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레이트 짐바브웨 보러가는 날입니다!
마스빙고는 발음을 알아듣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masvingo 마스빙고가 아니라 맛-쓰뷩고.
스펠링을 봐도 헷갈리는 지명.
저희도 자꾸 마쓰빙고, 마쓰방고 틀린 이름을 말할 때마다 놀리곤 했는데 ㅋㅋ
마이클이 미스방고 라고 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거기에 어느 여자 보러 가는거냐고ㅋㅋㅋ
노란 버스에 인터 아프리카! INTER AFRICA! 너무 귀엽죠?저희도 모처럼 신이 나가지구 께록께록 끼 부려봤습니다 ㅎㅎㅎ
아프리카 버스는 언제나 늦게 출발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저희는 일찍 갑니다. 저희는 아프리칸이 아니니까요 ㅋㅋㅋ
다행히 일찍 간 덕에 맨 뒷자리에 네 명 다 붙어서 앉을 수 있었습니다. 버스타러 오는길에 들른 마트에서 햄버거 하나씩을 사왔는데 그거 먹고싶어서 빨리 점심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어요 ㅋㅋㅋㅋ버스에서 음식을 다 먹는답니다. 중간중간 서는 정류장에서는 사람들이 간식거리도 팔구요.
짐바브웨도 아마 크리스찬이 대부분인것 같아요.
전 편을 쓰면서 짐바브웨 국가를 검색해보니 기독교 계통이 인구의 83%던데 역시. '그래서 그랬구나' 싶습니다.
버스 출발하기 전에, 중간중간 마을 정류소에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기 전에는
어김없이 목사님들이 올라와서 한바탕 큰 소리로 기도를 합니다.
기도가 끝나면 십자가 성호와 함께 작은 함에 돈을 걷습니다. 사람들은 낡은 옷 주머니에서 센트를 몇개씩 꺼내서 헌금했습니다.
아무도 투덜대거나 인상 찌푸리지 않고 당연한 듯이 하는 걸 보고, 이 나라에서는 이 풍경이 일상이구나 싶었어요.
나중에 에티오피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많았는데요,
먼 길을 가면 산을 넘고 강을 건너는 여정에서 가끔씩 마을에 있는 교회에 들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비닐봉지에 얼마씩 넣어주고 기사님이 그걸 가지고 내려서 교회에 가요. 이렇게 10분 15분 바람도 쐴 겸 사람들도 내려서 교회에서 십자가로 팡팡 메디테이션도 받고오고 하더라구요.
제가 왜 돈을 걷는거냐고 했더니, 먼 길을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보호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래서 생각해보니 새삼스레 감사해서 가지고 있던 돈을 좀 냈던 기억이 ㅋㅋㅋㅋ
저는 믿는 종교가 없지만요 ㅋㅋㅋㅋㅋ
한번은 시각장애인 할아버지와 목청좋은 아저씨 한 분이 올라섰습니다. 둘이 한 팀이 돼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구슬픈 노래였지만 사실은 귀가 아프게 시끄러웠습니다....ㅜㅜ
낡은 니트와 자켓을 겹겹이 껴입은 할아버지가 안쓰럽기도 하고, 이렇게 돈 벌러 나온 마음이 대견하기도 하는마음이 복잡하게...
우리는 모두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겠죠.
저는 다만, 하루를 먹고 사는 양보다 조금 더 많이 벌었었고, 그 남는분을 저축해놨다가 이 곳으로 떠나온 것인데.
그래도 자꾸 작은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단지 그런거라고 혼자 변명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맨 끝 줄까지 오기를 기다렸어요.
근데 맨 끝까지 올 때쯤에 다시 돌아서 앞으로 향하고 또 돌아올 때 쯤 다시 앞으로 방향을 바꾸고 ㅎㅎ
통로를 몇 번 오가시길래 제가 다시 돌아오셨을 때 얼른 동전을 넣어드렸거든요.
동전들이 양철 컵으로 쨍그랑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니까 그제서야 할아버지도 노래를 멈추고 자리 앉으시더라구요.
기사님도 이 팀에게는 차비를 받지 않는 듯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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