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14기 너울neoul입니다 :)
네덜란드에서 영국은 비행기를 타면 한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굉장히 가까운 거리예요.
그렇기 때문에 네덜란드로의 교환학생 파견이 결정된 뒤 제가 가장 가고 싶었던 여행지가 바로 영국이기도 했답니다.
이번주에는 제가 다녀온 런던 여행 일정을 공유하고, 특히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 다녀 온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1.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2.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
3.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Tottenham Hotspur Stadium)
1.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이 날 일어날 때 영국다운 흐리고 비 오는 날씨에 굉장히 실망했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나 테이트 모던에 도착했을 때는 과거 발전소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건물의 외관이 오히려 회색빛 하늘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풀리기도 했어요.
테이트 모던은 문을 닫은 화력 발전소를 리모델링해 현대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곳이에요.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서 따로 예약을 하거나 티켓을 구매할 필요 없이 간단한 짐 검사 후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무료로 짐을 맡길 수 있는 곳도 있기 때문에 입고 갔던 패딩과 무거운 가방 없이 홀가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어요.
테이트모던은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메인인 터빈홀에서 대형 신작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요. 마침 제가 방문했던 때에는 한국인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 중이라 더 의미 깊었어요.
한국계 미국인 이미래 작가의 '열린 상처' 작품이 전시 중이었는데 한국인 최초로 터빈홀에서 단독 전시를 열게 된 것이라고 해요. 터빈홀은 과거 테이트 모던이 발전소이던 시절, 화력 발전기가 있던 공간으로 현재는 미술관 중심의 가장 핵심이에요.
터빈홀에서 단독 전시 중이었던 이미래 작가님의 '열린 상처' 작품은 층고 35m의 거대한 공간에 7m짜리 터번과 천장에 달린 쇠사슬, 그리고 적갈색의 물을 흘리는 방수포 조각들로 구성된 거대한 설치물이에요. 모터가 돌아가며 공중에서 너덜너덜한 천이 흩날리는 모습은 테이트모던 자체를 산업의 자궁으로 재해석하여 발전소로서의 건물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해요.
현대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미술관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본 작품이 다름 아닌 한국인 작가님의 것이었다는 게 저에게는 상당히 의미 깊은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2.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
아침 일찍 테이트 모던을 구경한 다음 점심을 먹기 위해 버로우 마켓으로 향했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 데다가, 마침 빗줄기도 잦아들어 템즈 강을 따라 잠깐 산책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버로우 마켓은 철길 아래에 자리 잡은 영국 대표 마켓이에요. 육류와 해산물, 유제품 등 식재료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로 먹을 수 있는 간식과 식사 메뉴도 많아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이곳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메뉴는 아무래도 빠에야일 것 같아요. 실제로 저도 방문 전 후기를 찾아봤을 때, 버로우 마켓에 방문하면 꼭 빠에야를 먹어야 한다는 글을 정말 많이 읽기도 했어요.
버로우 마켓 내에는 각 가게가 부스와 비슷한 형태로 구분되어 있어서 간판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형태인데요, 빠에야 가게인 Bomb paella 앞에는 워낙 줄이 길게 서 있기도 하고 호객 행위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어서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가격은 한 접시에 £10이었어요. 카드와 현금 결제 모두 가능하지만 현금을 더 선호해서 직원들은 계속 현금 결제를 유도하더라구요. 저는 현금이 없어서 그냥 카드로 결제했는데, 현금 결제 시 빠에야 양을 조금 더 넉넉하게 주는 것 같았어요.
해산물이 굉장히 큼직하고 양도 많아서 기대를 하고 첫 입을 먹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든 첫 생각은 간이 과하게 짜다는 것이었어요. 매콤하면서도 카레 향이 나는 소스가 제 입맛에는 맞았지만 간이 너무 세서 빠에야만 계속 먹으니 혀 끝이 점점 아려오는 기분이더라구요. 흰 밥을 정말 한 숟가락만 섞으면 정말 맛있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버로우 마켓에서 빠에야를 드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맨 빵이나 물을 꼭 준비해 가셔서 함께 먹는 걸 강력하게 추천드려요.
결국 저는 빠에야의 짠 맛을 견디지 못하고 옆 가게에서 오렌지&망고 주스를 사 먹었어요.
어떤 음료를 구매할지 결정하기 전에 각 음료를 시음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고, 전체적으로 생과일을 착즙한 신선한 주스들이라 뭘 골라도 맛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는 짠 맛을 중화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달달한 오렌지&망고 주스를 선택했고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빠에야만으로는 양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 버로우 마켓 입구쪽에 위치한 The Ginger Pig에서 소시지 롤 빵도 하나 사봤어요.
원래는 정육점이지만 가게 한 편에서 갓 구운 빵도 함께 판매하는 이색적인 가게였어요. 정육점에서 만든 빵인 만큼 롤 안에 소시지가 정말 듬뿍듬뿍 채워져 있었어요. 겉은 바삭한 페이스트리라 식감도 재미었었어요. 무엇보다도 간이 담백한 편이라 부담 없이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이었어요.
음식을 먹지 않고 구경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음식을 구매한다면 생기는 한 가지 문제가 바로 앉아서 먹을 공간이 없다는 점이에요. 그렇다 보니 가게 앞에서 서서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비둘기를 포함한 새들이 흘린 음식을 먹기 위해 마켓 내부에 굉장히 많기도 했어요.
마켓 구경을 마치고는 드디어 토트넘 훗스퍼 스티디움으로 향했어요. 저희가 예매한 경기는 토트넘과 맨시티의 경기였는데요, 워낙 빅매치다 보니 팬들의 열기가 경기장 밖에서부터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경기 당일에는 워낙 인파가 많고 복잡하다고 해서 저는 전 날 미리 샵에 방문해 유니폼과 굿즈를 구매했어요. 전 날에는 유니폼도 다 입어볼 수 있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는데 당일에는 모두 제한되더라구요. 만약 일정 여유가 있으시다면 굿즈 구매는 전 날 미리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가 제 기억에 남긴 영향력은 정말 어마무시했어요.
무엇보다 손흥민 선수와 홀란드가 한 경기장 내에서 뛰는 걸 본다는 사실이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저에게도 뭉클함을 남기더라구요.
다음 칼럼에서는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방문기에 대해서 자세하고 꼼꼼하게 소개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