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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14기 조세핀입니다.
여러분은 프랑스 교육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바칼로레아? 토론? 오늘은 제가 교확학생으로 지내면서 느꼈던 프랑스의 학교와 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 칼럼의 내용은 1, 2학기 모두를 포함하지만 2학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추후 2학기에 수업 내용에 대한 보충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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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학기는 9월에 시작합니다. 그래서 9월은 신입생이 들어오고 1년의 교육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정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9월부터 1월까지의 가을 학기와는 달리 1월부터 시작하는 두 번째 학기에 교환학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다만, 제가 파견나온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의 경우 교환 프로그램 진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놀랐던 점
1. 언어
프랑스어를 정말 많이 사용합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수업이지만 프랑스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습니다. 첫 학기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 교환학생을 위한 집중 이수 수업이 있었습니다. 근데 교수님이 영어를 못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프랑스어만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초반이 아니라면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로 가르쳐 줍니다.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로 배우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해가 안 되어 질문하면 프랑스어가 돌아왔기 때문에 초반에는 당황스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로 배우다보니 프랑스의 뉘앙스나 언어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어와 한국어가 전혀 다르다 보니 번역 과정에서 오해나 오역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데 프랑스어로 배우다 보니 그런 점에서 좋습니다.
전공 수업 시간에도 프랑스어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영어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자료는 영어인데 설명은 프랑스어로 하거나, 프랑스어와 영어를 섞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반 3주간 굉장히 많은 수업을 바꿔야 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고 나면 첫 달에는 다양한 수업을 들어가서 나에게 맞는 수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두 학기 모두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시간표가 완성되었습니다. 자신의 언어 단계에 맞춰서 전공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놀고 싶더라도 초반 1, 2주의 수업은 열심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시험 방식
대부분의 시험이 글을 쓰거나 발표하는 것입니다. 한국식의 객관식 문제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퀴즈 형식으로 나오지 주된 평가 방식이 아닙니다. 한국의 글로 쓰는 시험이 외운 것을 최대한 많이 적어내는 것에 가깝다면, 프랑스의 논술 시험은 논리와 자신만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봤을 때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아직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장 당황했던 과목은 미국 문학이었습니다. 지문의 등장인물, 상징, 비유, 시점, 배경 등을 보기나 선지 없이 알아서 찾아서 적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효과와 해석까지 적어야 했는 데, 수능 국어 시험의 답이 객관식이 아닌 모두 서술형으로 바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기도, 선지도 없이 그냥 백지에 모든 요소를 분석해서 내라고 해서 중간고사 점수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이했던 방식의 시험도 많습니다. 영국 역사&문화 수업의 시험은 다큐를 보고 내용 이해 및 감상문을 쓰는 것이 포함되었습니다. 시험을 치러갔는 데 수업에 배웠던 내용과 관련한 다큐 영상을 보여주면서 내용 이해 및 관련 에세이를 쓰라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업에 배웠던 내용, 다큐 영상, 자신의 생각을 모두 종합하는 글을 쓰면서 굉장히 신기했었습니다.
이러한 서술형 시험은 국제 경제 과목도 동일했습니다. 각종 그래프나 상황을 주고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과 엮어서 답을 써야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영을 복수 전공했지만 경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에세이를 쓰라고 한 적은 처음이어서 ‘이게 프랑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와 1대 1 대화로 평가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인도 문화 수업의 경우 그 자리에서 배운 개념과 키워드를 뽑고, 그에 관련하여 즉석 프레젠테이션 및 교수의 질문에 대화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칩니다. 수업 인원이 적기에 가능한 방식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발표만으로 평가하는 수업도 많습니다. 그리고 발표 내용에 대해 학생이나 교수가 질문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이러한 발표 분위기도 한국과 너무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프랑스 학교에서도 강의식 수업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수업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온다면 오티나 교수에게 질문하여 앞으로 진행될 수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4. 질문
교수와 학생 간의 질문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에서는 질문을 잘 하지 않고, 수업 마무리로 질문을 하라고 하면 거의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수업 시간에 교수와 학생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못 대답해도 딱히 뭐라고 하지도 않고, 교수도 순수하게 다른 관점이 궁금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이어져서 인지 평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질문과 대답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5. 시험기간
한국은 시험 기간이 정해져 있고, 결과도 비교적 빨리 나오지만 프랑스는 제각각입니다. 수업이 종료되고 3주나 한달 뒤에 기말고사를 봐서 공부할 때 어려웠습니다. 11월말에 수업이 종료가 되었는 데 1월 초에 시험을 봐야 하는 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거든요.
르아브르 노르망디 대학교의 경우 영어과는 경제학과 보다 1주일 뒤에 개학합니다. 그래서 1월 초에 예정된 영어과 기말이 끝나지도 않았는 데 경제학과 수업이 시작되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험 시간은 수업 시간과 다른 경우가 많아서 경제학과 수업 시간과 겹쳤기 때문입니다. 시험이 안 끝났는 데 개학을 하는 경험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5. 재밌는 특징
French time을 아시나요? 15분 지각은 지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수업이 시작되었는 데 교수가 15분을 초과하여 지각한다면 그 수업은 취소로 알고 교실을 떠나면 됩니다. 2번 정도 교수가 15분 이상 지각해서 수업이 취소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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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은 1학기 르아브르 시티투어 수업과 학교 급식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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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교환교에서 겪었던 프랑스 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및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한국과 프랑스 중 어느 방식의 시험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경험이나 감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그리고 질문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