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방고 델타에서 모코로 투어를 끝내고 곧바로 출발합니다.
다음 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까지 가는 게 목표인데, 오후부터 서너시간 달리면 밤까지는 국경에 도착할 것 같고, 다음날 또 내도록 달려야 요하네스버그에 닿을 겁니다.
오후의 햇살이 조금씩 기울어집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마을로 들어갑니다.
저 멀리 단촐한 놀이터에서 자갈돌 같은 어린아이들이 떼굴떼굴 구르며 놀고있어요.
보츠와나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나라예요.
다이아몬드 최대 생산지. 나라의 부를 잘 활용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괜히요.
나중에 잠비아에서 만난 보츠와나 세 자매도 이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는 무상교육덕분에 일반 사람들도 기본적인 교육은 다 받아 똑똑하다'고. 오카방고 델타에서 만난 뱃사공 캐니도 3개의 말을 할 줄 알았어요. 그 친구는 관광지에 살면서 관광객 대상으로 일을 하니까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있겠지만, 학교에 가면 기본적으로 3개의 언어를 배운다고 합니다. 공식언어는 영어 + 본국 언어인 츠와나어. 총 2개. 보츠와나의 여러 부족 중에 츠와나족이 주류라서 츠와나어도 공식언어가 된 것이고, 다른 부족인은 자기부족어까지 총 3개를 배운다고 하더군요.
아래 문단은 한 기사에서 가져왔어요.
2016년의 보츠와나는 아프리카 최부국이자 GDP 기준 국제사회의 어엿한 중위권 국가다.
1인당 국민소득도 1만 6,380달러로, 50년 전 보츠와나의 청년 대다수가 광산 노동자로 품을 팔러 가던 남아공(1만 2,860달러) 보다 높다.
초대 정부는 유엔 개발자금 등 외자를 끌어와 학교와 병원을 짓기 시작했다. 남아공의 글로벌 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De Beers)가 칼라하리 사막 동쪽 끝 오라파(Orapa) 지역에서 다이아몬드 광맥을 발견한 것은 1969년이었다. 세레체 정부는 채굴권을 넘기고 목돈과 커미션을 받는 당시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행과 달리, 정부와 기업이 50대 50 지분으로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일을 주도한 게 재무장관 마시레이었다. 세레체 정부는 그 재원으로 학교와 도로를 건설하고, 병원과 관개시설, 농업기술을 개량했다. 보츠와나 정부가 아프리카의 가장 청렴한 정부로 평가받고, 외세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데는 자원의 저주를 제도적으로 차단한 덕이 컸을 것이다. ‘Botswana: A Diamond in the Rough’이란 책을 쓴 하버드대 경영대 로라 알파로(Laura Alfaro) 교수와의 2002년 인터뷰에서 마시레이는 “대통령궁을 짓고 동상을 세우는 대신 나는 학교를 지었다”라고 말했다.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7150417389876
저는 배낭에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라는 책을 가지고 다녔어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외교관을 지낸 윤상국이라는 분이 쓰신 책인데, 아프리카의 전주소, 현주소를 짚어주는 책입니다.
그 책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엄청난 광물과 자원에도 나라들이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역사에서 근현대 정치체제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8세기까지 문명 없이 대자연속에서 부족단위로 살던 대륙에 갑자기 유럽 국가들이 총칼을 앞세우고 들이닥치면서 땅과 땅의 주인들 전체가 식민지와 노예시장으로 전락했고, 2차 대전이 끝나면서 우후죽순 독립국을 세웠지만 공화국의 통치자들은 아직도 부족장의 지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땅이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생각하고, 임기는 본인이 죽을 때까지, 아니 대를 이어서 왕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자원을 서방의 거대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버리고, 친지들을 주요 보직에 앉힙니다. 얼마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트럼프더러 자국에 오면 빅토리아 폭포에 호텔을 하나 지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바뀐 짐바브웨인데... 이건 짐바브웨편에 따로 풀게요.
국익을 제일 먼저 고려하는 일국의 통치자라면 보츠와나의 전 대통령 마시레이처럼 해외의 원조를 본인 호주머니가 아니라 사회 인프라 시설에, 자원 채굴도 정부의 관리 아래, 수익은 국민의 교육과 복지에 쓰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프리카의 교과서라고 해도 될까요? 마시레이는 부국의 비결이 청렴한 중앙정부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 반대인 비극의 예는 아프리카에 얼마든지 있구요.슬프게도.
2015년 전 세계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우리나라 한국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아프리카 나라도
바로 보츠와나.
보츠와나는 공교육에서 반부패 교육을 별도로 한다고 합니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를 배우고 역할극을 하면서 부정부패가 우리 삶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 체험으로 배웁니다.
"안녕, 안녕 부패여, 너에게 작별 인사를 전해, 우리는 보츠와나에서 태어났어요. 보츠와나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어요."
http://m.kyeonggi.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329421
학교 마치고 집 가는 아이들. 교복에 비니 쓰고 다니는 애들이 귀엽더라고요 ㅎㅎㅎ
책가방 무거우면 공부 못하는 거라던데~~~~
(스쿨버스) 얘들아 안녀엉~~~
밤 늦게 도착한 보츠와나-남아공 국경.
차에서 노숙하면서 제 사랑 빈지노의 노래를 틉니다. 달리 밴 피카소!
(세로사진이 회전이 안되네요 ㅠㅠ 양해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