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지구대원입니다.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토론토에서 다녀온 콘서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9월에 미국의 록밴드 Cigarettes After Sex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 밴드의 유명한 몇 곡정도만 알고 있었꼬 잘 아는 편이 아니어서 갈 생각이 없었지만 공연 전날 친구가 함께 보러 가자고 권유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정말 옳았습니다.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비록 가장 윗층 좌석이었지만 티켓 가격은 65불로 한화로 약 65,000원이라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토론토에서의 콘서트 티켓 가격은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콘서트 티켓 가격이 일반적으로 10만원 초중반에서 후반대, 혹은 20만원대까지 올라간다고 한다면, 토론토에서의 콘서트 티켓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쉬,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대중적이고 인기가 많은 가수라면 가장 높은 구역의 좌석이 300불부터 시작하는 등 티켓 가격이 꽤 높았습니다.
콘서트는 저녁 8시에 시작이었고, 콘서트 당일 공연장에 가기 전에 근처 다운타운에 위치한 식당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Scaddabush Italian Kitchen & Bar Front Street
식당이 정말정말 컸고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라 당황했지만 맛있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메뉴가 정말 많았는데 두 명이서 와서 많은 메뉴를 시도해보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늦을까봐 급하게 식사를 마무리하고 공연장으로 왔습니다.
Scotiabank Arena
토론토에서 가장 큰 공연장 중 하나입니다.
토론토 사람들이 정말 사랑하는 스포츠인 하키 1군 경기도 이 Scotiabank Arena에서 열리고 유명한 가수들의 콘서트는 이곳에서 열립니다.
빌리 아일리쉬, Keshi, 샘스미스, The 1975, 그리고 케이팝 아이돌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고 에스파도 내년에 이 Scotiabank Arena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랍니다!
공연 시작 전에 Scotiabank Arena에서 공연을 할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계속 보여줬습니다.
들어가니 공연장 안 곳곳에서 머천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공연이 끝나고도 계속 팔고 있었습니다. 가끔 한국 콘서트에서는 MD 부스 마감시간이 공연 시작 시간보다 일러 공연이 끝난 후에는 MD를 살 수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제가 토론토에서 갔던 콘서트는 모두 공연이 끝난 후에도 머천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토의 또다른 야구장인 Rogers Center처럼 좌석 바깥에서 핫도그나 팝콘같은 음식들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콘서트 도중에 음식을 먹는 것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보였습니다.
예매 페이지에 적힌 공연 시간은 8시였고 저는 7시 50분쯤 입장했는데도 좌석이 꽤 비어있어 밴드의 인지도에 비해 큰 공연장을 대관한 건가 싶었지만 8시가 되어도, 8시30분이 되어도 공연은 시작하지 않았았습니다... 오히려 8시 45분쯤 슬슬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친구는 혹시 저희가 놓친 딜레이 공지가 있었나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검색해 봤지만 아무런 정보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만 어리둥절한 상태고 주변 관객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진도 찍고 책도 읽으시더라구요ㅋㅋㅋㅋ 그리고 9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주변분들이 아무렇지 않아하시는 걸보니 예매 페이지에 적힌 시간에 공연이 시작하지 않는 일이 흔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기했던 건 공연 시작 전에 vcr을 통해서 계속 노래를 틀어주는데 그 노래들이 Cigarettes After Sex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연 시작 전에 노래를 틀어주는 경우에는 모두 그 공연의 가수 노래를 틀어줬었는데 여기선 전혀 상관없는 가수의 노래와 뮤비를 틀어줬어요. 심지어 Cigarettes After Sex와 전혀 반대되는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들도 여러번 틀어줘서 친구와 어리둥절한 채로 웃기도 했습니다.
9시가 되니 공연이 시작하고 딱 1시간반동안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공지에 적혀진 러닝타임을 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제가 토론토에서 봤던 콘서트는 모두 시간에 딱 맞춰서 끝나더라구요.
관람객 중에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번에 본 한국 밴드 The Volunteers 콘서트에서는 한국말도 여기저기서 들리고 한국인들을 꽤 찾을 수 있었는데 확실히 미국 록밴드이다 보니,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엄청 대중적인 밴드는 아니다보니 한국인들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대부분 10-20대의 외국인들이었고 다들 Cigarettes After Sex 분위기에 맞춰 블랙으로 입고왔더라구요!
기대하지 않았지만 라이브가 정말... 정말 최고였어요. 음원이랑 99.9% 일치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봐왔던 공연들과 정말 다른 느낌이라 색달랐습니다. 그동안은 여러 퍼포먼스와 무대 장치로 구성된 케이팝 아이돌의 콘서트를 주로 봤었는데, 이 Cigarettes After Sex의 콘서트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오직 노래, 조명, vcr로만 무대를 만들어내는데 이 세 가지만으로 이 큰 공연장이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조명과 vcr을 잘 쓰는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큰 공연장이라 이 부분이 더 잘 느껴진 것 같기도 해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콘서트의 느낌이라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Cigarettes After Sex의 공연을 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곧 내한공연을 한다는데 제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해서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ㅠ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이번 공연은 조명 연출이 정말 인상적이고 무대 연출에 큰 부분을 차지했어서 넓은 공연장에서 본 것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공연을 토론토에서 봤다는 점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내한공연으로 볼 수 있지만 토론토라 더 큰 공연장에서 이 밴드의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말 잘 구성해 놓아, 공연을 보는 내내 마치 LP판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상 토론토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Cigarettes After Sex의 콘서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