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조세핀입니다. 이번 칼럼은 제 마지막 지구촌 특파원 칼럼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교환 학생 후기와 함께 추천하는 이유와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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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환학생은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지내고, 수업을 들으면서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지내고, 도전하면서 저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리) 프랑스가 워낙 다문화 국가이고 유학생들도 많아서 거의 모든 대륙(오세아니아 제외) 출신의 친구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고 익숙했던 한국 문화나 사회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두 언어에 대한 실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래에 국제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서 프랑스 파견기간 동안 경험하고 보고 느낀 점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망설이지 않고 프랑스로 다시 교환학생을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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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 추천 이유
1. 예술
프랑스 예술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어느 곳을 가도 박물관, 미술관, 각종 예술작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양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프랑스에서 지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길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도 볼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 예술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어로만 진행되기는 하지만)
2. 빵과 디저트
우리나라는 빵 가격이 굉장히 비싸고 주로 단 디저트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간이 되지 않은 식사용 빵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우유나 버터, 크림의 질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디저트도 맛있습니다. 한국처럼 시각적으로 엄청 화려하지는 않고 단순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게 맛있습니다.
또, 한국의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를 제대로 사용한 것을 찾기 어렵고 수제 초콜릿이나 초콜릿 디저트의 종류가 제한적입니다. 그에 반해서 프랑스는 다양한 맛의 수제 초콜릿을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초콜릿이 주 재료인 빵이나 디저트도 많습니다. 저는 프랑스에 와서 초콜릿이 들어간 빵이나 디저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다문화
프랑스 거리를 보다보면 다양한 출신에서 온 사람들이 많고, 관광객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거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문화에 노출되게 됩니다. 한국은 공통적으로 비슷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것에 반하여 프랑스는 훨씬 다양합니다.
거기에 길을 가다 보면 너무 많은 나라의 음식을 파는 가게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터키, 이란, 중국, 레바논 등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문화권의 음식,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프랑스 생활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프랑스를 추천합니다.
4. 언어 학습
다른 유럽의 불어권 국가들(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위스 등)의 사람들은 영어를 잘합니다. 그에 반해서 프랑스는 학교에서 영어 회화를 위주로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제 프랑스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불어만 할 줄 아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국가의 불어들은 프랑스의 표준 프랑스어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표준 프랑스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프랑스어를 추천합니다.
추천하지 않는 이유
1. 인프라
인프라는 한국이 훨씬 좋습니다. 한국은 비교적 최근에 건설되고 발달된 도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설도 최신식이고 깨끗합니다. 그에 반해서 프랑스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들이 많아서 시설들이 노후화 된 곳들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지하철의 스크린도어는 없고 (있는 곳들도 간혹 있지만) 열차도 오래된 것이 많습니다. 특히, 파리의 지하철은 더운 날에는 너무 덥습니다. 많은 열차가 에어컨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6층이상은 되어야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에어컨 설치 비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빵집, 카페, 식당 등에서도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워서 카페에 갔지만 데 바깥과 그리 다르지 않은 온도를 경험한 적이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프랑스 지역은 괜찮은데 파리는 특히 더럽습니다. 길에 오줌이 있는 경우도 많고 쥐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파리 지하철 카드를 스캔하는 기계들이 고장나는 경우도 잦습니다.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공사나 수리를 하지만 한국에 비해서 굉장히 오래걸립니다.
파리 올림픽 때 인상한 교통요금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교통비가 비싸고 컨텍트리스 카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런던은 따로 교통권을 사지 않아도 컨텍트리스 카드를 대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배달도 한국보다 불편합니다. 프랑스에서 배달을 집에서 받고 싶다면 하루 종일 배달원이 오는 것을 기다려야합니다. 배달원의 전화를 받고 현관에 내려가서 택배를 받아야 합니다. 그게 싫다면 집 근처 택배 보관소에 물건을 배달시키고 따로 가지러 가야합니다. 배달 음식 하나를 시켜도 현관으로 내려가서 직접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인프라의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프랑스는 힘들 수 있습니다.
2. 문화적 차이
프랑스는 한국과 모든 면에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 학교, 인간관계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 한국보다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은근히 보수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프랑스는 국물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가게 되면 국은 따로 주문해야하고 한국과는 전혀 다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스프는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양이 많아서 혼자 먹기는 힘듭니다. )
이전 칼럼에서 설명했던 15분 지각이나 비교적 많은 휴가, 학교 수업 방식에서 많이 다릅니다.
또한,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 간에도 자유롭게 비판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면에서 한국과는 다른 문화이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익숙한 입장에서 조금 당황스럽거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3. 인종차별
생명에 크게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칭챙총’이나 반박해도 반복해서 ‘너희 나라 개 고기 먹는 다며?’ 와 같은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친절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부끄럽게 여기고 대신 사과하지만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사실 한국으로 교환을 준비 중인 프랑스인 친구가 자신이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것을 프랑스에 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서로 인종 차별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4. 행정 처리
프랑스의 행정 처리는 악명이 높습니다. 그 명성대로 한국인 입장에서는 정말 열불이 날 만큼 느리고 비효율적인 면이 많습니다. 프랑스 오기 전 비자 발급부터 다른 유럽 국가에 교환학생을 했던 친구가 놀랄 만큼 길고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오고 나서도 행정처리를 해야할 일이 많았는데 인터넷으로 제출해도 잘 처리가 되지 않아 사무실에 찾아가고 서류를 출력하는 등 바쁘게 일을 했습니다.
프랑스 현지인 튜터의 말에 의하면 프랑스 행정 직원이 곧 해결된다고 이야기하면 이틀에서 한달 이내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처럼 어떤 경우에는 정말 금방 해결되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처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빨리빨리 문화와 효율적인 행정처리에 익숙한 한국인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아는 프랑스인 모두 자국의 행정 처리에 불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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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을 마지막으로 제 지구촌 특파원 활동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