스템입니다. 또한, 강의 계획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시는 교수님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제가 듣는 과목 중 하나는 Syllabus Quiz, 즉 교수님께서 강의 계획서 관련 퀴즈를 학생들에게 풀도록 하셨을 만큼 학생들이 강의의 취지와 계획을 제대로 숙지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3. 과제량 <과제, 퀴즈 이제 그만..!>
현재 저는 외국어 수업 한 과목을 수강하고 있으며, 교수님께서는 수업마다 과제를 내주십니다. Typing, Writing, Audio Recording 등 과제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주변 교환학생 친구들이 프랑스어/중국어 수업 등을 수강하는 모습을 보면 언어 수업의 난이도와 관계없이 대부분 많은 양의 과제를 빈번히 내주시는 것 같습니다. 전공과목의 경우 역시 (한국도 전공과목은 수시로 내주시는 과제가 많기는 합니다만), 과제가 빈번히 나오는데, 중간/기말고사로 끝장을 보는 형태보다는 자잘한 과제와 퀴즈를 통해 수시 점검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는 경향이 많이 보입니다.
4. 토론 장려 (feat. 문학 수업)
여기서 문학 수업 한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 토론을 굉장히 장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수강신청을 할 때 기본적으로 Lecture(강의) 세션을 제외하고 Discussion 세션에 신청해야 하는 수업들이 꽤 많습니다. 토론이 수업에 포함된 형식이 아니라 토론 자체를 별도의 세션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한국과 다른 점 같습니다. 대학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재학 중인 대학교에서는 언어 수업 이외에 강의(Lecture)가 아닌 별도의 세션을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문학 수업을 수강했을 때, 개인적으로 글(서평 형식)을 작성하여 과제로 제출한 뒤, 단순히 교수님께서 피드백을 제공하시는 일방적인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던 기억이 있었기에 매우 아쉬워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형 강의의 경우, 소형 강의에 비해서 학생 간 소통이 이루어지기 상대적으로 힘든 환경입니다. 그러나 대강당과 같은 장소에서 수업을 수강할 때, 교수님께서 옆에 앉은 학생과 파트너가 되어 대화/토론을 하도록 합니다. 나아가, 토론 결과물을 공유할 때, 확실히 답변의 정확도나 중요도와 관계없이 자신의 이야기나 의견을 조금 더 자유롭게 나누는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번외] 교환학생 인기 강좌
제가 지금껏 읽은 교환학생 귀국 보고서, 현재 주변 친구들이 듣는 과목, 그리고 제 경험까지 모두 아울러 UBC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몇몇 수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공과목보다는 교양 관련 과목 위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 글쓰기 강좌
많은 교환학생의 목표 중 하나가 영어 실력 향상인 만큼, 영어 글쓰기 수업의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영어영문학과가 아닌 글쓰기 관련 학과 수업이 열린다는 점이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Creative Writing(이하 CRWR)이라고 해서, 소설이나 시/스탠드업 코미디/영화 시나리오 등 정말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 수업이 존재합니다. CRWR 뿐 아니라 학술적 글쓰기에 대한 수업 역시 존재하므로, 본인의 관심사나 목표에 따라서 다르게 수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CRWR 학부에서 열리는 수업 중 Fiction, Scenario 등 전반적인 글쓰기 형태에 대한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데, 다양한 Exercise를 통해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사실적/학문적 글쓰기에만 익숙해져 있던 제가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2] 언어 강좌
한국 학교에서는 폴란드어, 체코어 등 서양 언어 수업의 스펙트럼이 상대적으로 좁아 아쉬웠지만, 이곳에서는 인종이 다양한 만큼 정말 여러 종류의 언어 수업을 제공합니다.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스페인어 수업에 특히 아시아인이 거의 없고 서양에서 온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도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등 사회과학 분야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Canadian Literature 혹은 Public History of Canada와 같이 캐나다에 왔으니 캐나다에 관한 수업을 들어보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더불어, UBC 대학이 특히 강세를 보이는 과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경 분야(특히 Forestry)에 관심 있는 교환학생들이 많이 오곤 합니다.
약 한 달 동안의 교환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여기서 전공과목만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열정이 넘쳐 캐나다의 역사, 심리학 등 다양한 교양 과목을 들으며 관심사를 넓히고자 했지만, 교환 생활을 할수록 원래 관심 있었던 전공 분야 과목을 듣는 것이 편하기도 하고, 학업에 대한 의지가 떨어지지 않게끔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생활도 결국은 일상의 지속이라는 점을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동일 내용이라도 다른 언어, 그리고 다른 문화와 수업 분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상태로 수강하게 되니까 전공에 대한 흥미가 다시 생기고, 이를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만의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나, 교환 파견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하고 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숙고해보시고 수강 신청하시기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