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스트리아 제 3의 도시 린츠의 요하네스 케플러 대학교 (Johannes Kepler Universität Linz)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중인 지구촌 특파원 샤치 재화니입니다!!
확실히 코로나로 인해서 교환학생 생활에 제약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보통이라면 저희 학교에 2~300명 정도의 교환학생이 오는데 이번 학기에는 40명 정도 밖에 안되기도 하고, 현재 오스트리아가 락다운 상태라 2개 가정이상 만나는 게 법적으로 금지되어있거든요. 그래서 학교 측에서 공식적으로 교환학생들 여럿이 모이는 행사가 열릴 수 없는 상태입니다. 교환학생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절반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흑흑
그러던 중 그룹 채팅방에서 Thomas라는 친구가 린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푀스틀링 버그에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고, 그 제의에 많은 교환학생들이 화답하면서 의도치 않게 교환학생 생활 첫번째 단체 모임을 푀스틀링 버그로 가게 되었습니다. 푀스틀링 버그는 500m 정도 되는 산의 정상부로 린츠 시내를 전부 한 눈에 담을 수 있어서 하이킹 명소로 유명합니다.
린츠 시내 트램역에서 50번 산악 트램을 타고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여러 교환학생들이 만나는 모임인 만큼 하이킹 하며 도란 도란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산 정상부까지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푀스틀링 버그를 산악 트램이 아닌 걸어서 이동하면 이런 푸르른 언덕이 보이는데요, 뭔가 익숙하지 않나요?
맞아요 ㅋㅋㅋㅋ 바로 윈도우 기본 바탕화면!! 하이킹하던 중에 이 광경을 보고 한 루마니안 학생이 윈도우 시작 효과음을 틀었는데 다들 왁자지껄 했어요 ㅋㅋㅋㅋ 실제 윈도우 배경화면 촬영장소는 아니지만 꽤나 비슷한 광경에 다들 걸음을 멈추고 구경을 하더군요.
푀스틀링 버그로 가는 중에 린츠 모습이 보여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하이킹 도중에 멕시코 친구는 너무 힘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더라고요. 멕시코 여자분과 같은 한국인 교환학생분도 꽤 지쳐보였습니다. 전 원래 등산 러버여서 안 힘들 줄 알았으나...! 기숙사 방에서 계속 쉬기만 하다가 오랜만에 밖에 나와 등산을 하니까 꽤 지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이제 푀스틀링 버그 정상부에 거의 도착한 것 같네요.
푀스틀링 버그에서 바라보는 린츠 시내의 전경입니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도시 전체가 뿌옇게 보여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린츠 전경의 모습은 다소 아쉽지만 교환학생들과의 대화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ㅎㅎ 이렇게 린츠를 배경으로 다같이 단체 사진도 찍었습니다. 세르비아, 터키, 루마니아, 남한 다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한 셀카에 담겼네요 ㅎㅎ
맨 왼 쪽의 친구는 cristian이라는 세르비아 친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마에와 모신데이루!' '나니' 같은 한국에서 유명한 일본어 대사들을 알고 있더라고요. 흥 부자인 제가 일본어 성대모사를 하니 다들 자지러졌습니다. 오랜만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ㅎㅎㅎ
푀스틀링 버그 전망대에서 다들 서로 사진 찍느라 바빴던 것 같네요. 사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인 2명이 가장 많이 찍은 것 같았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른 국적 교환학생들은 생각보다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지 않더라고요. 한국인이 얼마나 사진을 좋아하는 민족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다들 마스크 안 씁니다 ㅜㅜㅜ 오스트리아는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아니라서 현지인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습니다. 물론 저기 있는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발급받은 후 자가격리를 마치고 들어온 사람들이 큰 걱정을 하지 않는 것도 같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국가에서 야외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건 아쉬운 일입니다. 저 혼자 마스크 안 낀 친구들 옆에서 마스크 끼고 있는 것도 이상할 것 같아서 저도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한국인 교환학생 친구에게 손 소독제를 빌려서 급히 손의 청결을 유지했습니다.
사실 오늘 이 모임도 불법의 현장입니다 ㅋㅋㅋㅋ 오스트리아는 2가정 이상, 4인 초과 모임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상태거든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20여명 교환학생들이 떼지어 등산하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은 현지인들이 얼굴을 찌그리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린츠 시내를 배경으로 저도 사진 한 컷 찍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비니를 정말 많이 쓰더라고요. 저도 한국에서 가져온 비니를 오스트리아에서 평소에 쓰고 다닙니다.
사진으로 보니 정말 머리가 많이 길렀네요. 왠지는 모르겠는데 유럽 교환학생을 하면서 머리를 길러보고 싶어서 10월부터 지금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있는 중입니다. 뭔가 유럽은 '자유'를 연상하게 하지 않나요? 자유로운 영혼임을 드러내고 싶어서 머리를 기르고 다니는데 한국의 여자친구의 반응은 미적지근 합니다 ㅜㅜㅜ 다만 유럽은 그렇게 남의 패션이나 스타일에 크게 신경을 쓰는 것 같지는 않기도 하고, 저도 남들의 시선을 굳이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머리 꾸준히 기르고 있습니다. 자연인 느낌 나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푀스틀링버그 순례 교회를 배경으로도 여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교회가 얼마나 오래된 교회일까 하는 궁금증에 즉석에서 오스트리아 친구와 같이 구글링을 했습니다. 1748년에 지어진 이 교회는 결혼식이 열린 후 린츠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 번은 벼락이 떨어져서, 한 번은 용접을 하다가 불길이 튀어서 교회가 불 탄 안타까운 역사가 있는 장소인데요, 린츠의 관광 자원이기 때문에 린츠시의 많은 재정 지원으로 복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꾸준히 관광객들이 몰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푀스틀링 버그 등산 후에는 너무 지친 나머지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가 다음날 빌라에서 사온 재료들로 샤치재화니표 lunch를 즐겼습니다. 입국 초반에는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좋기만 했었는데, 점점 현실적인 문제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일단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ㅠㅠㅠ 제가 원래 텝스나 토플을 봐도 리딩은 점수가 높은 데 리스닝은 절반~2/3 정도거든요 ㅠㅠ 스피킹도 스피킹이지만 리스닝에 있어서 큰 장벽을 느꼈습니다. 모든 유럽 교환학생들이 영어 발음을 또박 또박, 천천히 말하진 않더라고요. 빨리 말해서 아예 이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고, 터키나 세르비아 쪽 학생들의 발음은 매우 불친절합니다 ㅜㅠ
코로나로 인해 단체 모임이나 여행에도 제약이 크고요 ㅠㅠ 여러모로 아쉽지만 이겨낼 수 밖에 없겠죠!!! 이상 샤치 재화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