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28_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빈
유럽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던 빈
빈은 2018년과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빈은 유서 깊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이끌었던 신성 로마 제국의 수도였다가 수도가 다른 곳으로 이전한 후에도 주요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1529년, 1683년 오스만 제국의 침입은 빈에서 실패하였습니다. 한때 유럽을 위협했던 오스만 제국의 기세가 결정적으로 꺾인 이유는 1683년 제2차 빈 공방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제 2차 빈 공방전 실패 후, 1453년 콘스탄티노플 점령을 시작으로 팽창하던 오스만 제국의 기세는 완전히 꺾였습니다.
▲ 1683년 제2차 빈 공방전을 묘사한 그림(독일 역사박물관)
이 장면을 모티브로 한 장면이 바로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환에서 묘사된 곤도르 공방전입니다. 다수의 오크군(오스만 제국군)이 곤도르 성(빈)을 포위하여 성을 함락 직전까지 몰아넣습니다. 그때 후방에서 등장한 로한 기병대(독일, 폴란드 주도의 신성동맹)의 지원으로 오크(오스만 제국)은 후방을 기습당하여 결국 곤도르 공방전에서 패배하였습니다.
끊임없이 연구되고 회자되는 빈 체제
지금은 오스트리아가 영세 중립국이지만 한때 오스트리아가 서양의 강대국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1차 세계대전이 종전될 때까지 오스트리아는 신성로마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거듭나며 유연하게 진화했습니다. 특히 학문과 예술의 요람으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1914년 사라예보 사건으로 발발된 1차 대전 이후 제국은 해체되고 나치 독일에 합병된 적도 있지만, 2차대전 후에는 영세 중립국으로 거듭났습니다.
▲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이후 설립된 빈 체제(독일 역사박물관)
특히 워털루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나폴레옹 전쟁을 종결된 후 빈 체제(혹은 메테르니히 체제, 유럽협조체제, 5두 체제)도 빈에서 성립되었습니다. 5두 체제의 구성원은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였으며 나폴레옹 전쟁 이전의 시기를 지향하는 복고적인 체제였습니다. 영국과 러시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빈 체제는 사실 한국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빈 체제를 주도한 영국과 러시아의 세력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 전쟁이 바로 1905년 러일전쟁이기 때문입니다. 양국은 그레이트 게임이라 불리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서로를 견제했습니다. 주로 계속 남하하여 진출하려는 러시아를 영국이 견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나이팅게일이 활동했던 크림 전쟁도 바로 이 맥락에서 발생한 전쟁입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동아시아에서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 극동, 정확히는 조선(대한제국)으로도 진출했습니다. 이 틈을 파고들었던 것이 일본이었습니다. 영국과 공통의 이해관계를 형성한 일본이 영국을 대리하며 수행한 전쟁이 바로 러일전쟁입니다. 러일전쟁 후 긴장 상태를 유지하던 양국은 결국 손을 잡았는데(영러협상), 바로 독일 제국 때문입니다. 비스마르크가 실각한 후 독일이 적극적인 대외 팽창 전략을 추구하자 불안을 느낀 영국과 러시아가 협상을 맺은 것입니다.
가장 여유롭게 보낸 4박 5일
중요한 도시인만큼 오스트리아에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산과 박물관을 둘러보기 위해 오스트리아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정말 편하게 보냈던 4박 5일이었습니다. 이때에는 정말 여유롭게 푹 쉬면서 늦잠도 자면서 일정을 보냈습니다.
▲ 2.89유로에 산 스테이크
숙소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미토리 룸이지만 침대마다 칸막이가 있고 자물쇠로 잠글 수 있었습니다. 안전하고 또 선풍기를 칸막이 안에서 틀면 꽤 시원합니다.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 도시인만큼 도시 경관도 굉장히 쾌적하고 깔끔했습니다. 외식 물가도 한국보다 조금 비싼 정도였고, 마트 물가는 굉장히 저렴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닭날개 1kg를 행사 기간에 2.5유로에 산 후 맥주와 곁들여 먹는 조합이었습니다. 틈틈이 스테이크를 사서 구워 먹기도 했고, 소시지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맥주를 바꿔가면서 계속 마셨습니다.
터키에서 오스트리아로 유학 온 친구를 만나다.
교환학생으로 이즈미르에서 공부할 때, 알게 된 친구인 부를 만났습니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혹시 물어보니 시간을 맞출 수 있어 빈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체크인을 서둘러 마치고 조금 쉬며 정비를 마친 후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작년에 소맥처럼 술을 섞어서 마셔본 친구였습니다. 부도 만나자마자 그때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 10유로 내외의 피자
▲ 자신의 단골이라며 추천해준 딸기 칵테일
저녁으로 피자를 먹었습니다. 오기 전부터 자신이 빈의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던 부는 매우 적극적으로 저에게 주요 정보를 알려주었습니다. 우선 자신이 자주 방문했던 식당에서 피자를 먹고, 역시 자주 방문했던 펍에 가서 딸기 칵테일을 먹었습니다. 부도 곧 터키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가게 주인에게도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사실 작년에 모임에서 만났을 때, 당시 부회장이었던 부에게 에라스무스 활동을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때 부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진짜로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람 일을 모를 일입니다.
▲ 성 슈테판 대성당 내부
▲ 빈 왕궁 정원
밥을 먹고 성 슈테판 대성당을 들어가 보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갈 때에만 돈을 내야 하고 입장 자체는 무료입니다. 빈의 왕궁정원도 유명합니다. 산책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왕궁 정원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박물관과 식물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저녁을 먹기 전 잠시 공원도 방문했습니다. 근처에는 야외 좌석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빈 시가지
시가지도 둘러보았습니다. 빈 역사 지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빈 자체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합니다. 바로 이어 빈 여행기를 다루겠습니다. 빈 여행 기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일정
로마 → 빈
(출발 ) 2019.06.25. 08:05 → (도착 ) 2019.06.25. 09:55
항공사 : 부엘링항공 (Vueling Airlines)
가격 : 38,306원
숙박비 : 4박 89,682원
비고 : 없음
총비용: 127,988원
전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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