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14기 너울neoul 입니다 :)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네덜란드 여행 시 참고하시면 좋을 일정을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저번 일정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을 중점으로 한 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일정에 여유를 가지고 네덜란드를 참고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다른 도시의 이야기예요.
게시물 중 '알려주신 곳들을 하루에 다 방문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달려서 덧붙이자면, 한 에피소드 내에 알려드린 곳들은 거리 상으로 멀지 않아서 하루에 충분히 구경할 수 있어요. 에피소드 별로 나누어서 하루 일정을 계획하시면 될 것 같아요.
1. 이준 열사 기념관 (Yi Jun Peace Museum)
2.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Mauritshuis)
3. 어메이징 오리엔탈 (Amazing Oriental Den Haag-Spuimarkt)
1. 이준 열사 기념관 (Yi Jun Peace Museum)
한국인에게 네덜란드의 도시를 묻는다면 암스테르담 다음으로 나올 답은 바로 헤이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역사 시간에 '헤이그 특사'에 대해 배웠기 때문일 거예요.
그렇지만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은 고종 황제가 제 2 회 만국평화회의에 헤이그 특사를 파견하였으나 입장이 거부되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였다는 데에서 끝이 나요. 이후 특사로 파견되었던 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죠.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를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성인은 €11, 학생은 €7, 1-5세의 아기들은 €0의 입장료가 있고, 현금으로만 계산이 가능해요. '이준아카데미'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뮤지엄 카드가 적용되지는 않아요.
규모가 크거나 전시되어 있는 물품들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간의 역사적인 관계와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세 분의 개인적인 삶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이곳이 더욱 의미 깊은 이유는 바로 이준 열사가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이 바로 이 방이기 때문이에요. 이전에는 호텔로 운영되던 곳을 매입하여 기념관으로 운영 중이시라고 해요.
이준 열사의 사망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고 들었어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한 이야기였는데 이준 열사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미스테리와 당시의 분위기도 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는 점이 더욱 기억에 남았어요.
관람을 마친 뒤에는 방명록을 적고, 이준 열사가 숨을 거둔 이 방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침대 위에는 태극기가 가득 깔려 있는데 미리 준비해 오신다면 이곳에 추모의 의미로 두고 갈 수 있어요.
입구 옆에 있는 방에는 이렇게 헤이그 특사 세 분의 모습을 본떠 만든 부조가 있는데요, 이 부조는 송혜교와 서경덕 교수의 후원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해요.
기념관 내부에 걸어 두고 싶었지만, 부조 자체의 무게가 너무 무거운 탓에 바닥에 내려둘 수밖에 없었다고, 나가기 전 꼭 구경하고 가라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여러분도 방문하신다면 박물관에서 나오기 전 부조도 꼭 보시고 나오시길 추천드려요.
2.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Mauritshuis)
두 번째 목적지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에요. 램브란트, 페르메이르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네덜란드 정부 소유이기 때문에 뮤지엄 카드 사용이 가능해요.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박물관 및 미술관은 예약하지 않으면 방문이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필수였는데요, 이곳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해요. 입구에서 뮤지엄 카드에 있는 바코드만 인식하면 돼요.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할 수도 있지만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Roelant Savery의 'Vase of Flowers in a Stone Niche'라는 정물화였어요. 첫 번째 전시관에서 본 첫 번째 작품이었는데 미술관 전체 작품을 다 보고도 생각이 나 다시 돌아와 한참을 이 작품 앞에 앉아 있다 돌아오기도 했어요.
미술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과 화병에 비해 꽃의 색감이 너무나도 화려하고 알록달록하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에 관람을 마친 뒤 기념품샵에서 이 그림의 엽서를 사 와 냉장고에 붙여 두기도 했어요.
저에게 가장 좋았던 작품과는 별개로 많은 관광객들이 바로 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러 이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 같아요.
베르메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고도 불리는 그림으로, 가장 마지막 전시관, 마지막 작품으로 전시되어 있어요. 인기가 많은 그림인 만큼 마지막으로 보고 나올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관광지 기념품샵을 구경하다 보면, <우유 따르는 여인>과 마찬가지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습을 한 미피 인형을 종종 마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하기도 했어요.
3. 어메이징 오리엔탈 (Amazing Oriental Den Haag-Spuimarkt)
다음은 관광지는 아니지만 제가 헤이그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들리는, 그리고 여행을 와서도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을 마트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바로 '어메이징 오리엔탈'이라는 아시안 마트인데요, 헤이그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한국, 일본, 중국 식재료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고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제품도 종종 발견할 수 있어요.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규모가 정말 커요. 웬만한 한식 식재료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해 먹는 저에게 정말 유용한 곳이기도 해요.
배추 김치뿐만 아니라 총각 김치, 무 김치 등 비비고에서 나온 김치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따로 김치를 사 오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다행이었어요. 여행을 와서도 호텔에서 라면을 먹거나 숙소에서 요리를 해 먹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실 텐데, 그럴 때 익숙한 한식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쌈장, 고추장 등은 일반 네덜란드 마트에 가도 구할 수 있지만 한국 간장이나 된장 등은 잘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헤이그에 갈 일이 생긴다면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들러 양념도 사 가곤 해요.
무엇보다도 이곳에서는 한국 쌀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한글로 고시히카리라고 적힌 쌀을 판매하고 있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자포니카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적으로도 여기서 사는 게 가장 이득이더라구요. 저는 미리 10kg를 사다 놓고 편하게 밥을 해 먹는 중이에요.
이렇게 헤이그에서 방문하면 좋을 곳들을 정리해 봤어요.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정신없는 암스테르담보다 헤이그나 로테르담, 델프트 등의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시길 더 추천해 드리는 바예요.
다음 칼럼에서는 건축의 도시 로테르담에서의 일정을 소개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