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14기 조세핀입니다. 이번 칼럼은 제가 프랑스 교환 학생으로 지내면서 느꼈던 한류 열풍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프랑스에 한류 열풍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한국이나 미디어에서 다루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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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POP
방탄이나 블랙핑크는 케이팝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대부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케이팝은 이 두 그룹을 제외한 다른 케이팝 가수들입니다.
제가 있는 르아브르 노르망디 대학교는 프랑스의 많은 대학중에서 아시아 문화나 언어에 특화된 곳입니다. 그래서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이유나 부분을 물어보면 보통 K-POP 아이돌이라고 대답합니다. 제 프랑스 친구들은 스트레이트 키즈 같은 아이돌의 팬이고 실제로 콘서트에도 자주 갑니다.
프랑스 노래방(한국 노래방의 개념과는 많이 다릅니다.)에 갔었을 때 노래 신청 사이트에 K-POP 섹션이 따로 있었습니다. 프랑스 마트의 음반 판매 상점 가면 K-Pop 장르만을 위한 코너가 있기도 합니다. 가끔씩 옷을 사러 쇼핑몰에 갔을 때 한국 음악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케이팝 아이돌 열풍은 주로 젊은 여자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파견교에서 학생들끼리 공연하는 기회가 있으면 꼭 한 팀 이상은 케이팝 댄스를 한다고 합니다. 아시아 주간 때 케이팝 공연을 하는 팀이 나오자 학생들이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떼창을 했습니다. 한국 콘서트와 똑같은 광경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같이 공연을 보던 교수님들이나 학부모들이 놀라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심지어 행사 쉬는 시간에 이와 관련해서 학생들에게 질문까지 했습니다. 아직 프랑스의 기성세대에게는 케이팝이 낯설다는 것을 알려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정을 하면서 친해진 분들이 자기 조카가 케이팝에 미쳐있다고 말하면서 굉장히 놀랍다고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분들이 말하기를 너무 갑작스러운 현상이라고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프랑스에서 케이팝이 주류보다는 한국의 제이팝같은 위치인 것 같습니다.
2. 드라마와 예능
프랑스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나 남자들은 노래보다는 한국 드라마나 음식 쪽에 조금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너무 많이 성공해서 관련 상품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음악은 몰라도 한국 드라마나 기생충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정 클럽에서 연 바비큐 파티에 갔을 때 어떤 분이 한국 드라마 엄청 좋아한다면서 간단한 한국어를 하더라고요. 이 경우처럼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한국어를 따로 배우지는 않지만 ‘오빠’나 ‘소주’, ‘삼겹살’ 같은 말들을 아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또, 흑백 요리사도 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파티에 갔는데 흑백 요리사를 보고 한국 음식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저에게 한국 음식이 궁금해졌다면서 많이 물었봤습니다. 그 파티 때 자꾸 한국 두부 요리를 물어보길래 어리둥절 했었습니다. 알고보니 파티 전날에 넷플리스에 두부지옥 편이 나왔던 상태였습니다. 그 사실을 몰랐어서 왜 갑자기 김치나 비빔밥이 아니라 두부를 물어보지 알고 당황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프랑스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란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인기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대장금, 주몽 같은 한국 사극이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제 이란 친구도 어렸을 때 주몽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고 합니다. 한국 사극이 가족들과 보기도 좋고 교훈도 있고 여러모로 이란의 문화와 잘 맞아서 예전부터 인기였다고 하더라고요.
3. 한식
한식은 실제로 프랑스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일단 파리에 가면 한식 식당과 한인 마트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 곳에 들어가면 한국인들도 있지만 주로 프랑스 현지인들이 많이 옵니다.
파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서도 한식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루앙의 어떤 크로플 집은 김치 소스가 올라간 크로플을 팔고, 프랑스의 아시안 음식점에서 베트남, 일본 음식과 함께 한국 비빔밥을 많이 판매합니다. 떡볶이도 많이 판매합니다. 다만, 떡의 식감이 낯설어서 잘 먹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김치도 인기가 많습니다. 교수님이나 외국인 친구들에게 김치를 맛보라고 했었을 때 다들 맛있다고 잘 먹었습니다. 집에서 김장했다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보낸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요즘 김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는데, 프랑스에서 김장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식을 친구들이나 교수님과 먹을 때 마다 밥이나 면이 아니라 김치만 먹어서 몇 번이나 김치는 에피타이저처럼 단독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고 설명했어야 했습니다. 반찬도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한식 자체도 좋지만 어떤 식으로 먹어야 하는 지도 함께 홍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빔밥은 굉장히 인기가 많은 음식입니다. 비빔밥이 건강에 좋은데 맛있는 요리로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한식당이 아니라 다양한 아시안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에서도 비빔밥을 파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시아 식료품점에도 한국 음식이나 재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각종 장류들(된장, 고추장, 쌈장, 간장)은 기본이고 여러 라면과 부침가루, 한국 고춧가루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식 양념 치킨 소스나 불고기, 갈비 소스등도 많이 팝니다. 작년에 처음 아시안 마켓에 갔을 때 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식 재료의 품목이 점점 들고 다양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만큼 한국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안 마켓 뿐만이 나리라 action이나 nomal처럼 프랑스의 흔한 할인점에서도 한국 라면이나 쌈장, 김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국 라면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불닭볶음면의 위상은 대단합니다. 프랑스 일반 마트, 아시아, 러시아, 아프리카 식료품점에도 붉닭볶음면이 있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붉닭 말고도 다양한 한국 라면이 판매 중인데, 채식이나 할랄 버전처럼 현지화 된 라면들도 많습니다. 심지어 한국 라면이 아닌데 한국 라면인 것처럼 포장을 해서 파는 라면들도 꽤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일본 라면은 있지만 한국 라면은 없는 가게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와 일본의 문화 교류 역사가 워낙 길어서 그런지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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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곳에서 지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한국인이라고 했을 때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유학생이 저에게 '한국은 이미 선진국인데 왜 프랑스에서 공부하냐'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또 프랑스에서 다양한 국적의 한국어가 유창한 학생들을 만나서 한국어로만 1시간씩 수다를 떨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 마다 자부심을 느끼면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음식으로 인한 문제가 적었습니다. 프랑스 음식이 맛있기는 하지만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도 자주 있습니다. 기본적인 식재료를 구할 수 있어서 음식으로 인한 문제를 크게 겪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국의 기본 식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귀국 날까지 매일 파스타만 먹어야 했던 유학생 친구도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에 대해서 감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프랑스 친구들 대부분이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친구를 사귀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기 까지가 제 칼럼입니다. 다른 프랑스 도시나 다른 나라에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질문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