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삼각주 오카방고 델타.
이 거대한 삼각주 안에 늪과 호수도 있고 숲도 있고 섬도 있어서, 이 지역을 돌아보는 투어가 있습니다.
보츠와나 최대 관광지는 바로 이 오카방고 델타와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카사네겠죠?
빅토리아 폭포 지역은 4개의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우리는 짐바브웨 갈 때 들르기로 했고,
이번에는 오카방고 델타를 우선 갔습니다.
삼각주에서 호수를 모코로라는 나무배로 돌아보고, 들판을 걸어다니며 동물찾는 산책도 하는 투어.
*오카방고 데이투어 : 인당 800풀라 = 80$
저희가 가기 전에 블로그 폭풍 검색했을 때 데이투어 가격은 600풀라 전후였어요.
그런데 가보니까 800풀라.. 얼마전에 올렸나? 4명이서 할테니 싸게 좀 해달라고 해도 안된다는 대답만 ㅠㅠ 그치만 불굴의 의지로 !! 저는 결국 인당 500풀라에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ㅋㅋㅋ
투어 싸게 하는 방법!!!!
1. 시내에 나가 직접 발품 팔아 여행사를 찾을 것
: 아무래도 숙소에서 하는 건 숙소에서 커미션을 떼기때문에 비싸질 수 밖에 없겠죠. 같은 곳을 가더라도 호텔에서 예약하는 투어가 비싼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동수단이 좋아지거나 식사가 좋거나 하는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요. 하지만 난 그런거 필요없고 싼 게 좋다! 하거나, 여러가지를 비교해보고싶거나 한다면 숙소에서 제시하는 것말고 발품을 팔아 여행사와 컨택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롯지 직원과 끈기있게 밀당한다 -> Tim 이라는 동네 형님을 몰래 소개시켜 주었다ㅋㅋㅋ
: 800풀라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해 떨어진 저녁이어서 다시 시내를 나갈 수 없었어요.
Bar의 남자직원은 시종일관 "안할려면 말어" 반응이었지만 전 이상하게 깎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사실 데이투어에 2만원 차이는 꽤 큰 돈입니다... 넷이서는 8만원~10만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하루 기름값 혹은 숙소비 + 식사 비용인데. 델타에 시큰둥하던 친구는 그럼 자기는 투어 안할거라고 까지 했어요.. 가격이란 그래서 참 경쟁력이 있습니다 ㅠㅠ
다음날. 아침 7-8시에 출발하는 일정이라고 해서 저는 30분 전에 다시갔어요. 같은 얘기 다시 반복ㅎㅎ
브로, 인터넷 서치했을 때 분명히 이 롯지에서 600풀라에 했다고 나왔었단 말이야.
우리 예산에 800풀라는 너무 비싼데 여기서 싸게 해 줄 수 없다면 다른 곳이라도 알아봐줄 수 없을까? 진짜 부탁할게... 말했더니 녀석이 갑자기 목소리를 깔고는
"그러면 이 손님들 다 보내고 내가 전화 한번 해볼게. 좀 기다려."
앗싸!
손님들을 배로 실어 나르고 30분쯤 지났을 때 덩치 좋은 아저씨가 한 명 왔습니다.
이름은 Tim. 나중에 보니 배와 의자에 자기 이름으로 도배를 해 놨음ㅋㅋ 안훔쳐간다 안훔쳐가 ㅋㅋ
결국 500풀라에 싸인!
대신 먹는건 알아서 싸가기로. 4명분 2000풀라를 벌게 되어서 아저씨 기분이 좋아보였어요!!ㅎㅎ
"구웨엑 구웨엑" 우는 새가 있었는데 별명이 'go-away' 새라는 걸 알려주고 연신 싱글벙글.
그래서 단체손님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한 우리 네 명의 일정.
1. 숙소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30분?정도 들어가면 꽤 큰 섬마을이 나온다.
2. 거기서 모코로 라는 나무배로 갈아타고 보트산책. (모로코 아님. 모코로)
3. 중간중간 작은 섬(육지..)에 내려서 잠깐 걷고 다시 타고가기를 몇 번 반복
4. 큰 들판이 있는 섬에 가서 1시간정도 걸으며 야생동물을 본다.
5. 또 한 섬에 내려서 점심을 먹으며 1-2시간 쉰다.
6. 다시 모코로를 타고 섬마을의 선착장으로 들어와 모터보트를 1시간 정도를 기다려 타고 롯지로
--> 이렇게 다녀오면 아침 8시정도에 출발해서, 3-4시 오후가 시들해질 때 돌아옵니다.
섬에 내려서 걸어다니는 거리가 꽤 됐어요. 자신을 헝그리 라이언이라고 소개한 캐니는 키가 장대같이 큽니다. 큰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데, 째깐한 동양인들은 뜨거운 땡볕아래 부지런히 걸어야 겨우 뒤따라 갈 수 있었죠.. (또륵) 보츠와나에서 참새만큼 자주 보았던 파랑새의 전설도 들려주고, 들판에서 누와 얼룩말이 왜 같이 다니는지, 숫사슴이 얼마의 암사슴들을 거느리고 다니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사실 야생에서 동물을 본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눈 코 귀가 발달한 야생동물들은 사람이 먼 발치에서 발가락만 디뎌도 알아채고 도망가기 때문이죠. 캐니가 저 멀리 자꾸 뭐가 보인다는데 우리는 도저히 저게 동물인지 풀이 바람에 살랑거리는건지 분간할 수가 없었음.... 캐니가 빈 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그렇구나~ 하는 수밖에. 그래도 친구가 그렇게 꿈에 그리던 코끼리를 숙소로 가는 길에 먼 발치에서 볼 수 있었어요 ㅋㅋㅋ 친구의 코끼리 앓이 ㅋㅋㅋㅋ
뜨거운 땡볕 아래 고요한 물길을 저어서 가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아니, 색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처음 겪는 일이었죠.
모터를 돌려서 엔진소리 물 튀기는 소리가 나는것도 아니고 노를 저어서 촤악촤악 소리가 나는것도 아닌
- 물 속에서 장대로 물길 바닥을 미는 소리. 사공이 장대를 밀어내고 다시 올려 잡을 때 손바닥을 스치는 소리, 물 위에 뜬 나무배가 물을 살며시 가르는 소리, 저 멀리로 도망간 새가 내는 울음소리. 이 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더할 수 있는 소리로, 손바닥으로 풀잎을 쓸어봅니다. 사라락 사라락
(동영상을 올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ㅠㅠ)
*정수리가 뜨거워서 잠들수도 있어요ㅋㅋㅋㅋㅋ 챙모자 꼭 챙기세요.
보트에서 모코로를 갈아타는 작은 섬마을의 가족.
아빠가 호수에서 물을 떠오는데 어디서 콩 하나가 쪼르르 달려나와 아빠 마중을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